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지며 '제로 성장' 문턱에 다다랐다는 경고가 나왔다.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초호황에 단기 성장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지만 길게 보면 추격형 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혀 한국 경제의 성장 방정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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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onga.com/news/amp/all/20261012/134826669/1

반도체 외에는 마땅한 버팀목이 없는 한국 경제가 2030년부터 역성장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초호황에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슈퍼사이클이 끝나면 허약해진 경제 체질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는 경고다. 약화된 성장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고 창의적 인재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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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 진단과 창조형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정책 과제

1. 서론: 단기 호황의 장막에 가려진 0%대 장기성장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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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하반기 현재, 한국 경제는 중대한 거시경제적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 표면적인 경제 지표는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긍정적인 신호를 발산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6년 8월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치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는 3.2%로 전망되며, 경상수지 흑자 폭 역시 특정 분기 기준 8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등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 호황의 이면에는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장기성장률의 심각한 붕괴가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이례적인 수출 호조가 경제 전반의 취약성을 은폐하는 '통계적 착시'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 최근 2026년 10월 12일 KDI, 니어재단, 한국경제학회, 산업연구원 등 주요 경제 싱크탱크들이 개최한 정책 포럼과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쇠락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쏟아졌다. 특히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장기 경제 성장률이 5년마다 약 1%포인트씩 하락해 온 이른바 '5년·1%포인트 하락의 법칙'이 고착화되었음이 실증적으로 지적되었다. 이 추세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는 당장 2026년 올해 장기성장 추세가 0%대에 진입하고, 2030년대를 기점으로는 잠재성장률 추락을 넘어 마이너스 성장(역성장)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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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 경제의 거시적 현주소와 장기성장 둔화의 실체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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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장기성장률 하락 궤적과 생산성 정체의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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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 성장률은 단기적인 경기 순환 요인이나 대외 충격을 제거하고, 한 국가의 경제가 노동, 자본, 기술을 투입하여 장기간 달성할 수 있는 평균적인 기초체력을 의미한다. 2026년 10월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경제정책 라운드테이블에서 KDI 연구진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실질 경제성장률은 2001~2010년 4.7%에서 2011~2019년 3.1%로 지속적으로 낮아졌으며, 이러한 하락 폭의 무려 66.9%가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세의 둔화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이나 자본의 양적 투입이 아닌, 기술 혁신, 제도 개선, 경영 효율화 등 보이지 않는 지식 자본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창출 능력을 뜻한다. 한국 경제가 과거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구가했던 고도성장은 선진국의 앞선 지식과 기술을 신속하게 모방하고 흡수하는 '모방형·추격형 인적자본 축적 모델'에 기반을 두었다. 그러나 이 모델은 글로벌 기술의 프론티어(최전선)에 도달한 현재 명백한 한계에 봉착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여 공장과 설비를 짓는 양적 팽창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스스로 새로운 원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지 못하는 한계 상황이 장기성장률을 0%대로 끌어내리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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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패러다임 구분

주도 요인 및 특징

한계점 및 결과

과거 (모방형 성장)

선진국 기술 벤치마킹, 대규모 물적 자본 투입, 주입식 교육을 통한 평균적 인적자본 양성

글로벌 기술 프론티어 도달 시 효용 급감, 추격자(중국 등)의 등장으로 마진 축소

현재 (과도기적 정체)

총요소생산성 정체, 5년마다 장기성장률 1%p 하락 반복, 특정 산업(반도체)에 대한 극단적 의존

2026년 장기성장률 0%대 진입, 2030년대 마이너스 성장 구조 고착화 우려

미래 (창조형 성장)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 '휴먼 아이디어(HI)' 중심의 지식 자본 육성, 실패를 용인하는 생태계

지식 생산의 분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및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 반전


표 1: 한국 경제의 성장 패러다임 변화와 구조적 한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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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반도체 착시와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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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경제 지표의 가장 큰 함정은 반도체 호황이 초래한 광범위한 '통계적 착시'다. KDI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2026년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으나, 내년인 2027년에는 다시 2.2%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특정 품목의 슈퍼사이클에 국가 경제 전체가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 산업연구원의 권남훈 원장은 2026년 10월 12일 포럼에서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주력 산업의 수출이 지난 15년 동안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진단했다. 과거 한국 경제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쳐주던 석유화학, 철강, 일반 기계 등 전통 제조업은 중국의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저가 공세와 기술 추격에 밀려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업들이 반도체 사이클이 가져다준 단기적인 가격 효과에 안주하여 산업 구조의 다변화를 소홀히 할 경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는 시점에는 한국 경제의 빈약한 포트폴리오가 여과 없이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총량 지표 개선을 경제 펀더멘털의 회복으로 오독해서는 안 되며, 특정 기업이나 산업을 넘어 거시 경제 전반의 작동 방식을 재조정하는 전략적 리밸런싱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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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구구조 변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초래한 경제적 파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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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초고령사회 진입과 자영업 생태계의 기형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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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성장률을 구성하는 또 다른 핵심 축인 '노동 투입' 부문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해 치닫고 있다. 한국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단순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넘어 경제 생태계 전반의 활력을 급속히 앗아가고 있다.

