경제학의 허상

신자유주의 합의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단적인 사례가 브렉시트 투표와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다.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다. 비합리성에 의해 형성된다. 균형은 불안정한 복잡성을 가리는 허울이다.

변동환율은 시스템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통화 전쟁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금은 다른 화폐의 가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최고의 화폐다.

그러나 일반균형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지 않는다.

일반균형의 근간은 합리적 행동이다. 합리적인 사람은 은퇴에 대비해 돈을 모은다. 가격이 떨엊리 때 구매를 늘린다. 주식을 사서 보유한다. 금리가 낮을 때 돈을 빌린다. 앞을 내다보고 생각한다. 이런 믿음들로 이루어진 것이 합리적 기대 이론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경제학자들이 규정하는 것과 같은 합리적인 행동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경제 시스템은 균형 잡힌 체계가 아닌 역동적인 복잡계다.

자유무역의 이론적 토대는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 및 과세의 원리]에 소개된 '비교우위론'이다. 리카도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비교우위 이론은 세계화시대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리카도의 이론의 골자는 무엇이며 어떤 치명적 오류가 있을까? 비교우위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비교'라는 말이다. 리카도 전에는 절대우위 이론이 있었다. 두 나라가 서로 교역을 하며 그 중 한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상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한다면 생산 효율이 떨어지는 나라가 생산 효율이 높은 나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는 것이 두 나라 모두에 유리하다.

리카도는 이 이론을 확장했다. 그는 어떤 나라가 특정 상품에 대해 절대우위를 갖지 못하더라도, 다시 말해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다른 상품에서 교역상대국에 비해 비교우위를 지닌다면 효율적 수출국이 될 수 있다고 간주했다.

<프로축구 선수가 자기 집 잔디를 직접 깎지 않는 이유. 축구선수는 일반인 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잔디를 깎을 수 있겠지만 그 시간에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다. 절대 우위가 아닌 상대적인 비교 우위>

자동차 생산 효율이 높은 미국이 그보다 낮은 한국에서 자동차를 수입함으로써 비교우위가 더 큰 나노기술의 개발에 노동력과 자본을 투입할 수 있다면 자동차를 수입하는 편이 이득이라는 뜻이다. 비교우위 이론은 효율성이라는 개념을 근간으로 한다.

따라서 비교우위 이론은 생산,비용,가격,시장,화폐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네트워크를 전제하지 않는 한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정책이나 자체적인 불완전성 때문에 네트워크 교점 중 하나라도 조작되거나 왜곡되면 비교의 기준이 사라지게 되므로 비교우위 이론은 힘을 잃는다.

리카도와 그보다 앞선 애덤 스미스가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이론을 고안해냈을 때 세계는 금의 가치에 환율이 고정된 금본위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가격 비교가 가능했다. 금본위제나 고정환율제가 시행되지 않는 시대에 무슨 방법으로 가격을 비교할 수 있을까?

금리 조작,통화 전쟁,더티플로트(통화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조작하는 행위)가 이루어지는데 가격 비교나 교역 조건의 조정이 정말로 가능할까?

자유무역 옹호론자들이 다음으로 간과한 것은 생산 요소의 이동성이다. 리카도는 생산 요소가 본국에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했다.

중국은(낮은 인건비 때문에)노동 효율이 높고 미국은(고도로 발달되고 유동성 풍부한 금융 시스템 덕분에)자본 효율이 높다. 그런데 생산 요소가 고정되어 있다면 미국은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높아도 자본 비용이 낮기 때문에 제조업에서 비교우위를 지닌다.

그러나 미국의 값싼 자본이 중국으로 이동하여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결합하면 중국은 비교우위뿐 아니라 절대우위까지 누릴 수 있다.

리카도의 비교우위 이론은 생산 요소가 이동하는 시대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새로운 10년이 시작될 무렵 비교우위를 지닌 나라가 신생 산업을 육성하고 10년 후까지 비교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보호주의를 발동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어떤 나라가 교역상대국의 비교우위를 떨어뜨리기 위해 불공정무역을 펼치는 일도 있다. 그처럼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국가가 비교우위를 확보한 다음 자유무역 클럽에 합류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런 방법을 활용한 나라 중 가장 전형적인 사례가 미국이다.

