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 누리호 5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발사는 단순히 로켓을 우주로 보내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여러 위성을 차례대로 목표 궤도에 투입하는 고난도 임무까지 수행하면서 한국 우주 기술이 한 단계 더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누리호는 성공했는데 관련주들은 오히려 크게 떨어진 것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를 비롯해 일부 우주항공 관련주는 발사 성공 이후 약세를 보였고, AP위성은 하루 만에 11% 넘게 하락했습니다.
좋은 뉴스가 나왔는데 주가는 왜 반대로 움직였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누리호 5차 발사의 의미와 주요 관련주, 그리고 발사 성공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누리호 5차 발사, 무엇이 달랐을까?
10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시 한번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누리호는 목표 고도 약 575km에 도달한 뒤 초소형군집위성 2~6호를 순차적으로 분리했습니다.
이번 발사의 핵심 임무였던 주탑재위성 5기는 모두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투입됐습니다.
1. 위성 15기를 한 번에 실었다
이번 누리호에는 총 15기의 위성이 탑재됐습니다.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입니다.
발사 과정에서는 15기 모두 분리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후 우주항공청의 초기 텔레메트리 분석에서는 주탑재위성 5기와 큐브위성 9기의 목표 궤도 투입이 확인됐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핵심 임무였던 초소형군집위성 5기 투입이 모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2. 처음으로 여러 위성을 차례대로 '배달'
이번 발사가 특별했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누리호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한꺼번에 떨어뜨린 것이 아닙니다.
위성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약 35~40초 간격을 두고 한 기씩 순차적으로 분리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제는 단순히 로켓을 목표 고도까지 보내는 것을 넘어 여러 위성을 각각 안전하게 궤도에 배치하는 능력까지 보여준 것입니다.
앞으로 상업 발사 시장에 진출하려면 여러 고객의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안정적으로 보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번 임무가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3. 누리호 4회 연속 성공
누리호는 2021년 첫 발사에서는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완전히 안착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2차, 3차, 4차에 이어 이번 5차 발사까지 성공하며 4회 연속 성공 기록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발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임무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을 우주까지 보낼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여러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얼마나 정확하게 배치할 수 있는가'로 단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반복된 성공은 국산 발사체의 신뢰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상업 우주 운송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주산업 성장과 연결된 국내 기업은 어디일까요?
누리호 관련주 TOP5 살펴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가장 먼저 볼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입니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누리호 제작과 발사운용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누리호 사업이 정부와 연구기관 중심에서 민간기업 중심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발사체 산업을 볼 때 가장 직접적으로 거론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상업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사업이 확대된다면 실제 수주와 매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항공우주 KAI
한국항공우주 역시 국내 우주항공 산업에서 빼놓기 어려운 기업입니다.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체계총조립과 1단 추진제탱크 개발·제작 등에 참여했습니다.
항공기 사업뿐 아니라 위성과 우주 관련 사업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우주산업 밸류체인 전체를 볼 때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츠로넥스텍
비츠로넥스텍은 발사체의 핵심 부품과 연결된 기업입니다.
로켓 엔진에 들어가는 연소기와 가스발생기, 고압배관 등과 관련된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재사용 발사체와 차세대 로켓 개발이 본격화된다면 기존 누리호 사업뿐 아니라 다음 세대 발사체 사업까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AP위성
AP위성은 발사체 자체보다는 인공위성 분야와 연결해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누리호 2차 발사 당시 탑재됐던 성능검증위성을 주관 개발한 경험이 있으며, 위성통신 단말기와 위성 시스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위성 시장이 커질수록 자연스럽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쎄트렉아이
쎄트렉아이는 국내 대표적인 위성 시스템 기업입니다.
로켓을 직접 제작하는 회사라기보다는 지구관측위성을 비롯한 위성체계 개발과 위성영상 사업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우주산업이 로켓 발사에서 위성 제작과 데이터 활용까지 확대될수록 함께 볼 필요가 있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누리호는 성공했는데 주가는 왜 떨어졌을까?
