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출근길, 당신은 지하철 승강장에 줄을 서서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난데없이 사이렌이 울리며 화재가 발생했으니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사람들은 어디에서 불이 난건지, 사이렌 오작동은 아닌지, 어디로 대피를 해야하는지 몰라 가만히 서서 서로의 눈치만 볼 뿐이다.

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액션을 취하겠는가?

아마 대부분이 눈치만 보고 있을 것이다. 불난 곳이 보이지도 않고 아무도 대피하는 사람이 없으며 명확한 방송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불을 보거나, 사람들이 우르르 뛰어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피할 것이다.

사람들의 이동은 수급을 뜻한다. 실제로 화재(어떠한 기업의 이슈)가 발생했더라도 그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아무도 이동하지 않을 것이다. 주가에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다급하게 이동하기 시작하면 '정말 불인가?'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어느 방향으로든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주가가 오르면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던 그 기업의 호재에 대해 강한 확신이 더해진다.

일반적으로 어디에서 불이 났는지 우리는 미리 알 수 없으며 안내방송을 통해 머리에 상황을 그려낸 뒤 본능적으로 사람들이 대피하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인다.

일개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이슈를 미리 알지 못하고 뉴스나 공시를 통해 상황을 학습하며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대중들과 똑같이 움직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실제 사고의 발생을 미리 예측할수는 없지만 그 현장지형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면 수월하게 대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안내방송을 듣고서 어디로 대피해야할지, 어느 곳이 위험한지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잘못된 곳으로 달려간다 해도 '어.. 저쪽으로 가면 안되는데...?' 라고 생각하며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 투자자 역시 많이 알아야 하며 독자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기회나 위기가 왔을 때 군중의 집단행동에 이성을 잃지않고 자신만의 올바른 판단을 할테니까 말이다.

항상 읽고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여러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좋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만 보일테니까.

또한 어떤 일이든 그 이면에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 아닐지 의심해야 한다. 내가 투자하고 있는 종목이라 해서 낙관론만 펼쳐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비판을 수용하여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객관적인 시각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을 오랜 시간 진행한다면 틀림없이 좋은 투자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가치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