  • 국세청이 2026년 8월 발표한 최신 '사업자 현황' 데이터는 인구 고령화가 노동시장과 내수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026년 8월 말 기준 전체 사업자 중 60세 이상 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4.8%(약 363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3% 증가한 수치로 전체 사업자 증가율(1.3%)을 크게 상회한다. 반면 경제의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창출해야 할 30세 미만 사업자는 동기간 4.9% 감소했으며, 3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사업자 수가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 특히 음식업의 경우 전체 사업자는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0세 이상 노령 사업자만 3.5% 증가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나타났다. 70세 이상 음식업 사업자(5만 7천 명)가 30세 미만(3만 9천 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년층은 내수 부진과 자영업 경기 악화로 창업 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반면, 고령층은 충분치 못한 연금 등 노후 소득 부족으로 인해 은퇴 후에도 생계형 저부가가치 자영업(음식업 등)으로 끊임없이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 전체의 인적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혁신적 파괴가 일어나야 할 창업 생태계가 노후 생계 유지를 위한 안전망으로 변질되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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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고령층 인적자본의 비효율적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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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한 기형적 창업 구조의 근저에는 한국 노동시장의 고질적인 이중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노동시장은 인력의 유연한 이동을 가로막고 있다. KDI 김미루 연구위원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고령층과 여성이 질 좋은 일자리에 오래 머무르며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 현재 55~79세 고령층의 근로 희망 비율은 약 69.2%에 달하며 희망 근로 연령도 73.6세로 지속 상승하고 있으나, 연공서열 중심의 획일적인 호봉제와 경직된 고용 구조로 인해 이들은 주된 일자리에서 조기 퇴직한 후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나 영세 자영업으로 하향 취업하는 경로를 밟게 된다. 이는 수십 년간 축적된 숙련 노동자의 암묵지(Tacit Knowledge)가 국가적 차원에서 소실되는 심각한 비효율을 낳는다. 호봉제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을 확보하여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양질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노동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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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

2026년 8월 기준 사업자 증감 추이 (전년 동월 대비)

경제적 시사점

30세 미만

-4.9% (약 1.7만 명 감소)

내수 부진 및 경기 악화로 청년층의 창업 유인 급감, 혁신 동력 상실 우려

30대 ~ 50대

전 구간 마이너스 성장 (-0.1% ~ -0.9%)

핵심 경제활동인구의 자영업 이탈 가속화, 안정적 소득원 부재

60대

+3.1% (약 7.3만 명 증가)

연금 소득 부족으로 인한 비자발적 경제활동 지속, 노동시장 구조적 한계 반영

70세 이상

+10.4% (약 11만 명 증가)

초고령 생계형 창업 폭증, 고부가가치 창출 실패 및 복지 한계 노출


표 2: 국세청 연령별 사업자 현황 및 거시경제적 함의 (2026년 8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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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기성장 복원을 위한 거시 재정 및 산업 정책의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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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재정의 구조적 경직성 극복과 잉여 세수의 전략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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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고령화는 노동 공급 감소뿐만 아니라 복지 지출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유발하여 국가 재정을 옥죄고 있다. 연금, 의료비, 돌봄 서비스 등 경직성 복지 지출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팽창하면서, 정작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연구개발(R&D), 인적자본 육성 등에 투입될 미래 지향적 재정 여력이 심각하게 침식되고 있다.

