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자컴퓨터


비트코인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늘 가지는 공통된 질문들이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비트코인에 가장 위협이 되는 기술로 알려진 양자컴퓨팅 기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양자컴퓨팅 기술이 아직 현실에서 쉽게 이용되지는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양자컴퓨터는 구글에서 개발한 Sycamore다. Sycamore는 53큐비트 양자컴퓨터로 2019년 10월에 발표되었다. Sycamore는 양자 우월성이라는 성과를 달성하면서 기존 PC보다 빠른 계산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 속도


이렇게 말하면 이해가 잘 안 가니까 예를 들어보자. Sycamore는 49큐비트 게이트를 시뮬레이션하는데 200초가 걸린다. 그런데 이걸 일반 PC로 작업하려면 10,000년 이상이 걸리게 된다. 그러니까 Sycamore가 일반 PC보다 10,000배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꾸 이야기하는 큐비트란 양자 컴퓨터의 기본 단위다. 일반적인 디저털이 0과 1, 그러니까 2진법을 이용하지만, 큐비트는 0과 1의 중첩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퀀텀 시스템이다. 따라서 큐비트는 0과 동시에 1일 수 있다. 이쯤되면 양자 세계에서 통상 이야기하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3. 상용화


그러니까 기존 PC 시스템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컴퓨터가 양자컴퓨터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이런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이 워낙 비싸다보니 아직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된다. 참고로 구글이 개발한 Sycamore의 개발비는 수억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양자 컴퓨터 하나에 수천억을 태울 수 있는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사실상 구글과 몇몇 글로벌 공룡기업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웬만한 개발도상국 1년치 예산과도 맞먹는 비용이기 때문에, 양자컴퓨터를 일반 대중이 이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상상하기 어렵다. 다만 국가 기관 정도가 이용할 수 있는 시기는 분명히 멀지 않은 미래에 오게 될 것이다.


4. 비트코인에 어떤 위협?


그렇다면 왜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위협이 된다고 하는 것일까? 가장 우선적으로는 암호를 맞추는데 드는 계산 능력이 앞서 말했듯 일반 컴퓨터에 비해 10,000배나 빠르기 때문에 비트코인 채굴 시스템이 사실상 무력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보호하는데 이용되는 알고리즘 SHA-256을 빠르게 해독할 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암호화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


비트코인 지갑 또한 해킹이 가능해진다. 비트코인 지갑은 개인 키로 보호가 되는데 개인 키는 비트코인 주소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제공하는 긴 숫자와 문자열이다. 문제는 양자 컴퓨터가 개인 키를 빠르게 추출해서 비트코인을 훔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데 있다.


5. 네트워크


비트코인에 대항하는 양자컴퓨터가 현실에서 존재한다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에서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51%공격이나, 빠른 계산 속도를 통한 채굴풀의 무력화, 가격조작 같은 일들도 가능해진다. 이런 생각을 하면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쉽다. 2009년 처음 나타난 비트코인의 기술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은 너무도 합리적이다.


어쩌면 양자컴퓨터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비트코인 신뢰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비트코인이 신뢰할 수 있느냐는 매우 근본적인 문제 말이다. 사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작은 처리용량과 느린 속도로 늘 의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번 BRC-20 계열 토큰의 민팅으로 비트코인 처리속도가 매우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과연 비트코인은 이대로 괜찮은 걸까?


6. 반대 목소리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에 그다지 위협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목소리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는데는 시간이 여전히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 개발은 여전히 초기단계에 있으며, 그것이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발달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될 것이다.


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들의 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합리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트코인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과거에도 블록당 처리 용량을 늘리는 문제를 가지고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캐시 등 다양한 알트가 등장하기도 했었다. 2021년 11월에는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참고로 비트코인 진영에서는 이미 양자 내성 해시 함수를 개발중에 있다고 알려져있기도 하다.


7. 사실상 모두에 위협


비트코인의 느린 처리 속도와 관련해서 아마도 비트코인은 현재의 인터넷과 같이 기본적인 환경을 조성할 뿐, 그외 실제 서비스들은 그 위에서 레이어2, 레이어3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미래다. 향후에는 대부분의 비트코인 송금 또한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이 지나치게 초기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다.


참고로 양자컴퓨터의 대중화는 비트코인에만 위협이되는 게 아니다. 비트코인이라는 강력한 암호화 시스템에 문제가 된다면 지금의 일반인들이 이용중인 보안 시스템 대부분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개인의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 등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양자컴퓨터는 사실상 인류의 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가 나타나면 그에 합당한 보안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고, 비트코인은 그보다 더 빨리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질 것이다.


8. 비트코인


결국 비트코인과 양자컴퓨터에 대한 논쟁을 할 때 깨닫게 되는 것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지나치게 초창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가격이 30K 밑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불과 2-3년 뒤에는 300K 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여전히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마다 찾아오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된 자산을 신뢰하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에 위협이 된다고? 그렇다면 지금 통장에 있는 현금, 주식 계좌의 주식들, 지적재산 등 사실상 모든 자산들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트코인은 노드들의 합의를 통해 언제나 그랬듯 올바른 길을 찾아갈 것이고, 10년 뒤에도 여전히 남아있을 유일한 코인은 사실상 비트코인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