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AXP)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직원의 약 5퍼센트를 줄이겠다고 밝혔고, 주가는 3.68퍼센트 빠진 313.22달러로 마감했음. 조정 주당순이익은 4.68달러로 시장 예상 4.48달러에서 4.50달러를 넘었는데, 매출은 200억 6,000만 달러로 예상 201억 2,0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쳤음. 감원 이유가 AI 준비라고 설명된 점이 이번 발표의 가장 큰 화제였음.


먼저 감원 내용부터 보자. 스티븐 스퀘리(Stephen Squeri) 대표는 실적 설명회에서 전 세계 인력의 약 5퍼센트를 줄이고 이와 관련해 세전 3억 3,600만 달러의 구조조정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한다고 밝혔음. 아멕스 직원 수가 지난해 말 약 7만 7,000명이었으니 약 3,500명이 해당됨. 크리스토프 르카이엑(Christophe Le Caille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에서 이번 구조조정이 회사를 더 날렵하고 민첩하게 만들고 AI에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음. 그는 최적으로 구성되지 않은 업무를 자동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는데, 쉽게 말해 먼저 조직을 정리해야 AI를 제대로 쓸 수 있다는 논리임. 스퀘리 대표는 이 개편이 계층을 줄이고 관리 범위를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AI 어시스턴트가 시스템 안에서 제멋대로 움직이게 두지는 않겠다고도 말했음. 이 비용은 회사가 보유하던 글로벌 비즈니스 트래블 그룹(GBTG) 지분을 판 이익 일부로 충당한다고 했음.


사업 자체는 탄탄했음. 매출은 9퍼센트 늘어 사상 최대인 200억 6,000만 달러였고 10분기 연속 기록 경신이었음. 청구 금액(billed business), 즉 카드로 결제된 총액은 8퍼센트 늘어 4,540억 달러였고, 여행과 엔터테인먼트가 10퍼센트, 항공이 13퍼센트, 식당이 9퍼센트, 일반 상품과 서비스가 7퍼센트 늘었음. 순카드 수수료 수입은 16퍼센트 늘었음. 순이익은 37억 1,000만 달러로 28퍼센트 늘었고 희석 주당순이익은 5.42달러였음. 다만 이 수치에는 GBTG 지분 매각에서 나온 세전 9억 8,200만 달러의 이익이 들어 있어서, 이를 빼고 구조조정 비용을 반영한 조정 주당순이익이 4.68달러임. 주주 환원은 22억 달러였고 자기자본비율(CET1)은 10.9퍼센트였음. 총비용은 마케팅과 카드 혜택 지출이 늘어 9퍼센트 증가한 145억 달러였음.


그럼 왜 주가가 빠졌을까. 몇 가지가 겹쳤음. 첫째, 매출이 예상에 조금 못 미쳤고 회사는 그 원인 일부를 소규모 사업자 제휴 카드 철수와 아마존 카드 포트폴리오 매각에서 찾았는데, 이 때문에 청구 금액 성장이 약 0.6퍼센트포인트 줄었음. 둘째, 법적 비용이 컸음. 아멕스는 금융범죄 준법 관련 새 동의명령과 통화감독청(OCC)의 민사 벌금을 포함해 약 4억 달러, 주당 0.51달러의 법적 충당금을 쌓았음. 일주일 전에 보도된 이 규제 이슈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임. 셋째,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을 17.60달러에서 17.90달러로 좁혔는데, 하단은 17.30달러에서 올렸지만 상단은 그대로여서 기대를 크게 넘어서지는 못했음. 일부 보도는 이 전망을 다른 기준으로 18.30달러에서 18.60달러로 전하고 있는데, 이는 GBTG 이익을 포함한 기준 차이로 보이므로 사용하는 숫자의 기준을 확인해야 함.


이번 감원이 더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금융권 전체의 흐름과 맞닿아 있기 때문임. CNBC는 은행들이 반복적인 업무를 AI 자동화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음. 실적이 좋은 상태에서 감원을 발표한 건 AI로 비용 구조를 먼저 바꾸려는 선제적 행동이라는 해석이 가능함. 반대로 이는 카드 업계가 소비 둔화가 아니라 비용 압박과 규제 비용 때문에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음.


조심해서 볼 점이 있음. 첫째, 감원과 AI 도입은 별개의 일이고, 감원이 실제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려면 AI가 맡는 업무가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야 함. 둘째, 규제 부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임. 동의명령이 이어지는 동안은 준법 비용이 계속 들 수 있음. 셋째, 프리미엄 카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과 카드 혜택 지출이 늘고 있고, 이 비용이 이익률을 갉아먹을 수 있음. 넷째, 소비가 계속 튼튼해야 청구 금액 성장이 유지됨. 유가가 100달러를 넘는 환경에서는 소비 여력이 변수가 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이번 발표는 호실적과 감원이 같은 날 나온다는 점에서 금융권 AI 전환의 현실을 보여줬음. 돈을 잘 벌 때 조직을 바꾼다는 선택은 합리적이지만, 시장은 그 비용이 지금 얼마이고 효과가 언제 나오는지를 먼저 계산했고, 그 답은 앞으로 몇 분기의 비용 구조에서 확인될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