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회사가 원전을 짓는다고?"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조금 의아했습니다.
포스코는 누구나 아는 철강 기업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원전이라니?
처음에는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핵심은 원전 사업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전기"였습니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은 철강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결국 앞으로 철강 경쟁력은 기술력뿐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그리고 저렴하게 전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코의 원전 검토는 단순히 한 기업의 사업 확장으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기업이 직접 원전에 투자해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원전 산업에도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는 왜 갑자기 원전까지 검토했을까?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기존 고로 중심의 철강 생산 방식을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6년 6월에는 광양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준공하며 친환경 철강 생산 확대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력입니다.
수소환원제철은 탄소 대신 전기를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철강 생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설비 1기를 운영하려면 약 1.7GW의 전력이 필요합니다.
만약 국내 철강 생산량 전체를 수소환원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전력은 약 24GW 수준입니다.
이는 대형 원전 약 17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전기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연간 전기료가 최대 5조 원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포스코 내부 추산입니다.
말 그대로 전기 비용이 10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포스코가 직접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방안을 고민하는 이유가 이해됩니다.
왜 태양광·풍력이 아닌 원전일까?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친환경 전력이라면 태양광이나 풍력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철강 생산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운영되는 산업입니다.
필요한 것은 단순히 친환경 전력이 아니라, 언제든 일정한 양을 공급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입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발생합니다.
반면 원전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포스코가 검토하는 방향은 직접 원전 사업자가 되겠다는 의미보다는,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한수원과 합작법인을 만드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민간 원전 시대가 열리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만약 이런 구조가 현실화된다면 영향은 포스코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들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석유화학, 데이터센터 등이 있습니다.
최근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는 "누가 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뿐 아니라 "누가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포스코 원전 추진…원전 관련주는 다시 움직일까?
그렇다면 이번 소식이 원전 관련주에는 얼마나 큰 영향을 줄까요?
현재 단계에서 바로 원전 기업의 대규모 수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은 포스코가 민간 기업의 원전 투자를 허용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단계입니다.
또 민간 기업이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장기간, 일정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도 역시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미래 가능성도 중요한 재료가 됩니다.
만약 민간 원전 투자가 제도화된다면 기존의 정부 주도 원전 건설과 해외 원전 수출 외에도 "산업용 전력 확보를 위한 원전 수요"라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원전 관련주는?
대표적인 원전 관련 기업으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대형 원전 주기기 제작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뉴스케일, 테라파워, 엑스에너지 등 글로벌 SMR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6년 8월에는 테라파워 SMR 관련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현대건설 역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업입니다.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SMR 사업 등 차세대 원전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원전 산업 확대 기대감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주 확정'보다 '시장 확대 가능성'을 봐야 할 때
현재 원전 관련주의 흐름을 보면 단기적으로 급등하기보다는 중요한 변곡점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명확합니다.
- 첫 번째는 포스코의 민간 원전 제안이 실제 정부 정책에 반영되는지입니다.
- 두 번째는 민간 기업이 원전 전력을 장기간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는지입니다.
- 세 번째는 삼성전자처럼 전력 사용량이 큰 다른 기업들도 이런 방식에 참여하는지입니다.
아직은 "원전 수주가 확정됐다"는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 중심으로 움직였던 원전 시장에 "기업이 직접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중요한 것은 기대감이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입니다.
현재 주가는 큰 움직임보다는 다음 단계를 기다리는 구간으로 보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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