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요약 2부로 돌아왔습니다. 연휴를 보내고나니 쌓인 일들이 좀 있어 늦어졌네요. 2부에서는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15가지 포인트 중 6번부터 10번까지의 포인트를 정리하겠습니다.
피셔는 영업이익률의 개선방식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영업이익률을 방해하는 요소가 워낙 많기 때문에 기업이 영업이익률을 유지시키거나 상승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매년 연봉이 인상되며 인건비가 증가하고, 점진적 인플레이션에 의해 원재료와 생산설비의 가격이 상승한다. 따라서 2015년에 낸 1000억의 매출액과 2020년에 낸 1000억의 매출액, 두 해의 매출은 같지만 2020년의 영업이익이 훨씬 낮은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멀티플과 EPS가 모두 떨어졌으므로 자연스레 기업의 가치와 주가레벨은 2020년에 더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영업이익률의 개선은 매우 중요한데, 단순히 영업이익률이 높아진다고 무작정 긍정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원가 상승분을 판가에 연동하는 것만으로 이익률을 개선시키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원재료의 가격이 변동하게 되면 그에 따라 이익률은 다시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
원가를 절약할 수 있는 새로운 생산장비의 개발이나 효율적인 공정 연구, 새로운 방식의 물류나 운송 등의 방법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이익률을 높이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가장 큰 보상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우리는 원가의 상승부담을 판가 조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접해오기도 했다. 그래서 언뜻보면 피셔의 6번 포인트가 조금 갸우뚱할 수도 있는데 여기서 이야기한 것은 브랜드 파워라든가, 네트워킹,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지속적 판가인상이 아니라 기업들간 제품의 품질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 원자재 가격변화에 따라 판가가 변동될 수밖에 없는 기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쉽게 예를 들어보면, 화학업체나 철강, 정유 같은 것들. 급격한 시장 자체의 위축이나 경쟁심화 우려때문에 판가를 마음껏 올릴 수도 없는.
결국은 사실수집! 기업 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변화가 영업이익률의 상승을 일으키는가 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사 관계가 좋지 못한 기업들은 파업으로 인한 직접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근로 의욕 자체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낮은 생산성 문제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노사 관계가 나쁜 기업은 투자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그럼 이것을 어떻게 구분하는가? 노조가 있냐, 없냐로 구분할 수는 없다. 노사관계가 매우 좋은 기업인데도 직원이 모두 노조에 가입되어있을 수도 있고 파업이 전혀 없는 기업인데도 노사 관계가 좋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로 군대...? 갈등이 몰고 올 파장이 두려워 갈등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결코 행복한 관계라 할 수 없다고...
노사 관계도 사실수집을 통해 파악이 가능하다. 또 정량적인 지표로도 어느정도 확인이 가능한데 그것은 바로 이직률이다. 피어그룹에 비해 이직률이 낮고, 입사희망자가 많은 기업이라면 노사 관계나 인사 정책이 양호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또 임금 수준도 중요하다. 만약 피어그룹 대비 높은 임금을 제공함에도 준수한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기업은 양호한 노사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임금은 근로자의 근무자세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줄 수는 없다. 이익률을 위해 근로자들에게 낮은 임금을 줘야만 하는 기업이라면 투자대상으로서 가치가 없다...
임원들은 기업의 미래를 쥐고 있기 때문에 서로간에 좋은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서로에 대해 두터운 신뢰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파벌이 아니라 능력을 통해서 승진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온 임직원에게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사 내에서 정치질할 연구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더 열심히 일할 것이기 때문이다.
승진을 위해서 라인을 잘 타야하고 누군가의 일에 훼방을 놓아야하는 분위기를 가진 기업이라면 당연스럽게 성장도 힘들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업이 훨씬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기업이 작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규모가 커짐에 따라 최고 경영자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는 없다. 따라서 재능있는 기업 경영진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고 경영진은 능력을 통해서 승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8번 포인트가 선결과제일 것이다.
또 권한의 위임이 매우 중요하다. 각각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경영진들이 최고 경영자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고, 또 이들이 다시 직원들에게 적절히 권한을 위임할 때 임직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경영진들은 직원들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 자체부터가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경영방침과 다른 제안을 듣게 되더라도 이것을 묵살하지 않는 경영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제품만 만들어 파는 기업이라면 원가 분석이 굉장히 쉬울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대체로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여러 개의 사업부를 가지고 있다. 이 때 제대로된 원가 분석과 회계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생산량 조절, 가격정책, 판촉활동, R&D, 자본배분과 같은 기업활동들이 회계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커피 한 잔의 원가라고 하면, 커피 한 잔을 추출하는 데 들어간 원두의 가격만을 생각하는 경우들이 꽤 많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원가율이 엄청 낮으니 커피 장사의 이익률이 굉장히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커피 한 잔의 원가에는 원두가격뿐만 아니라 인건비, 수도광열비, 공간 임차비용, 커피머신의 감가상각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고정비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팔아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홀 손님보다는 테이크 아웃으로 많이 파는게 좋다. 카페와서 아메리카노 하나 시켜놓고 몇 시간씩 죽치고 있는 손님이 있으면 적자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원가분석, 회계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면 상황이 훨씬 복잡한 기업에서는 올바른 가격책정을 하지 못할 것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광고를 하며 수익률이 낮은 곳에 자금을 투입하는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도 회계에서 구멍이 나면 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의 입장에서 회사의 원가분석 능력이 어떤지, 회계 능력이 어떤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직접 실사를 하며 다 계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회계 담당자가 작성한 자료를 보는 것, 그리고 회계 담당자가 올바르게 작성을 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 다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을 위해서라도 그 기업의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숫자 하나하나를 맞출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회사가 어디에 더 투자를 해야하는지, 어떤 제품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회사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 맞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나머지 5가지 포인트와 전반적인 책 정리는 3부에서 마저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