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씨티뱅크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야할 뉴스는 씨티뱅크의 예금 토큰화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은행인 씨티뱅크가 고객의 예금을 전 세계 어디로든 즉시 보낼 수 있는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할 것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국제 송금에 관련해서는 이렇게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봐야만 이 소식의 진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XRP에 이 소식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알아보겠습니다.


2. 대상


일단 이번 예금 토큰화 서비스 제공은 개인이 아닌 기관 고객들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보다는 기관 같이 거대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우에 제공되는 것이므로 개인이 체감을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토큰화 된 예금이 모든 은행으로 이동 가능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은행간 국제 송금은 규약상 스위프트를 통해 이동하게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국제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쉽게 통제를 하기 위함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스위프트망을 막아버렸던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3. 토큰화


그러니까 씨티은행이 토큰화를 통한 자금 이동을 지원한다고 해서 모든 은행이 동일한 방법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다만 국가간 씨티은행간의 자금 이동에 토큰화를 이용하면 고객을 묶어두면서도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많은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리플의 XRP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물론 좋지 않습니다. 리플은 기본적으로 스위프트를 대체한다는 야망을 가지고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분명 다릅니다. ODL 역시 나름 잘 구축되어있어 국제 송금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수수료도 낮고, 제휴된 은행간 송금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4. 리플은


그렇지만 만약 은행들이 이런식으로 전 세계에 뻗어있는 자사의 고객들에게 토큰화 된 예금이동을 지원한다면 리플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합니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세계 어디로 가나 자신들의 은행을 이용하게 할 수 있고, 송금 수수료도 저렴해질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어디까지나 중앙화된 통화와 은행에 익숙한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탈중앙화와 익명성에 기초한 사람들은 이런 중앙화된 서비스를 이용하기보다 여전히 암호화폐를 이용할 겁니다. 그리고 XRP는 실제 거래소간 자금 이동에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으며, 이런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겁니다.


5. 흉내내기


은행들의 이러한 블록체인 흉내내기는 결국 중앙화된 힘을 더 강력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뿐입니다. 따라서 탈중앙화를 내건 많은 암호화폐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은행들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느끼는 속도와 높은 수수료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암호화폐는 단순히 속도나 기술뿐 아니라 코인이 가지는 고유의 가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기능 때문에 추앙받는 게 아닙니다. 비트코인의 가치와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지금의 지위를 가지게 된 겁니다. 리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명확한 가치와 미래 비전 없이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게 코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