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한쪽을 누르면 반대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흔히 ‘풍선효과’라고 합니다.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자주 나타납니다.
시장에서 돈이 완전히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면, 기존에 강했던 업종이 쉬는 순간 투자금은 새로운 곳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9월 28일 시장이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5% 넘게 하락한 날, 반대로 HLB 그룹주는 무려 10개 종목이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만에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에서 바이오로 크게 이동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HLB 그룹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핵심은 미국 FDA 승인입니다.
HLB 그룹 10개 종목 상한가, 이유는 FDA 승인
미국 FDA는 현지시간 9월 23일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보유한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LYTGOBI)’를 품목 허가했습니다.
허가 대상은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재배열이 있는 진행성 담관암 환자입니다.
임상 결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확인됐습니다.
임상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46%였고, 치료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11.8개월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휴장했기 때문에 이 FDA 승인 소식은 9월 28일 시장에 한꺼번에 반영됐습니다.
결과는 시장 예상보다 강했습니다.
HLB 관련주들이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다만, 하나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이번 FDA 승인이 의미 있는 것은 맞지만, 정확히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승인은 HLB가 그동안 여러 차례 FDA 승인에 도전했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허가가 아닙니다.
리픽투는 별도의 담관암 치료제입니다.
HLB는 2024년 미국 릴레이 테라퓨틱스로부터 리픽투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승인이 중요한 이유는 있습니다.
그동안 HLB 그룹은 FDA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보완 요구를 받으며 시장의 의구심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실제 미국 FDA 항암 신약 허가를 받아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HLB가 FDA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기존 우려를 일부 완화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락하자 돈이 HLB로 이동했을까?
9월 28일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반도체와 바이오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는 5.43%, SK하이닉스는 5.05% 하락했습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오라클 데이터센터 사업 관련 우려 등이 AI·반도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만 약 3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 역시 2.70% 하락하며 6,889.74까지 밀렸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달랐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0.25% 상승한 846.58로 마감했는데, HLB 그룹주의 강세와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이 지수를 방어했습니다.
HLB 상승, 앞으로도 계속될까?
HLB 주가는 현재 중요한 구간에 위치해 있습니다.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이 쉽게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높은 가격대에서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물린 투자자들이 현재 가격대를 매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입니다.
다만 이번 상승을 단순히 “반도체에서 빠진 돈이 HLB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외국인과 기관 자금 상당 부분은 실제 시장 밖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 내부에서 단기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분명합니다.
최근까지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이 쉬는 사이, 명확한 개별 호재를 가진 바이오 기업으로 투자 관심이 집중된 것입니다.
말 그대로 시장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HLB 그룹 10개 종목 상한가라는 숫자는 매우 강렬합니다.
하지만 주가가 하루 만에 급등했다고 해서 모든 기업 가치가 그만큼 증가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분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픽투가 실제 미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입니다.
또한 시장이 더 크게 기대하는 재료인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 관련 FDA 재도전 결과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결국 이번 상승은 HLB 그룹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기업 가치는 실제 사업 성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번 HLB 그룹의 급등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순환매 사례였습니다.
반도체가 쉬는 순간 바이오가 강하게 주목받았고, FDA 승인이라는 확실한 재료가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했습니다.
다만 급등한 종목을 뒤늦게 따라가는 것보다, 기업의 실적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차분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FDA 승인 이후 HLB가 새로운 성장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단기 기대감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실제 성과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FDA 승인을 시장의 신뢰 회복 신호로 보는 투자자도 있고, 단기 과열로 보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앞으로 리픽투 판매 성과와 추가 파이프라인 진행 상황이 HLB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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