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시장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마이크론 실적이 아니었습니다.
진짜 충격은 금요일에 발표된 고용보고서였죠.
9월 비농업 고용은 2만 9천 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시장 예상치였던 8만 4천 명을 크게 밑도는 숫자입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16만 2천 명 증가를 보면서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불과 한 달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단순히 기업들의 실적이 잘 나왔느냐보다, 기업들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소비와 경기 분위기가 어떤지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마침 이번 주에는 소비 경기를 확인할 만한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요일별로 어떤 기업들이 나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0월 2주차 미국 실적발표 일정
이번 주도 여러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구간은 수요일과 목요일입니다.
실적뿐 아니라 FOMC 의사록까지 발표되기 때문에 시장 분위기를 바꿀 만한 재료가 몰려 있습니다.
월요일 (10월 5일)
예정된 주요 실적 발표는 없습니다.
본격적인 일정은 화요일부터 시작합니다.
화요일 (10월 6일)
개장 전
아포지엔터프라이즈(APOG), RPM인터내셔널(RPM), 램웨스턴(LW)
장 마감 후
컨스텔레이션브랜즈(STZ), 펭귄솔루션즈(PENG), 네오젠(NEOG), 워딩턴스틸(WS), 사라토가인베스트먼트(SAR)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기업은 컨스텔레이션브랜즈입니다.
코로나, 모델로 같은 멕시코 맥주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회사인데요.
특히 히스패닉 소비자 비중이 높은 만큼, 실적을 보면 미국 소비자들의 현재 지갑 사정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실적에서는 단순히 매출만 볼 게 아니라 가격 인상이 얼마나 가능했는지,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얼마나 전가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날 개장 전에는 램웨스턴 실적도 나옵니다.
맥도날드 등 외식업체에 감자튀김을 공급하는 기업이라 외식 소비가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좋은 회사입니다.
맥주와 감자튀김.
생각보다 미국 소비 경기를 꽤 솔직하게 보여주는 조합입니다.
수요일 (10월 7일) — FOMC 의사록 발표
장 마감 후
어플라이드디지털(APLD), 리바이스(LEVI), 리처드슨일렉트로닉스(RELL), RGP(RGP)
이날은 AI 데이터센터 관련주인 어플라이드디지털과 청바지로 유명한 리바이스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기업 실적보다 더 중요한 일정이 있습니다.
바로 9월 FOMC 의사록입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10월 8일 새벽 3시에 공개됩니다.
다만 이번 의사록은 개인적으로 시장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FOMC 회의가 열렸을 당시와 지금의 고용시장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회의 당시에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판단이 우세했지만, 최근 고용지표는 빠르게 식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록 안에 다소 매파적인 표현이 나오더라도 시장이 과거처럼 크게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투자자들의 시선은 과거 회의 내용보다 현재 고용시장과 앞으로 발표될 물가·소비 지표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10월 8일) — 펩시코에 주목
개장 전
펩시코(PEP), 틸레이(TLRY), 바이나테크놀로지(BYRN), 헬렌오브트로이(HELE), 앤지오다이나믹스(ANGO)
목요일의 주인공은 역시 펩시코입니다.
펩시, 레이즈, 도리토스 등 음료와 스낵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소비재 기업인데요.
이런 제품들은 가격이 조금 올라도 소비가 갑자기 끊기지는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덕분에 펩시코는 그동안 가격 인상을 통해 매출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판매량입니다.
가격을 계속 올렸는데 실제 판매되는 제품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펩시코 실적에서는 매출 숫자만 보는 것보다 판매량이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금요일 (10월 9일) — 델타항공
개장 전
델타항공(DAL), 호라이즌에어크래프트(HOVR)
금요일에는 델타항공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미국 대형 항공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항공·여행 수요를 확인하는 선행지표 역할도 합니다.
델타항공이 지난 7월 제시했던 3분기 조정 EPS 전망은 2.00~2.50달러였습니다.
이번 실적에서 봐야 할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첫 번째는 연료비 상승 부담을 항공권 가격에 얼마나 반영했는지입니다.
- 두 번째는 4분기 좌석 공급 증가가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입니다.
항공사들이 좌석을 너무 빠르게 늘리면 여행 수요가 유지되더라도 항공권 가격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매출보다 운임과 공급 계획에 대한 회사의 설명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이날 한국 증시는 휴장 일정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주 핵심은 결국 ‘소비’
이번 주 실적 발표 기업들을 쭉 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맥주, 감자튀김, 청바지, 과자, 음료, 비행기표까지.
대부분 미국 소비자의 지갑과 직접 연결된 기업들입니다.
그리고 하필 고용시장이 약해지는 신호가 나온 직후에 이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타이밍이 꽤 절묘합니다.
물론 고용지표 한 달치만 보고 미국 경기가 침체로 향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실적 발표에서 여러 기업이 동시에 소비 둔화, 판매량 감소, 가격 저항, 수요 약화 같은 표현을 반복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고용 둔화가 기업 현장에서 실제 소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하나씩 쌓이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연준 입장에서도 추가 긴축 카드를 꺼내기는 훨씬 부담스러워집니다.
결국 이번 주 시장에서 봐야 할 것은 단순히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나?”
이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미국 소비자는 아직 돈을 쓰고 있는가?”
이번 주 소비 기업들의 실적을 확인하고, 다음 물가지표까지 이어서 보면 미국 경기와 연준의 다음 선택에 대한 그림이 조금 더 선명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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