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회사 동료에게 전세 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는데 집주인이 아들이 들어와 살 예정이라며 나가달라고 했단다. 결국 다른 집을 구해 계약까지 마쳤는데, 뒤늦게 아들이 다른 곳에 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애초에 실거주 갱신거절이 정당했던 걸까? 궁금해서 관련 법과 판례를 찾아봤다.
아들이 산다면 갱신거절이 가능할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르면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다.
아들도 직계비속이므로 법에서 인정하는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단순히 아들이 들어온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2023년 대법원은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임대인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거주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진정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아들이 안 들어오면 계약갱신청구권은?
동료가 가장 궁금해했던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들이 입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이 자동으로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실제로 입주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사정이 바뀌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처음부터 입주할 생각이 없었다면 부당한 실거주 갱신거절이 문제 될 수 있다.
특히 동료처럼 이미 다른 집을 계약했다면 단순히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문제보다 갱신거절의 정당성과 손해 발생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손해배상은 언제 가능할까?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손해배상 규정도 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다.
이때 임차인은 법에서 정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아들이 입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법정 손해배상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제3자에게 다시 임대했는지, 처음부터 실거주 의사가 없었는지 등을 구분해야 한다.
허위 실거주로 인한 별도의 불법행위 책임이 문제 될 여지도 있지만, 구체적인 증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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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금액은 얼마나 될까?
법정 손해배상이 인정되면 별도의 배상액 합의가 없는 경우 다음 세 가지 중 가장 큰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첫째,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이다.
둘째, 새 임차인에게 받은 환산월차임과 기존 환산월차임의 차액을 2년간 계산한 금액이다.
셋째, 갱신거절로 실제 발생한 손해액이다.
이사비나 중개수수료, 새로운 집을 구하면서 추가로 부담한 비용도 손해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비용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개인적으로 동료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한 부분도 증거를 남겨두라는 것이었다.
집주인이 아들의 입주를 통보한 문자, 통화 기록,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시점, 새로운 임대차계약서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후 실제 누가 거주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중요하다. 전입세대 확인 등은 법에서 정한 신청 자격과 절차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아들이 다른 집에 살기로 한 시점이 언제였는지가 핵심이다.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는지, 실제 계획이 변경된 것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치며✔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된 권리다.
하지만 집주인의 정당한 실거주 역시 법에서 인정하고 있다.
이번 동료 사례처럼 실거주 갱신거절 이후 계획이 달라졌다면 무조건 손해배상이 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처음부터 허위 사유였는지 의심된다면 관련 기록을 확보하고 법률 검토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계약을 여러 번 경험하면서 느끼는 것은 분쟁이 생긴 뒤에는 결국 기록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말로 주고받은 약속보다 언제,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내 권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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