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슬립과 콰이스 자카리아 두 명이 운용한 '노마드 투자조합' 의 투자자 서한을 모은 책 입니다. 원래 국내 투자자분들이 번역해서 올리시곤 했던 글인데 그 분들이 직접 허락을 구하고 출판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정식 출간 전에 신청을 통해서 받아볼 수 있었는데 두고두고 읽을 책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이들의 투자철학 변화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통적인 가치투자 위주였던 투자조합이 점차 '재투자 위험' 을 인식하고 변화하여 코스트코나 아마존 같은 성장주 투자를 하게 되고 담배꽁초식의 투자 비중을 줄이게 됩니다. 항상 발전하는 투자자의 자세를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약 -45%의 손실을 입기도 합니다. 당시의 서한을 보면 침울해하는 뉘앙스도, 그럼에도 자신들의 철학을 고수하면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입니다. 결국 그들은 2009년 +71%, 2010년 +43% 의 수익률로 만회합니다.

그들의 투자 철학은 


1.글로벌 분산 투자

2.장기투자(최고 5년 이상을 투자할 것을 상정)

3.집중투자(포트폴리오 최상위 5개 기업이 50% 비중 이상)

4.가치보다 저렴하게 투자

 

입니다. 

고수들의 노하우 한번 읽어 보시죠. 본문이 길어서 4편에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잠재 투자 기회를 평가할 때 우리는 진정한 기업가치의 절반 정도 가격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회사를 찾습니다. 또 소유주 중심의 경영진이 운영하고, 장기적으로 주주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성에 입각한 자본 배분 전략을 실행하는 것도 중요한 요건입니다.

2001년 말 기준 포트폴리오 내 비중 3.2%인 마티촌 사례

태국의 두 번째 자국어 신문사. 진보적 성향의 신문사이며 최대 신문사인 타이 랫의 구식 태국 스타일과는 대조적인 타블로이드판 신문. 오너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이고, 새로운 미디어나 신사업 진출을 두고 도박을 하는 위험한 일은 피해왔습니다. 대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독자를 늘리고 이익률을 개선 하는데 집중.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해서 신문 정가를 낮게 유지해왔는데, 그 결과 대부분의 매출이 광고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광고 산업이 구독자 매출보다 더 사이클을 탄다는 점인데, 매출 최저치가 최고치의 1/3밖에 안 될 정도로 간극이 큽니다. 하지만 2000년 매출이 1996년의 1/3 수준인데도 현금흐름은 40% 증가했을 만큼 원가 절감 노력은 놀라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2000년은 사이클 회복의 원년으로 광고 매출이 최저치 대비 20% 상승했지만, 여전히 직전 사이클 최고치의 절반에 그치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기도 하네요.

마티촌의 주가는 1994년 300바트(12달러)의 고가를 기록한 후 현재 50바트까지 하락했는데, 화폐가치의 하락을 감안한다면 1달러 수준입니다. 회사에 부채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의 주가 하락은 더 놀라운 일입니다. 마티촌 주식은 현재 매출액의 75% 수준 혹은 정상 잉여현금흐름 추정치의 4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판단한 마티촌 가치의 1/3 수준이고, 서양의 비슷한 다른 기업과 비교해 1/4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불과합니다. 투자자들은 연 9%의 배당수익을 받으면서 사이클 개선을 기다리면 됩니다.

