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술주 시장에 계절성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많은 투자자분들의 마음도 타들어 가고 있으실 텐데요. 최근 5거래일 동안 스페이스엑스(SpaceX) 주가가 13%나 하락해서 주당 152달러 선까지 밀려났습니다. 이러한 하락세는 비단 스페이스엑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주 폭락장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건데요. 실제로 엔비디아(Nvidia)가 7%,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가 15% 가까이 빠지는 등 주요 반도체 및 인공지능 관련 종목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하락세를 바라보는 월가의 시선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투자은행 JP모건(JPMorgan)의 수석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는 지난 7월에 있었던 폭락 때처럼 인공지능 종목들이 빠르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는데요. 그 이유를 살펴보면 시장의 기초체력이 이전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 매수'를 하려고 들어오는 개미나 기관들의 매수세가 강하게 형성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저가 매수세 자체가 확연히 약해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주가 하락에 걸어두는 숏 포지션, 즉 공매도 물량도 시장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목됐습니다. 숏 포지션이 많아야 주가가 조금 오를 때 손실을 막으려는 숏 커버링, 즉 숏 포지션 청산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주가를 위로 강하게 밀어 올릴 수 있는데, 그 동력이 완전히 사라진 셈이죠. 또한 그동안 기술주 주가를 받쳐주던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잔여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져 있어 자칫 작은 충격에도 변동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주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깔려 있지만, 스페이스엑스를 둘러싼 장기적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에서는 스페이스엑스가 올 12월 테슬라(Tesla)의 주주총회 전에 두 회사의 합병을 기습 발표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는데요. 일론 머스크(Elon Musk) 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스페이스엑스의 기업 가치를 100조 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호언장담한 만큼, 시장에서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스페이스엑스가 테슬라를 인수하는 형태의 합병이 성사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역시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과 로보틱스 산업의 시너지를 감안할 때 스페이스엑스의 목표 주가가 100달러 선을 훨씬 넘어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놓인 차트상의 흐름은 다소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예상보다 뜨겁게 나온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여파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작동하면서 스페이스엑스 주가는 주요 지지선 아래로 내려앉았습니다. 차트의 추세를 나타내는 이동평균 convergence-divergence, 즉 MACD 지표가 아래쪽을 가리키며 매수세가 힘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당분간 주가가 145달러에서 148달러 사이의 지지대를 잘 지키고, 50일 이동평균선인 145달러 위에서 확실하게 안착해 주어야만 본격적인 단기 반등 추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지지선이 무너진다면 130달러에서 135달러 구간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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