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시니컬한 거인을 모셔왔습니다. 월가의 현자 '나심 탈렙' 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듯이 2007년 저작 '블랙 스완' 을 써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오늘 소개할 '행운에 속지 마라' 는 이런 나심 탈렙의 첫 책입니다. 이 책으로 '블랙 스완' 이라는 용어가 유행했고 지금도 쓰이고 있죠.


실력과 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투자에는 어느 정도 비율의 실력과 운이 자리하는 걸까요? 유투브에 나오고 책을 쓰는 저 소위 슈퍼개미들은 얼마나 실력이고 얼마나 운일까요?

얼마전 재미있는 글을 보았습니다. "요즘 투자 훈수가 범람하니 200억 이상 번 사람들만 계좌인증하고 훈수 두라" 는 글이었는데요.


거기에 가장 재미있는 답글은 "나도 로또되면 인증할게" 였습니다. 글의 작성자의 무례하고 무식한 글에 굉장히 촌철살인의 대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 하지 못하거나 반복성이 없는 결과는 '로또 당첨' 과 다를바 없을지 모릅니다.


운이 거의 대부분인 <가위,바위,보> 게임도 전 국민이 하면 한 명의 우승자가 생기기 마련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의 결과를 보고 이유를 만들어냅니다. 유년 시절 부모님과의 유대, 부모의 교육관, 비범했던 학창시절, 남다른 커리어 등등 말이죠. 그리고 그가 게임에서 지면 또 이유를 만들죠. 나태해졌고 방종하고 심지어 배우자의 내조가 부족했다 하는 식으로요.

아닙니다. 그는 그냥 하던대로 했을 뿐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그런 로또 당첨자들을 보고 그의 말에 귀기울이고 그의 선택을 따라하죠. 그리고 그가 결국 틀리면 사기꾼이라고 비난하고 시장을 떠납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맞추는 것' 이 아니라 맞추지 못했을 때를 '대비하는 것' 이 아닐까요? 나심 탈렙은 여기서 '바벨 전략' 을 소개 합니다. 대부분의 자산을 극도의 '안전 자산' 으로 배치하고 시장에서 간혹 일어나는 Tail Lisk 를 대비한 '위험 자산' 에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위험 자산 보다는 확률 자산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네요.


예를 들면 안정적인 국채에 전재산의 95%를 넣고 그 이자로 시장 폭락시 수 천배의 돈을 벌 수 있는 파생 상품을 매번 하는 걸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반대죠. 리스크를 짊어지고 돈을 벌면 안전자산에 보관해야지 하지 않는가요?


저는 바벨 전략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확률론적 사고를 통해 적절한 분산과 리스크 대비를 이 책을 보며 깊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좋았던 부분들을 정리 해보았습니다. 내가 투자를 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레버리지를 쓰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빨간 색 - 필자 생각

파란 색 - 강조 표시



러시안 룰렛을 하려면 어느 정도 생각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게임을 계속 한다면 결국 불행한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만일 25세 청년이 1년에 한 번씩 러시안 룰렛을 한다면, 그가 50회 생일을 맞이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이 게임이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서 예컨대 25세 청년이 수천 명이나 된다면 우리는 몇몇 생존자를 보게 될 것이다.(극소수의 생존자는 엄청난 부자가 되고 나머지는 무덤에 묻힐 것이다.)

운이 차지하는 비중을 실제보다 훨씬 과소평가하는 인간의 사고방식과 엄청난 규모의 예외 현상이 일어나는 불확실성을 일컫는 '팻테일(정규 분포와 달리 좌우로 갈수록 두꺼워지는 분포)'이라는 두 가지 분야에 대해서 고민했다. 희귀사건은 갈수록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런 현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결정론으로 치우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은 항상 필연으로 보이기 때문이다.(후견지명 편향 또는 사후확신 편향)


시장은 운이 함정으로 작용하는 여러 분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우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연 흥미롭다. 게다가 금융 분야에서는 운을 이해할수 없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현실은 러시안룰렛보다도 훨신 험난하다. 첫째, 현실에서는 총알이 발사되는 경우가 더 드물다. 방아쇠를 수십 번 당겨도 아무 일이 없으므로, 사람들은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져 총알의 존재를 망각한다.