  • KDI 송인호 소장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진정한 해법은 단기적인 현금성 지원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한 현금 살포는 소비를 일시적으로 진작시킬지언정 장기 기초체력을 강화하지 못한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발생한 세수 증대분은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할 귀중한 마중물이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를 일회성 지출로 소진할 것이 아니라,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층의 창의력 증진을 위한 교육 인프라에 선별적으로 재투자하여 '내일의 성장 체력'을 비축하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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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기업가형 국가(Entrepreneurial State)'로의 역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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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 정책의 거버넌스 역시 획기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과거 개발연대처럼 정부 관료가 특정 산업을 유망 분야로 선정하고 자본을 인위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은 현재의 복잡다단한 지식 경제 체제에서 효율성을 담보할 수 없다. 니어재단 정덕구 이사장은 포럼에서 정치권이 경제 정책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관료 체제가 정치의 하위 개념으로 전락하면서 정책 결정 과정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앞으로의 정부 역할은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가형 국가'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정부가 특정 기업을 직접 지목하여 지원하기보다는,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해 자본과 인재가 새로운 기회가 있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기업이나 민간이 선도적인 딥테크(Deep Tech)나 미개척 분야에 도전할 때 발생하는 거대한 초기 리스크를 국가가 분담해 주고, 공정한 룰을 세팅하는 거시적 조정자로서 기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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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창조형 성장 패러다임과 '휴먼 아이디어(HI)' 주도 경제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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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개혁이 장기성장률의 하락을 늦추기 위한 방어적 기제라면, 경제를 도약시킬 공세적 무기는 바로 새로운 가치를 무에서 유로 창출하는 '창조형 성장' 전략이다15. KDI 김세직 원장은 2026년 8월 국민경제자문회의 공동 컨퍼런스 등에서 한국 경제가 모방형 성장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휴먼 아이디어(Human Idea, HI) 주도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야 한다고 주창했다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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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고유 역량의 재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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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적으로 기술 혁신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What to make)'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How to make)'에 대한 고도의 전문 지식이 결합할 때 이루어졌다. 과거에는 '어떻게'를 실행할 수 있는 공학적 지식이나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추는 데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기술 구현 능력이 곧 산업의 경쟁력이었다.

  • 그러나 생성형 AI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탐색하고, 코드를 작성하며,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어떻게'의 영역을 AI가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자동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곡점에서 인간에게 요구되는 진정한 경쟁력은 전문 지식의 단순 암기나 기술 구현이 아니라, AI가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통찰력, 즉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혁신적 해법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휴먼 아이디어(HI)' 그 자체로 귀결된다. 과거 대규모 기계 설비나 물적 자본이 담당했던 성장의 핵심 엔진 자리를 이제는 청년과 국민 개개인의 두뇌에서 나오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대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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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발명형 사고를 기르는 'HI 교육'으로의 전면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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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먼 아이디어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인적자본 육성 방식, 즉 교육 제도가 뿌리부터 바뀌어야 한다. 과거 한국 교육은 선진국을 신속하게 벤치마킹하기 위해 정해진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평균적 성취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정답이 없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창조형 경제에서는 이러한 주입식 교육이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 향후의 교육은 학생들이 기존 지식 체계에 의문을 품고 스스로 새로운 질문(문제)을 출제하며, 다각도로 해법을 모색하는 '발명형 사고(HI 교육)' 배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순히 최신 AI 도구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활용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문사회학적 통찰과 과학적 논리를 융합하여 사회와 시장의 잠재적 수요를 읽어내는 창의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소득 취약계층 청년들에게도 창의적 역량을 개발할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여 지식 격차가 소득 양극화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직업훈련 현장과 연계해야 포용적 장기성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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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중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제'의 체계와 기대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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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어난 휴먼 아이디어가 교육을 통해 창출된다 하더라도, 이를 경제적 부가가치로 치환할 수 있는 제도적 인프라가 부재하다면 아이디어는 사장되거나 소수 지배적 기업에 의해 탈취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특허법과 저작권법 체계는 엄격한 '기술적 구체성'과 '산업적 이용 가능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화되기 이전 단계의 훌륭한 개념이나 비즈니스 아이디어(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착상)를 법적으로 온전히 보호하지 못하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 대다수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도용될 것을 우려하여 아이디어를 외부로 표출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국가적 차원의 지식 자본 축적이 저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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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제도의 설계와 작동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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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한 지식재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과 시장 실패를 교정하기 위해 KDI가 2026년 8월 공식 제안한 핵심 정책이 바로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제'다. 이 제도는 국민 누구나 기술적 구체성이 부족하더라도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독창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정부 전산 시스템에 등록하면, 국가가 신규성을 검증한 뒤 해당 아이디어에 최초 제안자의 이름을 부여하고 일종의 재산권(소유권)을 공식적으로 인증해 주는 획기적인 인프라다.

