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독일 완성차 그룹 폭스바겐과 손잡고 차세대·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개발에 나선다. 소재 기업과 완성차 기업이 원재료 조달부터 완성차 제조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려는 시도다.

ABS·EP 활용해 경량화·복합소재 공동 개발

LG화학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폭스바겐그룹과 '차세대·친환경 모빌리티 소재 개발 및 적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전무와 스테판 그람제 폭스바겐그룹 외장재 구매 그룹장 부사장 등 양사 핵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고부가합성수지(ABS)와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이다. 두 소재 모두 충격 강도와 내구성, 가공성이 뛰어나 가전제품 외장재는 물론 자동차 내·외장재에도 폭넓게 쓰인다. 양사는 이들 소재를 활용해 자동차 경량화와 성능 향상을 위한 차세대 플라스틱·복합소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무도장 ABS 등 재활용 소재도 확대 적용

협력 범위는 신소재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LG화학의 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 원료(PCR) 기반 소재와, 도색 공정을 생략해 공정상 탄소 배출과 비용을 줄이는 무도장(Paintless) ABS 제품을 폭스바겐그룹 주요 완성차 브랜드의 내·외장재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여기에 양사는 소재 관련 기술 트렌드와 글로벌 시장 동향을 주기적으로 공유하고, 특정 소재의 실차 적용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폭스바겐 경영진, 오산·마곡 연구시설 직접 점검

이번 협약을 전후해 폭스바겐그룹 경영진은 LG화학의 연구·생산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먼저 경기 오산의 LG화학 CS(커스터머 솔루션) 캠퍼스를 찾아 PCR 기반 순환경제, 전동화, 원가 경쟁력 강화 솔루션을 소개하는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기술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어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LG그룹의 미래 성장기술과 모빌리티 연구개발 역량을 살펴보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협약식에서는 양사 대표가 각자의 기술과 역량을 상징하는 퍼즐 조각을 맞추는 세리머니도 진행했는데, 이는 소재 기업과 완성차 업체의 역량이 결합해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235만톤 ABS 생산능력이 협상력의 기반

이번 협력이 성사된 배경에는 LG화학의 생산 규모가 있다. LG화학은 국내외를 합쳐 연간 총 235만t 규모의 ABS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업계 최초로 재활용(PCR) ABS로 화이트 컬러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는 등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BS·EP 등 자동차용 고부가·친환경 소재 시장의 저변을 넓히려는 LG화학의 사업 방향과, 원재료 조달부터 완성차 제조까지 지속 가능하고 유기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폭스바겐그룹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협약이 성사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