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기업개요

한섬은 1987년 설립되어 1996년에 상장한 국내 대표 여성의류 기업이다. 백화점과 아울렛, 직영점을 통한 오프라인 매장운영과 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 등의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의류판매를 전개하고 있다. TIME, MINE, SYSTEM, SJSJ 등의 자체 브랜드 운영과 더불어 TOMMY HILFIGER, Calvin Klein, Lanvin 등의 해외 패션브랜드와도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총 30여 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매장수는 1,389개에 달한다. 한섬의 주요 브랜드는 다음과 같다.





<그림1. 한섬 주요 브랜드>




<그림2. 한섬 주요 브랜드 및 특성(붉은 음영은 자체 브랜드, 푸른 음영은 해외브랜드)>



한섬의 최대주주는 현대홈쇼핑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에 속한다. 따라서 전국의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에 집중적으로 입점해있다. 아래는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의 2층~4층에 자리잡고 있는 한섬의 매장 배치도이다.

기본적으로 한섬의 브랜드 매장들은 모여있었고 평일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방문했던터라 빈 매장들이 많았지만 여성의류 전문업체답게 그나마 손님이 있던 매장은 여성의류를 취급하는 매장이었다.





<그림3. 여의도 더현대서울 2~4층 배치도>




Ⅱ. 기업연혁




<그림4. 한섬 History>



한섬은 꾸준한 자체 브랜드 개발과 해외브랜드 라이센스 계약 체결을 통해 저변을 넓혀왔다. 고가정책을 유지함으로써 경기순환에 따른 부침을 최소화하였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체적인 온라인 몰(더한섬닷컴, H패션몰, EQL)을 개시하여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아직까지 해외 매출은 미미하고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실적기여도는 없다. 해외진출에 대한 가능성과 노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여전히 내수한정 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Ⅲ. 투자 아이디어

ⅰ. 업황둔화로 인한 감익과 주가조정, 남은건 평균 회귀

의류업종은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서, 경기의 상승과 하강에 따른 부침이 큰 편이다. 흔히 씨클리컬이라고도 하는 이 업종은 경기가 좋고 가계의 소비여력이 클 때에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많이 열지만, 경기가 나쁘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는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형편이 어려울 때는 의류 구입을 미루거나 중저가 브랜드 제품 구입, 중고거래가 주로 이루어지기에 의류업종은 타격을 입게 된다. 2023년은 코로나 후유증, 즉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를 잡기 위한 높은 기준금리 상황이 맞물리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크게 감소한 한 해였다. 높은 대출이자와 높은 물가에 허덕이고,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아 인센티브가 감소하였으며 일부 업종을 제외한 주식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수익마저 감소한 어려운 시기였을 것이다.

이에 F&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널, 영원무역 등 의류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대체로 지수를 크게 언더퍼폼하였다(그림5). 폭발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일부 중소형 의류업체(ex.감성코퍼레이션)나 해외 사업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업체(ex.더네이쳐홀딩스)들(그림6)과는 달리 한섬은 국내 위주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업황둔화의 타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균회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일까?

한섬은 초고가 의류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제품 하나당 가격이 평균적으로 50만원이 넘어가며 100만원이 넘는 아우터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즉, 한섬의 주 고객층은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소득층과 돈을 모아 비싼 명품 의류를 구매하는 중산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올해 한섬의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하게도 중산층이다. 이들은 줄어든 구매력 탓에 초고가 의류의 구입을 줄이고 중저가 의류시장으로 이동했으니 말이다.




<그림5. F&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널, 영원무역 분기별 실적>





<그림6. 감성코퍼레이션(스노우피크), 더네이쳐홀딩스(내셔널지오그래픽) 분기별 실적>




<그림7. 한섬 브랜드 제품>



하지만 시간이 지나 구매력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금리부담이 낮아져(금리인하가 이루어지든, 높은 금리 탓에 자산 매입을 포기하여 대출금리 부담이 사라지든) 소비여력이 살아나면 다시금 초고가 의류시장에 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 구역의 대장, 한섬에게로 말이다.

업황을 선반영하는 주식시장의 특성 탓에 실제 이들의 구매력이 살아나기 이전에, 그러니까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이루어지기 이전에 주가는 바닥을 형성하고 턴어라운드를 시작할 것이다. 금리인하의 시점, 그리고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금이 경기 사이클의 하단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따라서 현 시점은 추가 하방보다는 상승전환의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고 중장기적 기댓값이 +인 상황이기에 평균회귀를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섬의 주가 바닥은 지금이거나 머지않았으며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전환에 베팅해야할 시점으로 판단한다.

ⅱ. 1년이 지나면 입을 게 없네

입을 옷을 고를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아, 입을 옷이 없어. 뭐 입지?’

