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다음 해 소비 흐름을 미리 읽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입니다. 올해도 트렌드 코리아 2027이 공개되면서 2027년 대한민국 소비와 사회를 설명하는 새로운 키워드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권태사회입니다.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콘텐츠를 보고,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더 편리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AI가 일과 공부, 검색, 글쓰기, 쇼핑까지 빠르게 들어오면서 과거보다 시간과 노력을 훨씬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하루 종일 쇼츠와 SNS를 보고 수많은 알림과 콘텐츠에 노출되지만 정작 하루가 끝나면 무엇을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고, 특별히 즐거웠다는 느낌도 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은 바로 이런 현상을 2027년 소비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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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사회란 무엇일까?


과거의 권태는 할 일이 없어서 생겼습니다. 주말에 특별한 약속이 없거나 볼거리가 없을 때 심심하다고 느끼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권태는 정반대입니다. 할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자극도 넘치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재미없다고 느끼는 상태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에서는 이를 과잉형 권태라고 설명합니다. 유튜브와 쇼츠, SNS를 켜면 몇 초마다 새로운 영상이 나오고 OTT에는 평생 다 보지 못할 만큼 콘텐츠가 쌓여 있습니다. AI는 원하는 콘텐츠를 즉시 추천하고 필요한 정보도 빠르게 찾아줍니다.


문제는 자극이 많아질수록 하나의 경험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짧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던 영상도 계속 보다 보면 자극이 약하게 느껴지고, 더 짧고 더 강한 콘텐츠를 찾게 됩니다. 무엇이든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오히려 무엇을 원하는지는 더 어려워지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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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 키워드에 AI라는 단어가 없는 이유


흥미로운 점은 트렌드 코리아 2027의 10대 키워드에 AI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AI의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스마트폰 자체가 트렌드였지만 지금은 누구도 스마트폰 사용을 특별한 트렌드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미 생활의 기본 인프라가 됐기 때문입니다. AI 역시 비슷한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책의 관점입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AI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AI가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환경에서 사람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판단을 내리고, 무엇을 직접 실행할 것인가입니다. 그래서 이번 키워드들은 AI 기술 자체보다 AI가 인간의 소비와 행동,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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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ROI, 이제 시간도 투자수익률을 따집니다


2027년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는 라이프 ROI입니다. ROI는 기업이나 투자에서 사용하는 투자수익률을 뜻하지만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비슷한 계산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살 때 가격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얼마나 쓰고 어떤 경험을 얻을 수 있는지까지 계산합니다. 1시간 줄을 서야 하는 맛집이라면 정말 그만큼 가치가 있는지, 3시간짜리 영화를 볼 만큼 재미있는지, 비싼 여행을 갔을 때 얼마나 특별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비교합니다.


시간이 가장 부족한 자원이 되면서 소비에서도 가성비만큼 시성비가 중요해졌습니다.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시간을 절약해주는 서비스, 복잡한 과정을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한 만족을 제공하는 경험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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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장인류, 우리는 삶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요즘 스마트폰 사진첩을 보면 음식, 카페, 여행, 운동 기록부터 업무 화면 캡처까지 수만 장의 사진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도 녹음하고 강의도 저장하고 방문한 장소도 지도 앱에 남깁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은 이런 사람들을 저장인류라고 표현합니다. 중요한 것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든 것을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다시 찾는 생활 방식입니다.


AI 발전은 이러한 저장 습관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에는 사진과 문서를 저장해도 다시 찾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AI가 수많은 기록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고 요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인간이 기억하는 것보다 얼마나 잘 기록하고 얼마나 잘 찾아 쓰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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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목자본, AI 시대에 더 비싸지는 인간의 능력


AI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영상도 만드는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중요해지는 능력이 있습니다. 바로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에서는 이를 안목자본이라고 표현합니다.


AI에게 명령하면 수십 개의 아이디어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어떤 것이 좋은지 선택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누구나 많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면 만드는 기술보다 선택하는 능력의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소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과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소비자는 모든 것을 직접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사야 하는지 대신 골라주는 큐레이션, 전문가의 추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의 선택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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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엣지, AI가 못하는 인간의 흔적이 경쟁력이 됩니다


AI가 만든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누가 만들었는지를 중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글이라도 실제 경험을 한 사람이 직접 쓴 글과 AI가 정보를 조합해 만든 글은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휴먼엣지는 결과물에 남아 있는 인간의 경험과 판단, 책임을 의미합니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AI 콘텐츠보다 조금 투박하더라도 실제 사람이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지고, 누가 왜 만들었는지와 어떤 철학이 담겼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브랜드는 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인간적인 이야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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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봄경제,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보다 일단 시작합니다