1960년 서한에서 버핏은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우리가 거둔 어떤 탁월한 수익률도 지속적으로 평균을 넘어서는 상대성과 우위를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씀드려 왔습니다. 오히려 그런 우위가 달성된다면 보합 혹은 약세장에서는 평균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강세장에서는 평균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성과를 거두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레드 쉐드가 그의 책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에서 말한 "작고 훌륭한 조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강세장에서 모든 사람이 보통주를 사려고 할 때 가지고 있는 모든 보통주를 매도하라. 매도금으로 안전한 채권을 사라. 당신이 매도한 주식의 주가는 분명히 더 올라갈 것이다. 신경 쓰지 말고 조만간 다가올 침체를 기다려라. 침체 혹은 패닉이 국가적 재난이 될 때, 아마 손실을 보겠지만 채권을 매도하고 다시 주식을 매수하라 분명 주가는 더 하락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신경 쓰지 말라. 다음 강세장을 기다려라. 살아있는 동안 이러한 매매를 계속 반복하라. 그러면 당신은 부자로 죽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문구는 "신경 쓰지 말라" 입니다. 신경 쓰지 않는 건 쉽지 않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직업적으로 최근 흐름을 주시해야만 합니다.

최근에 동료 장기 가치 투자자가 단기 투자자의 기능 장애를 깔끔하게 설명한 내용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한 회사가 내년 1월 1일 정부 계약이나 인허가 등으로 매우 큰 이익을 얻을 것이고, 그로 인해 주가가 10배 상승할 것이라는 결과를 투자자가 확실히 알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여러분과 저는 오늘 그 주식을 사서 기다리겠죠. 하지만 단기투자자에게는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 이 정보가 쓸모없습니다. 왜냐하면 단기 투자는 직업업 안정성 문제로 인해 이번 분기, 다음 분기 그리고 올 연말에 모두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기 투자자에게 올해 남은 시기 동안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주식은 필요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시장의 지배적인 동력을 잘 보여줍니다. 투자 기간이 매우 단축됐고, 투자자 대부분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판단하는 대신 주가 방향성을 결정하는 최근 데이터 지점에만 반응합니다. 이는 모멘텀 투자입니다. 그리고 비싼 주식을 아주 비싸게 만들고 저렴한 주식은 아주 저렴하게 만드는 매커니즘입니다.

오직 장기투자자만 그 주식을 매수할 겁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바로 그 매수자가 될 것이라고 믿으셔도 됩니다.

에스티 로더가 이번 주에 브랜드 개발에 대한 투자 때문에 향후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투자는 장기적인 매출을 성장시키고 가격 결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식이 알려지자 에스티 로더 주가는 15% 하락했습니다. 단기 투자자들이 다음 분기 이익에 대한 경고에만 반응하고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프레드 쉐드라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을 겁니다. 사실상 회사는 현명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 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를 흥분시키는 투자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런 행동입니다.

펀드 특성에 대한 몇 가지 통계를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

1.대략 펀드의 37%를 뉴스,TV 방송국, 카레이싱, 소비자 브랜드, 카지노 등 퀄리티가 높고 복제하기 어려우며 프랜차이즈 가치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27%는 고정자산이나 보유 현금이 기업가치 평가액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호텔,복합기업 등 자산주 중 가격이 저렴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3.마지막으로 17%는 단기 이익, 채무나 과거 경영진의 과오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가격이 하락하여 매우 저평가됐지만 개선 작업을 진행중인 제록스같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달러 지폐를 51센트에 샀습니다.

오류사례

제록스는 인쇄기와 복사기 및 프린터의 제조사. 연매출 170억달러. 10만 달러 이상의 고급 프린터 틈새시장에서 7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익성을 괜찮은 편이지만, 성장성은 높지 않습니다.

틈새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1.새로운 성장성을 가지거나(별로)

