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놓인 로켓배송 상자를 뜯으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쿠팡은 매일 이렇게 많은 물건을 배송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벌까?"
저 역시 쿠팡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가끔 궁금해지곤 합니다.
주문한 상품이 다음 날 도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집에서 간편하게 받을 수 있으니 이용자가 많을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최근 발표된 쿠팡의 실적을 보면 조금 의외의 결과가 나옵니다.
2026년 3분기 매출이 무려 14조원을 넘어섰는데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입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오히려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미국 주식시장의 반응입니다.
이렇게 큰 적자를 발표했는데도 쿠팡 주가는 하루 만에 약 12% 상승했습니다.
보통 기업이 적자를 발표하면 주가가 떨어질 것 같은데, 쿠팡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셈이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은 쿠팡의 2026년 3분기 실적부터 적자가 발생한 이유, 주가 급등 배경과 앞으로의 투자 변수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쿠팡 3분기 실적, 매출 14조원인데 적자 전환?
먼저 쿠팡의 3분기 실적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쿠팡의 미국 상장 모회사인 쿠팡Inc는 2026년 11월 3일 미국 현지시간 기준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분기 매출은 99억6,200만달러였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4조2,209억원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단순히 생각해도 엄청난 금액이죠.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은 92억6,700만달러였는데요.
1년 사이 달러 기준 매출이 약 7% 증가했습니다.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제외한 기준으로는 11% 성장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쿠팡의 사업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매출 아래에 있는 영업이익입니다.
쿠팡의 3분기 영업손실은 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6,423억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억6,2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입니다.
순이익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번 분기 순손실은 5억100만달러로, 원화 기준 약 7,151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9,5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큰 폭의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매출은 늘었는데 실제로 남긴 돈은 오히려 줄어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쿠팡은 올해 얼마나 많은 손실을 기록했을까요?
2026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2억4,800만달러입니다.
같은 환산 기준으로 약 1조7,811억원에 해당합니다.
9개월 동안 영업손실이 1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입니다.
다만 매출이 증가했다는 사실과 적자가 확대됐다는 사실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매출 증가가 이익 증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은 늘었는데 왜 이익은 줄어들었을까?
쿠팡의 실적을 이해하려면 매출원가와 영업비용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면 매출이 발생하지만, 그 금액이 모두 이익으로 남는 것은 아닙니다.
상품을 매입하는 비용부터 물류센터 운영비, 배송 관련 비용, 인건비 등 다양한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쿠팡 실적에서는 이러한 비용 부담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2026년 3분기 매출원가는 74억100만달러였습니다.
전체 매출 99억6,200만달러의 약 74.3%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약 70.6%였습니다.
1년 사이 매출원가율이 약 3.7%포인트 높아진 것입니다.
매출 100달러를 올렸을 때 지난해에는 원가를 제외하고 약 29.4달러가 남았다면, 올해는 약 25.7달러가 남는 구조로 바뀐 셈입니다.
여기서 일반관리비와 기타 영업비용까지 차감하면 실제 영업손익이 결정됩니다.
이번 3분기 매출총이익은 25억6,100만달러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은 줄어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영업비용을 충분히 줄이지 못하면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분기에는 비용을 크게 늘린 특별한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바로 인천 물류센터 화재입니다.
쿠팡 적자 원인, 인천 물류센터 화재가 얼마나 영향을 줬을까?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물류센터 화재 관련 비용입니다.
2026년 7월 인천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쿠팡이 임차해 사용하던 물류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쿠팡은 이번 3분기 실적에 화재 관련 손실 2억4,800만달러를 반영했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3,540억원입니다.
이번 분기 전체 영업손실이 약 6,423억원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금액입니다.
단순히 비율로 계산하면 화재 관련 비용이 영업손실의 약 55.1%에 해당합니다.
즉, 이번 분기 적자 규모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 화재 관련 손실로 반영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재가 없었다면 쿠팡은 흑자를 기록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쿠팡이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화재 관련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손실은 2억200만달러입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2,883억원입니다.
따라서 이번 적자를 전부 물류센터 화재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화재 비용이 실적에 큰 부담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제외해도 적자가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더욱이 이러한 화재 제외 수치는 회사가 비교 목적으로 제시한 조정 수치입니다.
회계상 실제 영업손실은 4억5,000만달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앞으로 쿠팡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는 것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수익성도 회복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로켓배송 본업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졌다
쿠팡의 사업을 살펴볼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상품 커머스입니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마켓플레이스 등 국내 핵심 유통사업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쿠팡이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번 3분기에는 이 상품 커머스 사업에서도 수익성이 약해졌습니다.
상품 커머스 부문의 매출은 83억7,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습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약 8% 성장한 것입니다.
본업 매출은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품 커머스 부문의 조정 EBITDA는 3억8,5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억5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45% 감소했습니다.
조정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반영하기 전의 조정 수익성 지표입니다.
순이익이나 영업이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사업의 수익성을 비교할 때 활용됩니다.
이 지표를 매출액으로 나눈 상품 커머스 부문 조정 EBITDA 이익률은 4.6%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매출은 늘었지만 그 매출에서 창출하는 조정 이익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쿠팡이 앞으로 실적을 회복하려면 바로 이 부분이 개선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화재 관련 비용은 일회성 성격이 있지만, 본업의 수익성 하락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기업가치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만 로켓배송 투자도 적자 부담을 키웠다
쿠팡이 돈을 많이 쓰고 있는 분야는 국내 물류사업만이 아닙니다.
해외사업과 신규 서비스 확대에도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사업을 크게 상품 커머스와 성장사업 부문으로 나누어 발표합니다.
성장사업 부문에는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파페치 등 다양한 사업이 포함됩니다.
이번 3분기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5억8,8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3% 증가했습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약 27%입니다.
이 부분만 보면 신규사업의 성장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 EBITDA 손실은 2억6,9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 분기에만 약 3,839억원에 해당하는 조정 손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손실은 2억9,200만달러였기 때문에 손실 규모 자체는 약 2,300만달러 줄었습니다.
신규사업이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보다는 일부 개선된 셈입니다.
쿠팡은 특히 대만 시장에서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도 로켓배송과 유사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물류센터와 배송망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전략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매출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수익을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성공한 물류 모델을 해외에서도 수익성 있게 운영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