여기서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누리호 발사는 성공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였습니다.
그런데 발사 이후 주요 관련주 주가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91%, 한국항공우주는 -5.26%, AP위성은 -11.24% 하락했습니다.
특히 AP위성은 하루 만에 11% 넘게 떨어졌습니다.
호재가 나왔는데 왜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을까요?
1. 이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선반영'입니다.
누리호 5차 발사 일정은 갑자기 나온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우주항공청은 이미 8월 27일 발사 예정일을 10월 7일로 발표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발사 전부터 관련 기업을 알고 있었고, 성공 기대감 역시 주가에 미리 반영될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그러다 실제 발사 성공이 확인되자 일부 투자자가 수익을 확정하기 위해 주식을 팔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런 현상을 흔히 'Sell on News', 즉 '뉴스가 나오면 판다'고 표현합니다.
기대감으로 주가가 먼저 오르고, 정작 호재가 현실이 되는 순간 차익실현이 나오는 것입니다.
좋은 뉴스가 반드시 당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 누리호 성공과 기업 실적은 다른 문제
또 하나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했다고 해서 관련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바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실적입니다.
이번 발사가 기술적으로 성공했더라도 해당 기업이 누리호 사업에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리는지, 수익성이 얼마나 높은지, 앞으로 추가 수주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이벤트보다 앞으로의 수주와 실적을 더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3. 시장 전체 분위기도 함께 봐야 한다
개별 호재가 있어도 전체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주가가 밀릴 수 있습니다.
특히 테마성 자금이 많이 들어왔던 종목은 시장이 약해질 때 차익실현 매물이 빠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누리호라는 좋은 뉴스 하나만으로 주가 움직임을 설명하기보다는 시장 전체 수급과 기존 상승폭, 외국인·기관 매매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주가가 떨어졌다면 누리호 성공도 의미가 없는 걸까?
그렇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기술적인 성공'과 '단기 주가'는 서로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발사를 통해 누리호는 여러 위성을 순차적으로 목표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자체는 한국 우주산업 입장에서 분명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는 한 단계 더 봐야 합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로켓을 몇 번 더 성공적으로 쏘느냐만이 아닙니다.
반복적으로 위성을 우주로 운송하고, 그 과정에서 민간기업의 참여와 수주가 늘어나며, 최종적으로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가 조정만 보고 국내 우주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해석하는 것도 지나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발사에 성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관련 기업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결국 기업 실적이 따라와야 합니다.
이제 우주항공 관련주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누리호 이야기는 5차 발사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추가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우주 운송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도 점점 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이 자체 로켓 발사에 성공했는가'가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음 질문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 민간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발사체 사업을 맡게 되는가?
- 관련 기업의 수주잔고가 얼마나 늘어나는가?
- 우주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커지는가?
- 발사 횟수가 늘어나면서 사업 자체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가?
- 그리고 국내 발사체가 실제 상업 위성 발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가?
결국 테마가 아니라 숫자로 확인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는 것입니다.
누리호 5차 성공, 이제는 '실적'을 볼 때
이번 누리호 5차 발사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히 로켓 한 대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발사체 제작에서 시작해 위성 개발, 다중 위성 투입, 반복 발사와 민간 참여 확대까지 국내 우주산업의 밸류체인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높아진 기대감 때문에 발사 성공 직후 차익실현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로켓 제작 → 위성 개발 → 반복 발사 → 민간 수주 → 상업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실제로 자리 잡는다면 국내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주항공 관련주를 볼 때는 '누리호가 성공했으니 오른다'라는 단순한 접근보다는 실제 사업과 실적을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결국 다음 관전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누리호의 기술적 성공이 언제, 얼마나 관련 기업들의 수주와 매출, 그리고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것인가.
앞으로 국내 우주항공 관련주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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