이는 <역사가 주는 교훈 무시>와도 연관되는데 도박사, 투자자, 의사 결정자 들은 남에게 일어나는 일이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둘째, 러시안룰렛은 정확한 확률 게임이라서 6을 곱하고 나눌 줄만 알면 누구나 쉽게 위험을 계산할 수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총구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부가 생성되는 모습에만 집중하느라 그 과정을 보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간과하게 되고, 실패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게 된다.

끝으로, 추상적인 위험에 대해 경고해주어도 사람들은 고마워할 줄 모른다.(일어나지 않은 일은 모두 추상적이다.)


알렉산더 대왕이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실제 역사에서만 승리했을 뿐, 가상역사에서는 패배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가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다른 수많은 사람처럼 엄청난 위험을 떠안았지만 우연히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명했고, 용감했으며, (가끔)고상했고, 당시 최고의 교양을 갖췄다. 그러나 역사의 케케묵은 주석 속에 묻혀버린 수많은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트레이더가 되는 순간부터 몬테카를로 기법에 중독되어 운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이 기법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제시한 사례들도 대부분 몬테카를로 기법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계산 기법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다. <수학은 사고의 도구이지, 계산의 도구가 아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도 배우지 못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과거에 경험한 감정적 반응이 단기에 그쳤음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물건을 사면 장기간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사지 않으면 장기간 고통 받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파산한 트레이더들의 특징을 보면, 이들은 자신이 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으므로 불리한 사건을 피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들 모두 "이번에는 다르다" 또는 "우리 시장은 다르다"고 주장하며 체계적이고 지성적인 듯한 경제 논리를 내세웠다. 서점마다 이런 붕괴를 자세히 설명하는 책들이 널려 있었는데도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공개된 경험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누구나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하므로 정작 진단을 받게 되면 "왜 하필이면 내가?" 라며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역사는 실험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역사는 매우 강력해서 중장기적으로 시나리오 대부분을 실현하여 결국 악당들을 땅속에 파묻어버린다. 시장에는 나쁜 거래를 하면 대가를 치른다는 말이 있다. 확률을 연구하는 수학자들은 이를 우아하게 '에르고딕성'이라고 부른다. 표본경로가 아주 길어지면 결국 서로 닮게 된다는 뜻이다. 매우 긴 표본경로의 속성은 짧은 표본경로의 몬테카를로 속성과 비슷할 것이다. 1장의 로또에 당첨된 경비원은 1000년을 더 산다고 해도 로또에 다시 당첨되기 어려울 것이다. 능력이 있는데도 인생에서 불운을 맞이한 사람들은 결국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다. 운 좋은 바보는 인생에서 운의 덕을 보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점차 불운한 바보들과 비슷한 상태가 될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장기 속성으로 돌아가게 된다. - 장기평균

사회에 유통되는 정보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라는 생각은 로버트 실러로부터 시작되었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재산을 얼마나 모았느냐보다 어떤 방법으로 모았느냐가 행복에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라.

어떻게 된 것인가? 온갖 정보를 입수했고, 완벽한 기록을 유지했으며, 정교한 수학까지 동원했는데 왜 실패했을까? 운이라는 유령 같은 존재를 잊었던 것일까/.

<시장의 하락 폭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가 동원한 레버리지가 너무 컸을 뿐이다.>더 충격적인 점은, 이들의 계산으로는 그 사건이 벌어질 확률이 1000000000000000000000000000년에 한번 이었다는 사실이다. 헨리는 '텐 시그마' 사건이라고 불렀다.


