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를 보면서 한 가지 궁금했던 점이 있습니다.
전쟁과 고금리, 외국인 매도까지 이어졌는데 생각보다 지수가 꽤 잘 버티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그 뒤에는 상당히 큰 매수 주체가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두 회사가 최근 한 달 동안 자사주를 사들인 금액만 약 34조7,000억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당초 11월까지 예정돼 있던 자사주 매입이 현재 속도라면 10월 중순 전후로 조기에 끝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 35조원에 달했던 이 강력한 매수세가 사라진 뒤에는 누가 코스피를 받쳐주게 될까요?
이번 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규모부터, 매입 종료 이후 코스피 수급과 10월에 꼭 확인해야 할 일정까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한 달 동안 35조원 샀다
먼저 삼성전자부터 보겠습니다.
9월 20일 집계 기준 삼성전자는 최근 20거래일 동안 약 3,98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전체 예정 물량이 약 5,328만6,000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74.7%를 이미 사들인 셈입니다.
누적 매입금액은 약 10조3,078억원입니다.
하루 평균 약 200만주씩 매수한 만큼 당시 남아 있던 약 1,348만주는 같은 속도라면 6~7거래일 정도면 소진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규모는 더 큽니다.
전체 예정 물량 약 2,407만주 가운데 1,415만주를 매입했습니다.
진행률은 약 58.8%였고 누적 매입금액은 약 24조3,900억원입니다.
두 회사의 누적 자사주 매입금액을 합치면 약 34조6,978억원입니다.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시장에 35조원에 가까운 매수 자금이 들어온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 자사주 매입이 왜 코스피 전체에 중요했을까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버팀목이 된 이유
가장 단순한 이유는 매일 시장에 상당한 규모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8월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10조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보통 외국인 매도가 크게 나오면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대형주의 주가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내에서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시장에 나온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했습니다.
쉽게 말해 외국인이 팔아도 회사가 일정 부분을 계속 받아준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뿐 아니라 코스피 전체의 하방 압력을 완충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실제로 8월 말 급락장에서는 개인, 외국인,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하는 가운데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하루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매물을 흡수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두 종목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주입니다.
이 두 종목에 꾸준히 대규모 매수세가 들어오면 단순히 두 회사 주가만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코스피 지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 코스피가 버틴 이유를 자사주 매입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 정책이나 반도체 업황 기대, 기관 수급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다만 최근 코스피의 하방을 방어한 중요한 수급 요인 중 하나였다는 점은 분명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이 매수세의 종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사주 매입, 11월이 아니라 10월에 끝날까?
당초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종료 예정일은 11월 21일이었고,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매입 속도가 계속된다는 전제에서는 두 회사 모두 10월 중순 전후로 자사주 매입을 끝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약 한 달 정도 빨라지는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사주 매입이 끝난다고 해서 곧바로 주가가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진짜 중요한 부분은 매일 시장에 들어오던 확실한 대규모 매수 주체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최근처럼 외국인과 기관, 개인의 수급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느냐가 훨씬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외국인이 다시 돌아와야 할까?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매수 주체는 외국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시가총액이 큰 종목은 외국인 수급 변화가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다만 외국인 자금이 다시 강하게 들어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변수도 많습니다.
고유가와 높은 미국 국채금리,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AI와 HBM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다시 강해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좋아지고 메모리 가격 상승까지 이어진다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들어올 명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주가가 떨어질까?”가 아닙니다.
“그 자리를 누가 채울까?”가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그 답을 확인할 일정들이 9월 말부터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0월에는 무엇을 봐야 할까?
첫 번째로 확인할 이벤트는 마이크론 실적이었습니다.
마이크론의 FY2026 4분기 매출은 542억3,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은 33.42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도 615억달러로 제시하면서 시장 예상치였던 약 570억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와 HBM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글로벌 메모리 업황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 좋은 업황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얼마나 반영됐느냐로 넘어갑니다.
다음은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10월 초에는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이 예정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실적 발표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를 받쳐준 힘 중 하나가 자사주 매입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적이 그 역할을 이어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시장의 관심이 이제 자사주 매입에서 반도체 실적으로 넘어가는 구간입니다.
HBM과 메모리 가격 상승,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실제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돈다면 자사주 매입 종료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자사주 매입 종료와 맞물려 수급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주환원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자사주 매입이 끝난다고 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90조원에서 110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3분기에는 약 30조원의 현금환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자사주 매입 이후에도 배당이나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나올 가능성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번에 취득하는 약 2,407만주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향후 추가적인 자사주 취득과 소각 계획도 제시한 상태입니다.
즉, 현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끝난다고 해서 두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 자체가 종료된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매일 장중에 직접 들어오던 확정적인 매수세가 사라진다는 점은 분명 이전과 다른 환경입니다.
10월 코스피, 일정 순서를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약 한 달 동안 35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던 대형 매수 주체가 사라진다는 점은 분명 시장에 변화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일정의 순서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10월 초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나옵니다.
그다음 10월 중순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말에는 삼성전자의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결국 자사주라는 수급의 힘이 약해진 자리를 반도체 실적과 외국인 자금, 추가 주주환원이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자사주 매입이 끝난다는 이유만으로 코스피가 바로 무너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지금까지 자사주가 받쳐줬으니 앞으로도 계속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제부터는 수급보다 실적이 더 중요한 구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새로운 버팀목이 될지, 아니면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수급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지.
10월 코스피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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