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와 완성차 업체 파업, 중동 지역 갈등이 겹치며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석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만 업종별 온도 차는 뚜렷했다. 제조업, 그중에서도 자동차 업종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유통·여가 등 비제조업은 오히려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산업 심리지수 99.1, 두 달 상승세 멈춰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6년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1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CBSI는 2003~2025년 장기평균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지표다. 지난 6월 97.7에서 7월 98.5, 8월 99.6으로 두 달 연속 오르며 기준선 100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이번 달 상승세가 멈췄다.

제조업 4.3p 급락…자동차는 생산BSI 22p 폭락

하락을 이끈 것은 제조업이다. 제조업 CBSI는 99.5로 전월보다 4.3포인트 떨어지며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제품재고(-1.8포인트), 신규수주(-1.0포인트), 생산(-0.6포인트) 등이 골고루 하락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가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자동차 업황BSI는 84에서 74로 10포인트 떨어졌고, 생산BSI는 96에서 74로 22포인트나 급락했다. 신규수주BSI도 97에서 81로 내려앉았다. 완성차 업체의 부분파업이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이어지며 중소 부품업체의 납품 차질과 재고 증가로 번졌고, 여기에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수송 차질까지 겹친 결과다.

기업 규모별로도 타격이 확인됐다. 대기업 CBSI는 101.2로 2.5포인트 내렸지만 그래도 4월 이후 이어온 100 이상은 지켰다. 반면 중소기업은 94.4로 5.4포인트 떨어지며 낙폭이 더 컸다. 수출기업(104.3)은 4.2포인트, 내수기업(95.7)은 3.7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도소매·여가는 3년 만에 최고…"추석 특수 덕"

반면 비제조업 CBSI는 98.9로 전월보다 2.2포인트 올라 2023년 9월(99.6)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만 놓고 보면 96.5에서 99.9로 3.4포인트 뛰었다. 추석 명절 특수로 음식료품·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도소매업 업황BSI가 66에서 76으로 10포인트 올랐고, 긴 연휴와 선선한 날씨에 경기장·유원지 방문객이 늘며 예술·스포츠·여가 업황BSI는 61에서 79로 18포인트나 급등했다. 반도체 관련 엔지니어링 업체의 수주 확대에 힘입어 전문·과학·기술 업종도 개선됐다. 다만 전기·가스·증기(100→86), 숙박업(90→84), 정보통신업(80→75) 업황은 오히려 나빠졌다.

여전한 애로는 '내수 부진'…10월 전망은 보합

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은 이번에도 내수 부진이었다. 제조업에서는 내수 부진을 꼽은 비중이 21.2%로 가장 높았다. 10월 전망 CBSI는 99.6으로 이달과 같은 수준으로 예상됐는데, 비제조업 전망(98.6)은 도소매업·건설업·부동산업을 중심으로 1.0포인트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