2.시장의 오해 혹은 단기과오로 저평가(O)에 매수

매출이 5% 성장하는 기업에서 이익을 15% 성장시키는 것은 어떤 기간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어려운 일입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의 부추김을 받은 경영진은 다른 성장 원천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리스에는 운용 리스와 판매형 리스,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운용 리스에서 자산 사용자는 자산을 단기간 임차하고 임차자산 가치의 일부에 불과한 임차비용을 지불합니다. 자동차 렌트 계약이 보통 이런 유형입니다. 운용 리스와 판매형 리스 간의 구분은 규모의 문제입니다. 판매형 리스는 보통 임차 기간이 훨씬 길고, 결과적으로 자산이 가진 경제적 가치의 훨씬 많은 부분이 사용자에게 이전됩니다. 남은 경제적 수명 동안 비행기를 이용하는 계약이 바로 판매형 리스입니다. 즉, 운용 리스는 임차 계약이고 판매형 리스는 판매에 가깝습니다. 회계사들은 리스 자산이 가진 경제적 수명의 75% 이상이 이전되거나 최소 리스 지급 비용이 자산 공정가치의 90% 이상인 계약은 판매형 리스로, 각 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계약은 운용 리스로 간주한다고 규정함. 중요한 차이점은 장부에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판매형 리스는 리스 자산이 완전히 판매된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에 사실상 미래 매출과 수익을 앞당깁니다. 반대로 운용 리스에서 지급 비용은 리스 계약 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인식됩니다. 중요한 사실은 거래가 어떤 유형으로 간주되든 현금흐름은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고객은 자산이 필요한 기간 동안 계속 임차료를 지급할 것이고, 회계에서만 뭔가 다른 일이 발생한 것처럼 처리합니다.

스톡옵션과 주당 순이익 연동 보너스로 통통하게 살이 찐 경영진에게는 이익을 미리 인식할 만한 강한 유인이 있겠죠. 회사는 이 거래를 판매형 리스로 분류한 후에 가치가 부풀려진 설비를 마치 판매한 것처럼 장부에 인식했습니다.

긴 안목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 가치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고객들은 계약에 따라 매달 임차비용을 계속 지불했습니다. 아울러 다시 성장률을 높이고자 하는 제품 확장과 관련된 사업상의 실수는 원상복구됐고,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연 10억 달러수준으로 유지됐습니다.

새로운 회계 처리 방식은 신뢰도가 떨어졌던 과거 방식보다 향후 몇 년간 더 높은 매출과 이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금흐름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뭔가 일이 잘 못 돌아간다면,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리스크 사전 파악)

투자자들이 가장 우울해했던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우리는 신규투자를 몇 개하고 기존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스테이지코치 사례

영국에서 가장 큰 버스 운영사입니다. 1990년대 초반 영국 버스 시스템은 몇 년간의 국영 기업 시절을 끝내고 규제가 폐지되어 서비스 운영권,차고,버스 등을 스테이지코치와 같은 사기업에 입찰 방식으로 매각했습니다. 버스 시간표가 엉망이었고, 승객보다 운전기사와 차장의 편의를 위해 운영됐으며, 운임이 비정기적으로 수금되는 등 시스템 전면 개편의 필요성이 무르익은 때였죠. 스테이지코치의 CEO 브라이언 사우터는 버스 차장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운임을 수금하고 혼잡 시간대에 더 많은 버스를 배차했으며, 새로운 서비스로 승객에게 머그잔과 깃발을 제공했습니다. 승객 수가 늘어나면서 영국의 버스 규제 철폐는 아주 성공적인 조치로 입증됐습니다. 해외에서도 영국을 모방해 관련 규제를 철폐했고, 자연스럽게 스테이지코치는 탈규제 버스 서비스 브랜드로서 강점을 수출 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 운영이 괜찮은 사업이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었고, 규제 철폐가 확대될수록 세계 곳곳의 버스 회사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사업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스테이지코치는 다른 곳에서 성장을 찾기 시작해 중국 고속도로 운영 회사의 소수 지분을 매입했고, 기차 대여 사업의 지배지분을 매입했다가 곧바로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실수는 거만하게도 사이클의 정점에 투자은행과 차입매수 펀드로부터 부채를 조달해서 서로 성격이 다른 버스,택시,우등 대형버스 사업의 집합체인 코치 USA를 인수한 것이었습니다. 코치 USA자체도 부채로 쌓아 올린 회사인데다가 인수 가격이 너무 높았고, 인수 자금도 부채로 조달되었습니다.

