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5%대 급락했다. 미국발 AI 반도체 거품론과 중국 메모리업체의 공세가 겹친 '쌍끌이 충격'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장중 5000대로 밀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6% 떨어진 6,035.35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낙폭이 커지면서 오전 9시 47분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2개월 만에 발동됐다. 오전 한때 지수가 5000대까지 주저앉았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간신히 6000선을 지켰다.
삼성전자 7%대, SK하이닉스 10%대 폭락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주역은 반도체 대형주였다. 삼성전자는 7.39% 급락한 2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0% 넘게 폭락하며 144만3,000원까지 밀렸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1,054조원으로 줄어 1,000조원 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브로드컴·인텔 CEO 잇단 경고…호주 AI 데이터센터 IPO 철회도 겹쳐
이번 급락은 글로벌 시장에서 불거진 AI 반도체 거품론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전날 혹 탄 브로드컴 CEO와 립부 탄 인텔 CEO가 AI 관련 자금 조달 위험을 잇달아 경고한 것이 시장을 뒤흔들었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호주 AI 데이터센터 기업 퍼머스그리드가 지난주 수요 부진을 이유로 50억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사실도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CXMT 차세대 D램 계획, 메모리 과점체제에 균열 우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차세대 D램 생산 계획 발표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테크놀로지 3사가 구축해온 과점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하반기 코스피 -28.8%…주요국 중 최대 낙폭
이날 급락으로 코스피지수는 하반기 들어서만 28.8% 떨어져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21.3%)과 미국(4.1%) 증시는 오히려 상승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2.0%)와 일본 닛케이225지수(-3.1%)도 하락했지만, 낙폭은 코스피지수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시사점
이번 급락은 그동안 반도체 성장 서사에 기대 고금리 부담과 수급 공백을 버텨온 코스피지수가, 공급 측(CXMT 증설)과 수요 측(AI 거품론) 양쪽에서 동시에 충격을 받은 사례로 볼 수 있다. 메모리 과점 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단기 심리적 요인을 넘어 실제 가격·점유율 경쟁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반도체 업황과 지수 흐름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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