오늘날에는 미래형 고부가 가치 일자리가 아시아에서 창출되고 있다. 이는 아시아가 비교우위를 '선점'해서가 아니라 보호주의와 환율 조작을 통해 비교우위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국의 무역정책은 18세기 영국과 19세기 미국의 정책과 비슷하다. 무역정책은 보호주의, 지적재산권 절도, 금 비축 등

미국은 고등교육과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두 분야의 일자리 수를 합치더라도 최근 수십 년간 사라진 제조업 일자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교역으로 늘어난 일자리와 사라진 일자리 수가 비슷하다고 해도(사실은 그렇지도 않지만) 모든 일자리가 동등하게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최첨단 제조 공정을 활용하는 기업가는 직접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적재산권을 창출할 뿐 아니라 공급망과 유통망 전반의 원재료 산업과 완제품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는 데 기여한다. 고부가가치 제조업은 원재로,공구,공정의 지속적인 공급을 촉진하므로 미국이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산업니다.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막다른 일자리'는 교역상대국에 넘겨줘도 무방하다.

앨리트가 소위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과 대립되는 범세계적 관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미국을 희생시킨 대가로 세계의 성장을 도모하는 정책이 승인되고 미국에 이익이 되는 반면 세계의 성장을 둔화시킬 것 같은 정책은 거부된다.

국가주의의 패배와 세계화의 승리로 각국이 자국의 손익을 재평가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국가주의가 부활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에 자본을 수출하고 중국은 그 자본과 자국의 값싼 노동력을 결합하여 아이폰 제조 분야에서 절대우위뿐 아니라 비교우위까지 갖는다.

중국은 지적재산,일자리,경화준비금을 얻는다. 애플은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미국이 부과한 세금을 내지 않고 미룬다.애플은 승승장구하지만 미국에서는 일자리를 거의 창출하지 않는다.

캐터필러는 주로 미국 내에서 중장비를 생산하여 해외에 내다판다. 중상주의 덕분에 일본과 한국의 중장비는 신흥시장 구매자들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도 캐터필러는 미국 내에 있는 공장에서 고임금의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한다.

미국은 이제 교역상대국을 도와주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를 해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트럼프 적이다. 책을 읽어보면 관세를 올리고 소비세를 낮춤으로서 경쟁력을 올리면서도 국민의 구매력은 유지하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시 보는 슘페터

슘페터가 창조적 파괴와 독점 대기업이라는 대립적인 개념을 동시에 옹호했다니,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면 두 가지가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슘페터는 기업이 다른 기업이 아닌 '미래'와 경쟁한다는 위대한 통찰을 제시했다. 독점 대기업을 파괴하는 것은 오늘날의 경쟁사나 반독점 규제가 아니라 예기치 못했던 미래의 기업이라는 것이다.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대체 어떻게 하면 한 가문이 이렇게 오랫동안 재산을 지킬 수 있을까요? 분명 무슨 비밀이 있을 겁니다." 그 여성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있죠. 근데 간단해요. 3등분을 하는 거예요. 재산의 3분의 1은 토지에, 3분의 1은 미술품에, 3분의 1은 금에 투자하는 거죠. 없어지지 않는 것은 토지,미술품,금뿐이에요."

이런 1000년 포트폴리오를 21세기 식으로 해석하면 흥미로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토지,미술품,금은 모두 비디지털 자산이다. 정전,자산동결,사이버공격이 있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아이스나인이 시행되더라도 끄덕없다.

금괴나 주화처럼 은행이 아닌 곳에 보관된 유형의 금은 모든 포트폴리오의 핵심이다. 전체 투자자산의 10퍼센트 정도를 금으로 보유하는 것이 적당하다.

상장주식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할당하는 것이 좋다.

1970년대까지 보험과 연금 포트폴리오는 수익자에게 향후에 발생할 부채를 반드시 상환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구성됐다. 그러다 1974년 종업원퇴직소득보장법이 통과되자 수탁계좌에 있던 자금이 물밀 듯이 주식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월가 금융회사가 ERISA,401(k),뮤추얼펀드,이익충돌 면제 그리고 그 후 수많은 확대 조치의 배후에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제시하는 적절한 포트폴리오.. 난 모르겠다..

미국이 쇠퇴하리라는 확실한 근거로서 나는 다음 붕괴로 어떤 결과가 뒤따를 것인지 설명했다. 연준은 불어난 재무제표 때문에 과거 위기 때처럼 돈을 찍어낼 수가 없다. 2008년 이후로 발행한 4조 달러에 추가로 4조 달러를 발행한다면 신뢰가 한계에 다다른 나머지 추락할 것이다. 물론 특별인출권 형태의 비상 유동성이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공급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으로 국제 통화 시스템에 대한 중국,러시아,독일의 장악력이 확대될 것이다. 브레턴우즈체제가 대영제국의 몰락을 불러왔듯 달러 패권의 종말로 미국의 쇠퇴가 확실한 사실로 굳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