미국 사업은 스테이지코치가 영국에서 단순한 시간표로 운영했던 통근 버스 사업과 많이 달랐습니다. 미국 사업을 관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지면서 피해를 입게 된 영국 사업은 소외됐고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또 다른 플라이휠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기존 플라이휠이 느려지는 단계) 주가는 1998년 2.85파운드의 최고가에서 2002년 후반 10펜스까지 추락해 10년 전 공모가의 절반이 되었습니다.

사우터는 취약한 사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찰리 멍거가 "암 수술 접근법"이라고 이름 붙인 과정입니다. 대부분 회사의 중심에는 신사업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사용됐거나 참을성이 없는 경영진이 당연하게 여기는 보석이 있기 때문에 수술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 보석이 덜 성공적인 프로젝트들로 인해 희석되면서 전체 성과가 떨어지고 밸류에이션이 축소되거나 하락하기까지 합니다.

1980년대 중반 코카콜라는 어설픈 복합기업이었습니다. 부진한 사업들이 정리되어 가면서 원액 시럽 제조와 마케팅이 코카콜라의 보석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후 주가는 10년 동안 1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스테이지코치의 경우 해결책이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부진한 미국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최악의 성과를 내는 사업을 자산 가치에 매도하고 부채를 상환함으로서 회사의 보석인 영국 버스 운영 사업에 집중하는 겁니다.

코스트코의 사례

코스트코는 표준 연회비 45달러를 지불한 고객이 1년간 매장에 출입할 수 있게 해주는 유통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신 회사는 브랜드 상품의 경우 14%, PB상품의 경우 15%의 마크업만을 붙이는 상시저가전략을 통해 매우, 매우 낮은 가격을 제공합니다. 아주 단순하고 정직한 고객 제안입니다. 회원비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획득할 수 있고 이 매출은 거의 다 이익으로 계상됩니다. 그 대가로 코스트코는 운영비만 충당하면서 상품을 판매합니다. 게다가 표준 마크업 비율을 고수함으로써 구매나 규모를 통해 절약한 금액이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의 형태로 되돌아가고, 이것이 다시 성장을 불러와 규모의 우위를 더 확장시킵니다. 소매 유통 버전의 무한 동력 기관이고, 특히 월마트에서 널리 활용됐던 바로 그 모델입니다.

코스트코의 고객의 회사가 상품을 사오면서 지불한 값보다 14% 혹은 15%만 더 지불하면 됩니다. 더 이상은 없습니다.

코스트코 경영진은 이 전략을 "이해하기 쉽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하는데, 아마 고객과의 계약을 깨는 결과를 가져오는 마크업에 대한 유혹 때문일 겁니다. 코스트코는 약 14%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익성이 충분히 좋고, 확장을 위해 빌려온 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들을 항상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건 곡예 재주를 부리는 일 같은 게 아닙니다. 우리는 열심히 사업 보고서와 주주총회 안건을 읽고 경영진을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자본수익률의 성장과 그 지속 기간은 어떠할지, 경영진이 적절한 자본 배분을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구조가 짜여있는지, 시장가격에 반영된 정보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요. 목표 기업을 찾은 후에도 그 회사가 가치 창출과 일관된 방향으로 자본을 배분해야 수년간 승자 주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은 정말 자주 탈선해 다각화를 추구하면서 피터 린치가 "다악화"라 명명한 잘못된 자본 배분의 길로 들어섭니다. 따라서 잘못된 자본 배분을 막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퀄리티가 중요합니다.(자본배치는 결국 온전히 경영진의 몫)

가치 창출은 천천히 느린 속도로 만들어졌을 때 더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노마드가 위타빅스 주식을 매수한 가격은 말도 안되게 낮기 때문에 이 투자는 아주 안전합니다.

