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자원, 희소성
우리가 살다가 어떤 한 기회를 쟁취하는 대신, 다른 기회를 날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때,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기회를 기회비용이라고 하는데 경제학에서는 선택하지 않은 대안 중 최선책에 대한 비용과 선택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의 합계를 의미한다. 하지만 헷깔리는 경제학 용어 중에는 매몰비용이라는 것도 있다.
경제학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고 명시한다. 이를 희소성의 원칙이라고 한다. 돈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간에 세상에 존재하는 자원에는 한계가 있고 우리는 이 한정적인 자원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해야한다.
기회비용
경제학에서 저명한 교수인 그레고리 맨큐가 있다. 맨큐 교수가 쓴 글 중 10가지 원칙에서 "세상에는 공짜 점심은 없다"고 하는 원칙이 있는데 이 개념이 기회비용을 가장 잘 설명한다.
기회비용은 영어로는 "OPPORTUNITY COST"라고 하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선택맏지 못한 가치들 중 가장 이익이 클 것이라고 예상되는 선택지의 가치, 우리가 내린 선택으로 지불해야하는 비용이다.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면 A씨는 주말을 맞아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한다고 카페에서 2만원, 영화 1만원, 식사 3만원이 사용된다고 가정한다.
그런데 A씨가 데이트를 안하고 주말에 회사에 나와 일을 한다면 시급 10,000원에 주말수당 1.5배로 15,000 × 8시간 = 120,000원을 벌 수 있다.
만약, 친구들과 놀러간다면 당구비 3만원, 술값 5만원, 피씨방 1만원으로 9만원이 사용된다. 이렇게 여러 선택 중 A씨가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치러야 할 기회비용은 12만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답은 아니다.
※ 기회비용 = 암묵적 비용 + 명시적 비용
우선, 기회비용을 계산할 때는 선택받지 못한 대안들 중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대안의 가치를 찾는다. A씨의 케이스는 주말에 일 할때 얻는 12만원이 된다. 여기에 내가 데이트하면서 쓴 돈을 더해야 한다.
그 이유는 기회비용이라고 하면 우리가 선택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여러 다른 대안들 중 가장 이익이 큰 대안의 가치만을 생각할 수 있는데 만약, 데이트 하는 대신 일하는 것을 선택했다면 데이트 비용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A씨의 기회비용은 12만원 + 데이트비용 6만원까지 더해 18만원이 된다. 경제학에서 회사에서 일해서 벌 수 있었던 12만원을 "암묵적 비용"이라고 한다. 실제로 실행되지 않았기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를 선택하는 대가로 놓친 금액이란 뜻이 된다. 그리고 데이트 비용 6만원은 "명시적 비용"이라고 한다. A씨가 실제 데이트하고 지출하 돈이기 때문이다. 기회 비용은 이렇게 "암묵적 비용 + 명시적 비용"이다.
기회비용의 한계
우리는 인간이기에 어떤 선택에 대해 양자택일을 해야한다. 즉, 선택이라는 갈림길에 서는 것이다. 만약, 내가 선택한 결정에 대해 수치화된다면 가장 높은 이익을 주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우리는 대게 암묵적이다.
만약, 내가 밤을 새고 친구와 놀았다면 내 몸에 가해지는 데미지는 수치화할 수 없고 친구와 놀았던 즐거움도 수치화할 수 없다. 이처럼 우리의 행동과 대안들의 가치를 판별하기는 어렵다.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는 존재이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다.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돈을 쓰고 배달 시켜 먹고 택시를 탄다. 그리고나서 돈이 없다고 후회한다. 그러나 어떤 이는 합리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자신에게 명백히 손해이지만 대의를 위해 희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기회비용의 한계이다.
매몰비용
매몰비용이란 경제학에서 이미 발생하여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의미한다. "묻혀 버린 비용"으로 경제적 의사결정에서 매볼 비용은 지나간 것으로 취급되기에 투자를 계속 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할 때 고려되지 않는다.
가장 쉬운 예시로 재미없는 영화를 예매하고 말았다. 그런데 돈이 아까워서, 아니면 어쩌면 마지막에 반전이 있을까하는 기대에 영화관에서 도중에 나가지 않고 끝까지 앉아 보는 것이다.
우리가 마이너스인 주식을 계속 사는 이유도 이미 그 주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매몰비용의 오류 때문이다. 이렇듯, 매몰비용은 미래에 발생할 결과가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쓴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서 더 현명한 선택을 못 하는 것이다. 한국속담으로는 "엎지러진 물"이다.
콩코드 오류
이 말은 역사적 오류에 의해 생겼다. 콩코드란 1962년 영국의 브리티쉬 에어웨이와 프랑스의 에어 프랑스가 공동개발로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이다. 한때, 미국 항공회사 보잉을 압도했지만 운영과정에서 승선인원이 적고 연료비가 비싸다보니 과도한 운송비가 책정되었다. 그래서 사업성이 다른 여객기보다 떨어졌다.
이 때문에 콩코드 비행기 생산을 중단해야한다는 평가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콩코드 프로젝트에 투자한 사람들은 이미 너무 많은 돈을 들였기에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없었고 결국 적자를 이어가다 2003년에 운항을 중단하게 된다. 이렇게 매몰비용을 고려한 잘못된 의사결정의 오류를 두고 심리학자들은 "콩코드 오류"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우리가 선택하는 것에는 희생이 뒤따를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매몰비용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한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