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지수가 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도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강세가 기술주 전반을 끌어올리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3대 지수 동반 상승…나스닥 장중 최고치

5일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 오른 27,477.3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7,544.07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0.18% 상승한 51,267.90에, S&P500지수는 0.66% 오른 7,773.95에 마감하며 3대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美 장기 국채금리 연 5%대 상회에도 '이례적' 강세

최근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웃돌며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0.0457%포인트 오른 연 5.31%, 30년물은 연 5.664%까지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채권 매력도가 떨어지고 매도세가 강해진 영향이다. 통상 고금리 지속은 기업 조달 비용 증가와 이익 할인율 상승으로 이어져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월가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을 위험 신호보다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해석하는 기류가 강하다.

지표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날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4.9를 기록해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 50을 웃돌았다. 지난주 발표된 고용지표 둔화로 Fed의 10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진 점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미슬라브 마테이카 JP모간 전략가는 "기업 실적은 탄탄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채권 수익률의 급등세는 점점 더 과도해 보인다"며 "탄력적인 경제 성장과 강력한 이익이 주식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이틀 연속 신고가…시총 6조달러 목전

이날 상승세는 기술주와 AI 관련주가 이끌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PTC가 프랑스 슈나이더일렉트릭에 인수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33.5% 급등하며 기술주 전반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 특히 증시 랠리의 핵심 엔진인 AI 모멘텀이 한층 강화됐다.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2.1% 상승한 238.90달러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장중에는 240.1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7월 말 저점 대비 두 달여 만에 25%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주가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5조7,600억달러로 불어났다. 주가가 248달러까지 오르면 사상 첫 시총 6조달러 기업이 된다.

자사주 매입·폭스콘 실적이 뒷받침

엔비디아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1,500억달러(약 20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한도 증액이 이번 주가 랠리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사업 파트너인 대만 폭스콘 역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하며 AI 인프라 수요를 재확인했다. 제이 우즈 프리덤캐피털 전략가는 "지난 몇 년간 횡보세를 보이던 엔비디아 주가가 240달러를 돌파하면 추가 상승장을 이끌기에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AI 보안 대표주 팰로앨토네트웍스(0.9%)를 비롯해 포티넷(1.8%), 루멘텀홀딩스(0.6%) 등 AI 관련주도 일제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일본 도시바가 하드디스크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린다는 소식에 웨스턴디지털(6.34%), 시게이트(4.49%) 등 저장장치 관련주도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