현재까지 투자 실적을 보면 노마드는 투자 펀드 리그 순위표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른 펀드들이 레버리지나 옵션, 공매도와 같은 것들을 썼든 안 썼든 노마드의 실적이 더 좋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이 기법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떤 기간 동안 연간 투자 성과가 시장에 뒤처지는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간 증감률은 시장 타이밍에 대한 정보만 있을 뿐, 최종 투자 성과에 대해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레버리지나 공매도, 차액결제거래CFD, 옵션 그리고 무이표환매조건부전환사채LYON,고배당상환우선자본증권PRIDE, 장기주식예상증권LEAP, 멀티에셋전략MAST 등 합성 구조화 상품이나 그 어떤 기이한 금융상품도 상요하지 않고 투자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런 상품들에 투자하고 싶다면 여러분의 동의를 구한다면, 당장 노마드 주식을 팔아버리세요!

우리 투자 성과는 빠르게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어온 투자 비아그라가 아니라 역발상 전략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구식 방법으로 이뤄낸 것입니다.

지난 2002년 연간 서한에서 우리가 회사의 보통주에 투자한 후에 공모채에도 투자하려고 했지만 이상하게도 실패했던 이유를 설명했었죠. 글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스테이지코치가 저평가된 자사 채권을 모두 사 버려서 우리가 시도가 실패했다는 걸 기억하실 겁니다. 13개월이 지난 지금 그 채권은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이자를 받으면서 미래 만기일에 1달러를 돌려받기 위해 현재 1달러가 넘는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죠. 이 짧은 기간 동안 스테이지코치에 대한 의견이 급격히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자본지출 감소와 구조조정 및 자산매각으로 인해 엄청나게 증가한 잉여현금흐름에 있습니다. 전략과 자본 배분에 신속한 변화를 준 덕분에 재무 상태가 복구됐고, 캐시 카우 사업에만 집중한 결과 이제 시장은 스테이지코치 채권이 만기에 상환될 확률을 거의 100%로 확신하고 있는 겁니다.

조금 더 시간 지평을 넓혀 보면 우리 포트폴리오의 다른 반쪽을 차지하고 있는 고퀄리티 기업 투자에서 얻는 성과가 가장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우리 포트폴리오에서 일부 성공적인 턴어라운드 기업들을 현재의 경영 활동이 지속된다면 몇 년 후 고퀄리티 기업으로 분류될 겁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 수익률에 대해 이해하려면 주식을 매수할 때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설명하는게 도움이 될 듯합니다.

우리 목표는 기업가치의 절반 정도 가격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1달러의 기업가치에 대해 50센트를 지불하는 것이죠. 또 가치 창출과 일관된 방향으로 자본 배분이 행해져야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고 있는 회사라면 그 기업가치는 연간 10%씩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성장이 지속된다면 1달러의 기업가치가 5년 뒤에는 1.62달러가 되어있겠죠. 복리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는 보통 시장에서 합리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위 예시에서 시장가격이 1.62달러 근처일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장가격을 우리 매수가인 50센트와 비교해본다면, 연 26%수준의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우리 투자 결정이 틀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실수의 대부분은 투자 기업의 자본 배분 결정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는데서 옵니다.

투자 성과의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은 기업가치의 절반 정도이기를 희망하는 매수가와 경영진의 자본 배분 역량입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다시 말해 인내심을 가지고 적절한 가격대까지 기다리면 되는 문제입니다. 두 번째 요인은 경영진의 퀄리티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과 장기적으로 기업 이익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평가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게 바로 이 두번째 요인에 대한 분석입니다.

현실에서는 안심하고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투자 기회는 드물고, 확신을 가지게 만드는 아이디어는 더 드뭅니다.

변형 켈리 공식에 따르면 투자에 할당해야 할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2.1 X P -1.1 만큼입니다. 여기서 P는 투자 판단이 정확할 확률입니다.

한국가 특화 포트폴리오에 수백개 종목을 모아 놓은 대형 뮤추얼 펀드 집단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캘리 공식에 따르면 보통의 펀드 매니저는 거의 모든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조금의 성공 확률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업계에 만연한 매우 높은 수준의 다각화는 마케팅 부서와 고객을 편안하게 만들고 실적을 평탄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지, 우수한 투자와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