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국내 주식을 팔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 107조4,000억 원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어선 기록인데요.


그런데 외국인은 10월 2주차에도 약 6조5,180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 도대체 왜 계속 팔고 있는 걸까요?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이 반도체 관련주를 모두 팔아치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는 팔면서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은 오히려 사들이는 모습이 나타났는데요.


그럼 10월 2주차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을 살펴보고, 외국인 자금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0월 2주차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개천절 대체공휴일과 한글날 휴장으로 10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만 거래됐습니다.


거래일이 짧았지만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은 뚜렷했는데요.


제공된 순위 자료에서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주성엔지니어링으로, 순매수 금액은 1,768억 원이었습니다.


지난주에도 644억 원의 순매수가 있었는데 이번 주에는 매수 규모가 약 2.7배로 늘어났습니다.


2주 연속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2위는 이수페타시스로 997억 원, 3위는 삼성SDI로 92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DB하이텍이 636억 원으로 4위, 이오테크닉스가 603억 원으로 5위에 올랐습니다.


6위는 LG에너지솔루션 578억 원, 7위는 심텍 522억 원이었고요.


HD한국조선해양은 511억 원으로 8위, 고영은 437억 원으로 9위, 에이피알은 383억 원으로 10위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순매수 상위권에 여럿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주성엔지니어링과 이오테크닉스는 반도체 제조 장비와 관련된 기업이고, 이수페타시스와 심텍은 고성능 반도체 및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기판 사업과 연결돼 있습니다.


DB하이텍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이고, 고영 역시 반도체 검사장비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즉,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매도하는 와중에도 반도체 산업과 연결된 다른 기업들은 매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대형주는 팔고 장비주는 사는 이유


개인적으로 이번 주 외국인 수급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입니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는 2027년과 2028년 메모리 공급 확대 가능성이 중요한 변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공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수요가 충분히 증가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보다 빨라지면 메모리 가격과 수익성에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장비 기업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사가 공장을 새로 짓거나 생산라인을 확장하려면 장비와 소재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금광에서 금을 캐는 기업의 수익성은 걱정하면서도, 금을 캐는 데 필요한 장비를 판매하는 기업에는 관심을 보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제로 이번 주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는 반도체 장비와 기판 관련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외국인이 미래의 반도체 공급 과잉을 예상해 투자 방향을 바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개별 기업의 실적 전망이나 주가 수준, 신규 수주 기대감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반도체 대형주와 장비·기판 기업 사이에 수급 차이가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외국인 순매도 1위, SK하이닉스에 3조6천억 원 집중


반대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SK하이닉스입니다.


10월 2주차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무려 3조6,518억 원이었습니다.


단 사흘 동안 3조6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입니다.


이번 주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이 약 6조5,18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 한 종목이 약 56%를 차지한 셈입니다.


2위는 삼성전자로 9,453억 원, 3위는 SK스퀘어로 4,235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이 세 종목의 순매도 금액을 합하면 약 5조206억 원으로, 전체 순매도의 약 77%에 해당합니다.


그만큼 반도체 대형주와 관련 지주회사에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의미입니다.


이 밖에도 효성중공업이 2,504억 원으로 4위, LG전자가 1,683억 원으로 5위에 올랐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563억 원, 원문에 표기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1,25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현대차 97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 949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44억 원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서 가장 큰 특징은 역시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매도 규모입니다.


외국인의 반도체 대형주 매도가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국인 매도세가 달라졌다


같은 반도체 대형주라도 외국인의 매도 규모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3조2,175억 원이었는데요.


이번 주에는 9,453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여전히 매도 우위이지만 순매도 금액은 전주보다 약 71% 감소한 것입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번 주에도 3조6,518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훨씬 강하게 나타난 것이죠.


특히 SK하이닉스는 제공된 자료 기준으로 8주 연속 외국인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누적 순매도 금액도 약 21조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SK스퀘어도 이번 주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SK스퀘어는 지난 9월 2주차만 해도 3,512억 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번에는 4,235억 원 순매도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모두 매도세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두 종목의 수급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SK스퀘어의 매도 원인이 SK하이닉스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지주회사 자체의 기업가치와 주가 변동, 투자자별 거래 전략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107조 원인데 주가는 왜 떨어졌을까?


이번 주 가장 눈길을 끈 뉴스는 단연 삼성전자 실적 발표였습니다.


삼성전자는 10월 8일 연결 기준 3분기 잠정 매출 195조 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 원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782.5% 증가한 것으로,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10월 8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42% 떨어진 2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같은 날 코스피도 2.62% 하락한 6,625.93으로 마감했고요.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4,406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처럼 좋은 실적이 발표됐는데도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투자자들은 흔히 '셀온(Sell on)'이라고 부릅니다.


좋은 뉴스가 나오기 전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가 실제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이번 삼성전자 주가 하락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셀온이 주된 하락 원인이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와 외국인 자금 흐름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이 보고 있는 것은 지금 실적이 아닐까?


이번 주 수급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과거에 벌어들인 이익만으로는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인데요.


주식시장은 현재 실적뿐 아니라 앞으로의 실적까지 반영해 움직입니다.


이미 높은 실적이 예상됐던 상황이라면 실제 발표가 좋더라도 주가 반응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는 앞으로의 공급과 수요가 중요합니다.


2027년과 2028년에 메모리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했을 때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메모리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가 관건입니다.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면 반도체 기업의 높은 수익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공급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 메모리 가격과 이익률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이러한 공급 과잉을 예상해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지는 현재 거래 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실적과 미래의 성장 전망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외국인은 반도체를 떠나는 걸까?


이번 주 외국인 순매수와 순매도 순위를 함께 살펴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보입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서는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난 반면, 주성엔지니어링과 이오테크닉스, 이수페타시스 등에서는 순매수가 이어졌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반도체 관련 장비와 기판 기업들이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를 두고 외국인이 반도체 산업 전체를 떠나기보다는 반도체 업종 안에서 투자 대상을 바꾸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2주간의 순매수 순위만으로 장기적인 투자 방향이 바뀌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앞으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지는지, 실제 기업 실적과 수주가 뒷받침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반도체 장비주는 제조사들의 설비투자 계획에 민감하고, 기판 관련 기업들은 고객사의 제품 수요와 생산량에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관련 종목을 살펴볼 때는 단순한 외국인 매수 규모뿐 아니라 기업별 실적 전망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월 2주차 외국인 수급, 앞으로 주목할 점은?


이번 주 외국인 수급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반도체 대형주와 장비·기판 관련 기업의 움직임이 서로 달랐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에는 사흘 동안 3조6,518억 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됐고요.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1,768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 매수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결국 이번 주 자료는 외국인들이 반도체 업종 안에서도 종목별로 서로 다른 투자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지, 반도체 장비와 기판 기업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2027~2028년 메모리 공급 확대와 AI 반도체 수요 증가가 실제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실적이 좋다고 주가가 반드시 오르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이 많이 판다고 기업의 성장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은 단순한 매수·매도 순위보다 외국인 자금이 어떤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 흐름을 함께 살펴볼 시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