  • 국가 주도의 등록 시스템은 아이디어 제안자와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업(또는 AI 자본) 간의 안전한 거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정부가 아이디어의 권리를 보증하는 플랫폼 내에서 아이디어를 공매하거나 경매를 통해 유통하고, 이를 채택한 기업이 사업화에 성공할 경우 창출된 수익의 일정 비율을 원작자에게 환원하는 보상 체계를 갖추게 된다. 국민대 김재준 명예교수의 지적처럼, 초기 심사에서 탈락한 아이디어라도 폐기하지 않고 데이터베이스에 영구 보관하여 훗날 기술적 요건이 성숙했을 때 재평가할 수 있는 사후 검증 체계를 갖춘다면 혁신 역량의 누수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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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단계

프로세스 및 정부/민간의 역할

경제적 효과

1단계: 등록 및 권리화

국민 누구나 플랫폼에 독창적 아이디어 등록. 국가가 신규성 판별 후 원작자 명의의 재산권 부여

특허 사각지대 해소, 무형적 아이디어의 자산화 방안 마련

2단계: 유통 및 매칭

정부 플랫폼을 통한 안전한 경매/거래 진행. 기술 역량을 갖춘 기업이나 투자자와 아이디어 제안자 매칭

지식 생산의 분업화 촉진 (아이디어 창출 vs 기술적 구현의 분리)

3단계: 고도화 및 사업화

기업이 매입한 아이디어에 AI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하여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

새로운 산업 생태계 창출 및 국가 총요소생산성 향상

4단계: 보상 및 선순환

사업화 성공 시 수익 일부를 원작자에게 지급. 잉여 데이터베이스 보존 및 재평가 (사후 검증)

대중의 지속적 혁신 동기 유발, 양극화 완화 및 포용적 성장 기여36

표 3: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제를 통한 지식 창출 선순환 생태계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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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기대효과: 지식 생산의 분업화와 거시성장률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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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제도의 도입은 단순한 정책적 개선을 넘어,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거시적 파급력을 지닌다. 지식재산 정책을 담당하는 특허청과 정책 연구 역량을 축적한 KDI의 공조를 통해 구축될 이 생태계는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사람과 이를 구현하는 사람 사이의 '아이디어 생산의 분업'을 가능하게 한다.

  • 모든 국민이 복잡한 프로그래밍이나 기술적 자본을 보유하지 않아도 오직 상상력과 통찰력만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정당한 부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이는 R&D(연구개발) 중심의 투자 패러다임을 I&D(Idea & Development) 중심으로 전환하여, 자본 편중 현상을 완화하고 자연스럽게 수많은 혁신 스타트업과 신산업을 잉태하는 토양이 될 것이다28. 결과적으로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제'는 대중 기반의 광범위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여 장기적으로 침체된 한국의 총요소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반등시키고, 0%대 장기성장의 굴레를 끊어낼 가장 강력한 구조적 해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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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10월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니어재단, 한국경제학회가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 한국 경제가 장기성장률 0%대에 진입하고 2030년부터 역성장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KDI는 주제발표를 통해 반도체 초호황에 수출과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이는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해진 결과라기보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측면이 크며, 슈퍼사이클이 끝난 뒤에도 한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생산성 저하를 들었습니다. KDI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01~2010년 4.7%에서 2011~2019년 3.1%로 떨어졌습니다. 이 하락 폭의 66.9%가 생산성 증가세 둔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은 성장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주력 산업의 수출이 15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뼈아픕니다. 석유화학과 철강 등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리는 동안 새로운 성장산업은 충분히 육성되지 못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를 가리는 착시를 경계해야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 경제는 선진국 기술을 모방하고 설비투자를 늘리는 추격형 성장으로 도약했습니다. 그러나 기술 선도국에 진입한 지금은 더 이상 모방과 자본 투입만으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노동과 자본을 얼마나 투입하느냐보다 같은 자원으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AI를 활용해 제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존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며, 새로운 기술과 사업모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정부의 산업정책도 특정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규제를 합리화하고 자본과 인재가 유망 분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경제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노동시장 개혁도 미룰 수 없습니다.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고, 숙련 인력이 경험을 살려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고용과 임금체계를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용 유연성 확대가 일방적인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직업훈련과 사회안전망을 함께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AI 시대의 성장동력은 창의적 인재와 아이디어입니다. 정답을 암기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해법을 설계하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며, 대학 입시와 교육과정도 이런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평가 단계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기록·보존하고, 기술과 자본을 가진 기업이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만큼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실현되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경제정책의 정치화도 경계해야 합니다. 정권의 이해나 단기적인 지지율에 따라 정책이 흔들린다면 기업의 장기투자와 혁신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시장을 대신해 승자를 고르는 주체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조력자여야 합니다. 재정 역시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치우치기보다 생산성 향상과 미래 인재 육성에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장기성장률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는 동안 구조개혁을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노동·교육·규제 개혁을 정쟁의 대상이 아닌 국가적 과제로 다뤄야 하며, 기업도 기존 사업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과 신산업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반도체가 벌어준 귀중한 시간을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 쓰지 못한다면, 오늘의 호황이 내일의 침체를 늦추는 데 그칠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성장률 수치에 대한 낙관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되살리는 결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