과거에는 새로운 사업이나 콘텐츠를 만들려면 많은 사람과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웹사이트 하나를 만들거나 영상을 제작하는 데도 전문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AI 도구가 확산되면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은 이런 변화를 해봄경제라는 키워드로 설명합니다. 완벽하게 준비한 뒤 시작하기보다 작은 아이디어를 일단 실행해보고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보고, 전자책을 내보고, 영상을 제작하고, 앱을 만들어보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실패했을 때 잃는 비용 역시 줄어들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보다 실제로 무엇을 해봤는가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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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브 워킹, AI를 붙이는 것보다 일 자체를 바꿉니다


회사에서도 AI 사용은 이미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고 있습니다. 직원에게 AI 프로그램을 하나 제공하는 것만으로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는 시대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바이브 워킹은 AI가 사람의 업무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 일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만드는 개념입니다. 사람이 자료를 찾고 정리하고 보고서를 만들던 기존 프로세스를 그대로 둔 채 중간에 AI만 넣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람이 해야 할 일과 AI가 해야 할 일을 다시 나누는 것입니다.


앞으로 기업 경쟁력에서도 어떤 AI 프로그램을 도입했는가보다 조직이 AI와 함께 일하기 좋은 구조로 얼마나 빠르게 바뀌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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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팩터 시프트, 익숙한 제품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키워드는 폼팩터 시프트입니다. 기존 제품의 기능을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던 제품의 형태를 바꾸는 혁신을 의미합니다.


접는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붙이는 비타민이나 알약 형태의 육수처럼 기존 제품의 사용 방식을 바꾸는 상품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배우는 것보다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을 더 편리한 형태로 사용하는 것에 쉽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식품, 뷰티, 건강,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내용물보다 사용하는 방식과 형태를 바꾼 제품이 더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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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텐션 전략,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이 중요해집니다


인구가 줄고 시장 성장률이 낮아지면 기업이 계속 새로운 고객만 찾는 전략에는 한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27년에는 이미 확보한 고객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리:텐션 전략은 고객을 새로 데려오는 것보다 기존 고객이 떠나지 않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입니다. 구독 서비스와 멤버십, 개인화 혜택, 장기 고객 보상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납니다. 매번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다니기보다 나를 잘 이해하고 구매 이력을 기억해주며 적절한 혜택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계속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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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프시그널, 중년 소비시장이 다시 주목받습니다


하프시그널은 인생의 중간 지점에서 나타나는 신체와 생활의 변화를 새로운 소비 신호로 바라보는 개념입니다. 대표적으로 갱년기와 같은 변화가 있습니다.


과거 소비시장은 젊은 세대의 트렌드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40~60대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고 건강과 자기관리, 여행, 취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소비합니다.


앞으로 건강기능식품이나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패션, 뷰티, 운동, 여행, 금융 등에서도 중년 소비자를 세분화해 바라보는 시장이 더 확대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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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 슬로건은 알파 쉽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은 내년 양의 해를 맞아 전체 슬로건을 ALPHA SHEEP, 알파 쉽으로 정했습니다. 양은 보통 무리를 따라가는 동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알파 쉽은 그 무리에서 먼저 뛰쳐나오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AI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비슷한 정보와 비슷한 답을 제공하는 시대에는 다른 사람과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 쉬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자신만의 판단을 가지고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중요해진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결국 이번 10대 키워드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AI가 더 많은 것을 대신해줄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은 정보를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실행할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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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7년 소비시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질까?


이번 키워드를 소비 관점에서 보면 몇 가지 방향이 보입니다. 먼저 소비자는 단순히 저렴한 제품보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주는 상품에 더 높은 가치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시에 AI가 만든 비슷한 상품과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실제 경험과 인간적인 이야기가 담긴 브랜드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제품을 많이 출시하는 것보다 고객이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중년처럼 기존에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소비층도 더 세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제품을 완벽하게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보다 빠르게 시도하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기업이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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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핵심은 AI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을 처음 보면 AI 시대인데 왜 AI라는 키워드가 전면에 나오지 않는지 의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이번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AI가 너무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 관심의 중심이 기술 자체에서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더 빠르게 일하며 더 편리하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편리해진다고 자동으로 삶이 더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선택과 자극 속에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시간을 쓰고 싶은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권태사회라는 키워드가 2027년의 출발점으로 등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시대일수록 그 남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AI가 답을 만들어주는 시대에는 결국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사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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