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하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루에 1%씩만 먹고 나오면 되는 것 아닌가?”
10만원으로 1%를 벌면 1,000원이고, 1,000만원이면 하루 10만원입니다.
차트를 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수익을 낼 기회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주변이나 커뮤니티를 보면 단타로 하루에 몇십만 원, 많게는 몇백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정말 궁금해집니다.
개인투자자 100명이 단타를 시작하면, 실제로 몇 명이나 장기간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100명 중 20명 정도가 돈을 벌었다
이 질문을 살펴본 유명한 연구가 있습니다.
미국 UC데이비스와 UC버클리 등의 연구진은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대만 주식시장에서 활동한 데이트레이더들의 거래 기록을 분석했습니다.
연구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매년 약 45만 명이 단타 거래에 참여했는데요.
거래 수수료와 세금까지 반영한 뒤에도 수익을 기록한 투자자는 약 20% 정도였습니다.
100명으로 단순하게 바꿔보면 약 20명입니다.
생각보다 많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 번 돈을 버는 것과 꾸준히 돈을 버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꾸준히 버는 사람은 100명 중 1명도 안 됐다
연구진은 한 해 좋은 성과를 냈던 투자자가 다음 해에도 계속 좋은 성과를 냈는지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거래비용을 제외하고도 예측 가능하면서 지속적으로 초과수익을 올린 데이트레이더는 전체 투자자의 1% 미만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의미입니다.
100명이 단타를 시작하면 어느 시점에는 20명 정도가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익이 우연이 아니라 실력이고, 다음 해와 그다음 해에도 계속 이어지는 사람은 100명 중 1명도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타가 위험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몇 번 연속으로 수익을 내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매매 실력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수익이 정말 실력 때문인지, 아니면 시장 전체가 상승장이었기 때문인지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우연히 강한 종목을 잡았을 수도 있고, 운 좋게 매수 타이밍이 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몇 번의 성공만으로 자신의 실력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300일 넘게 단타한 사람들의 결과는?
더 흥미로운 연구도 있습니다.
브라질 연구진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단타를 시작한 개인투자자들을 추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300거래일 이상 단타를 계속한 투자자들의 성과를 확인했는데요.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300거래일 이상 꾸준히 거래한 투자자 가운데 약 97%가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수익을 낸 투자자는 약 3%에 불과했습니다.
여기서도 수익 규모를 보면 결과는 더욱 극단적이었습니다.
브라질 최저임금보다 많이 번 투자자는 약 1.1%였고, 은행원 초봉 수준보다 많은 수익을 기록한 투자자는 약 0.5%에 그쳤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브라질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한국 주식시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생각해볼 만합니다.
“단타를 오래 하면 경험이 쌓이고 결국 실력이 늘어서 돈을 벌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이 생각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단타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단타가 어려운 가장 현실적인 이유 중 하나는 거래비용입니다.
수수료와 세금은 한 번 거래할 때는 매우 작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하루에 여러 번 사고팔고, 이런 거래를 몇 달씩 반복하면 비용은 계속 누적됩니다.
미국 개인투자자 6만6,465가구의 거래 기록을 분석한 Barber와 Odean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가장 활발하게 거래한 투자자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11.4%였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시장수익률은 17.9%였습니다.
열심히 사고팔았지만 오히려 시장에 그냥 투자했을 때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입니다.
결국 잦은 거래가 성과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수익률을 깎아먹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승률이 높다고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단타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승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승률보다 한 번 이겼을 때 얼마를 벌고, 한 번 졌을 때 얼마를 잃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10번 거래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중 7번은 각각 1%씩 수익을 냈고, 나머지 3번은 각각 5%씩 손실을 봤습니다.
승률만 보면 70%입니다.
상당히 높은 승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단순 계산하면
7번 수익: +7%
3번 손실: -15%
결과적으로는 -8%입니다.
실제로는 복리 효과 때문에 정확한 수익률은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승률이 70%여도 계좌는 손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단타에서는 작은 수익을 여러 번 쌓다가 한 번의 큰 손실로 그동안 번 돈을 모두 잃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손절을 미루거나, 급등한 종목을 뒤늦게 따라 들어가거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투자금액을 늘리는 행동도 계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번 맞혔느냐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계좌에 얼마가 남았느냐입니다.
SNS에서 보는 단타 성공률이 높은 이유
그렇다고 단타로 돈을 버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은 존재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실제보다 단타 성공 사례를 훨씬 자주 접한다는 것입니다.
SNS나 투자 커뮤니티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누군가 오늘 특정 종목으로 100만원을 벌었다면 수익 인증을 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지난달 단타로 500만원을 잃었다면 굳이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우리가 온라인에서 보는 정보에는 자연스럽게 성공 사례가 더 많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체감하는 단타 성공률과 실제 장기간 투자했을 때의 성공률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루 수익 인증 몇 장만 보고 “단타로 돈 버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하루 1%보다 중요한 것은 오래 살아남는 것
하루에 1%씩만 벌 수 있다면 누구나 엄청난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1%를 매일 반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시장 상황은 매일 달라지고, 수수료와 세금은 계속 쌓이며, 사람의 심리까지 매매에 영향을 줍니다.
몇 번의 성공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수백 번, 수천 번의 거래에서도 반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저 역시 투자에서는 단기간에 얼마를 벌었느냐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으면서 자산을 늘려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초과수익을 기록한 단타 투자자는 극소수였습니다.
단타를 시작하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숫자입니다.
오늘 한 번의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5년, 10년 뒤에도 내 계좌가 살아남아 있는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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