매년 옷을 버리는 것이 아님에도 사람들은 옷장 앞에서 입을 옷이 없다며 불평한다. 물리적으로 입을 옷은 많이 있어도 쉽게 싫증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우리의 오감 중 새로운 것보다 기존의 반복적인 자극을 더 선호하는 유일한 감각은 미각뿐이다. 그 중 시각은 특히나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매년 입을 옷이 없다고 느끼는 본질적인 이유이다. 이 같은 시각적 본능으로 인해 예술, 건축, 음식, 의류 등 세상 전반이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할테다. 끊임없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어왔으니 말이다. (바람을 피우는 것 역시 시각적 본능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해는 되지만 바람을 피우는 사람은 스스로를 동물이라고 인정하는 것과 같다. 본능에만 충실한 것이니)

결국 의류에 대한 소비는 꾸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성숙기에 도달하여 해외 판로를 개척한다든가 하는 모멘텀 없이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겠지만 음식료 업종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 완만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예상할 수 있다.

ⅲ.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배당금

한섬은 최근 20년간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고 늘려왔다. 연결 배당성향은 약 10% 내외를 유지하며 시가배당률 기준 1~2% 수준으로,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익의 10%정도를 배당한다는 점, 당사의 순이익이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주가가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주식을 매수한다면 향후 시세차익과 더불어 적지 않은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림8. 한섬의 주주환원>



다만 올해는 업황 부진으로 인해 이익이 전년대비 약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배당총액 역시 줄어들 것이고 예상되는 결산 현금배당금은 400~500원 수준이다.

Ⅳ. 리스크 요인

지난 13년의 시간동안 한섬의 매출액은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가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여 꾸준히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고 새로운 브랜드 전개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이익의 경우 2배도 늘어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입브랜드에 대한 로열티 지급이다. 해외 브랜드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여 국내에서 제품을 판매할 경우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 규모가 2010년에는 약 1,500억으로 매출 대비 약 30%에 해당한다. 어떠한 비용 항목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이는 2022년 5,000억(여전히 매출 대비 30%대)으로 3배 이상 증가하면서 영업 레버리지가 발생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결국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해왔고 인건비, 외주가공비(한섬은 모든 제품을 외주 생산함), 원재료 가격이 인플레이션 상황 하에서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당사의 이익 성장은 매출 증가에 미치지 못하였다.

순이익률(2010년 16.09%-->2022년 7.82%)과 ROE(2010년 14.89%-->2022년 9.73%)의 장기적인 하락으로 인해 멀티플 수준이 낮아져왔고 앞으로도 사업형태에 큰 변화가 없다면 멀티플 밴드는 앞으로도 우하향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섬의 매출은 국내에 집중되어 있다. 국내 의류 수요와 소비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명 수준에 이르며 이미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더 많은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되었다. 장기적으로 옷을 구입할 사람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당사가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힘쓰지 않을 경우 쇠락기에 접어들 위험이 있다.

앞으로는 매출 성장률이 과거보다 낮아질 것인데 만약 역성장이 시작된다면 이익은 급격하게 쪼그라들 것이다.





<그림9. 2008~2010년 한섬의 수수료 항목>




<그림10. 2021~2022년 한섬의 수수료 항목>




<그림11. 국내 사망자 및 출생아 수>



Ⅴ. 실적추정

올해는 전년대비 소폭 역성장 내지 정체된 매출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부진한 업황에도 매출이 버틴 것은 기존점 매출이 감소했으나 신규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런칭했기 때문이고, 이로 인해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증가하며 이익률이 크게 하락하였다. 2023년 예상 매출/영업이익은 1조 5천억/900억(OPM 6%)으로 추정한다.

한섬의 매출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0.93% 증가해왔는데 이러한 추세는 시간이 갈수록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성장률이 매년 1%p씩 하락하다가 4%에 수렴할 것으로 추정, 다만 2024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10%의 매출 증가를 반영하였다.

매출원가율은 24년부터 40%를 유지, 판관비율은 52%를 유지하여 장기 영업이익률은 8%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많은 양의 부채를 이용하는 기업이 아니고 배당성향도 약 10% 초반으로 높지 않기 때문에 ROE 역시 장기적으로 8%를 밑돌며 약 5% ~ 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12. 한섬 실적추정 Table>



Ⅵ. 멀티플 산정

지난 7년간 한섬의 평균 PBR은 약 0.7배였다. 그러나 이전에 비해 낮아질 영업이익률(장기 8%)과 ROE(장기 6%), 향후 순탄치 않은 영업환경을 고려했을 때, 평균 PBR의 수준 역시 소폭 하향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다만 지난 1년간의 낙폭은 과대했고, 그 결과 현재 PBR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0.3배로 극심한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약 2%p의 ROE 하향으로 평균 PBR의 경우 지난 7년 평균 0.7배와 앞으로의 0.5배는 동일한 밸류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한섬의 타겟 PBR로 0.5배를 부여한다.

Ⅶ. Valuation




2025년 목표주가는 PBR 밸류에이션을 활용, 2025년의 예상 실적 기준으로 적정주가 상단은 72,749원(25E BPS)X0.5배(Target PBR)=36,374원, 36,000원(천원단위 이하 버림)이고 적정주가 하단은 지금의 PBR인 0.3배를 부여한 21,000원으로 산정한다.

2년 내 현 주가 대비 약 +88.58%의 상승여력이 존재하므로 한섬에 대해 투자의견 [ 강력매수 ] 와 25년도 목표주가 36,000원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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