다윈의 적응성은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하는 종에 적용되는 것일 분 단기간에 대해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시간이 축적되면 운이 미치는 영향이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이다.>이때 장기적으로 상황이 균형을 이룬다고 말한다.

다음 주 시장이 상승할 확률이 70%, 하락할 확률이 30%라고 가정하자. 하지만 상승한다면 그 폭이 평균이 1%인 반면, 하락한다면 평균 10%라고 가정하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은 낙관적인가, 비관적인가?

낙관적 또는 비관적이라는 용어는 실제로 불확실성을 다루지 않는, TV 해설자나 위험을 다룬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이다. 게다가 투자자나 사업가가 받는 보상은 확률이 아니라 돈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아니라,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얼마를 버느냐이다.

A:검은 백조는 없다. 내가 백조 4000마리를 보았는데 검은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B:백조가 모두 흰 것은 아니다

나는 부시 대통령의 인생에 대해 철저한 통계조사를 완료했다. 58년 동안 약 2만 1000회 관찰했는데, 그는 한 번도 죽지 않았다. 따라서 높은 통계적 유의로도 그가 불사신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식을 따른다. 이런 과정을 억지로 합리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이것을 <경로 의존적 결과>라고 부르는데, 이 때문에 행동을 계량 모델화하려는 시도가 번번히 좌절되었다.

정보 시대에는 사람들의 취향이 동질화되기에 이런 불공평한 결과가 더 첨예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의 취향을 사로잡는 자가 거의 모든 고객을 독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인과관계가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1년 동안 공부해도 전혀 배우지 못할 수 있지만, 허망한 실적에 상심해서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갑자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이런 비선형성 때문에 사람들은 희귀사건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운에 좌우되지 않고 성공하는 길이 많음에도 끝까지 끈기를 발휘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은 보답을 받는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시장이 하락했을 때 증권을 매수하면 이득을 얻지만, 사람들은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전혀 매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부분 보상을 받기 직전에 포기해 버린다.>


<서문에서 나는 사람들이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위험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한다고 언급했다.> 과학자들이 이를 조사했다. 과학자들은 조사 대상자들에게 장래 주가의 98%가 포함되도록 주가 상한선과 주가 하한선을 예측해달라고 요청했다. 분석 결과 이런 상하한선을 벗어나는 예측치가 매우 많아서, 무려 30%에 이르렀다. 이런 오차는 훨씬 심각한 문제에 기인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자신이 틀릴 확률은 과소평가 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오디세우스의 신화 이야기가 소개 됩니다. 오디세우스가 항해 중 세이렌의 유혹의 노래를 듣지 않으려 귀와 눈을 막고 심지어 돛대에 몸을 묶어 달라고 해서 유혹 당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나심 탈렙은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배워야할 첫 번째는 우리가 오디세우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껏해야 귀를 틀어낙는 선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거죠. 우리는 단지 내가 운에 속기 쉽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감성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 만큼만 똑똑합니다.


우리는 수도 없이 때로는 차트를 보고 때로는 기사를 보며 시장의 유혹에 빠집니다. 인간의 뇌는 움직이는 물체에 빠르고 강렬하게 반응합니다. 진화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에 할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분봉 차트는 사람을 현혹 시킵니다. 황진이의 매력적인 춤에 늙고 공부가 오래된 고승도 넘어갔습니다. 물론 서경덕처럼 황진이에게 유혹되지 않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인간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하락장이든 상승장이든 시장을 직시하고 도망가지 않아야 나중에 실력이 쌓이고 고수가 된다고 합니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장시간에 차트도 뉴스도 잘 보지 않습니다. 주식을 충동적으로 급하게 사거나 팔 수 없게 하는 조치들도 만들어두고 있습니다. 나는 서경덕도 오디세우스도 아닙니다. 그냥 도망치고 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세이렌이든 황진이든 저는 있는지도 모르게 살고 싶습니다. 변두리 개미의 생존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