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배당금이 들어오면 기분은 좋다.
그런데 막상 계좌를 보면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세금으로 빠져나간다.
배당 투자를 오래할수록 이 부분이 은근히 신경 쓰인다.
“배당은 꾸준히 받고 싶은데, 세금으로 계속 빠져나가는 돈은 너무 아깝지 않나?”
특히 배당금 규모가 커지면 금융소득종합과세까지 신경 써야 한다.
그렇다고 배당투자를 아예 포기하기도 아쉽다.
정기적으로 현금이 들어온다는 장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만 찾는 대신, 주주에게 가치를 돌려주는 또 다른 방법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함께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면 어떨까?
그러다 눈에 들어온 ETF가 DIVB였다.
배당만 많이 주는 기업이 아니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함께 적극적으로 하는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그렇다면 DIVB는 어떤 상품이고, 만약 1억원을 투자했다면 5년 동안 결과는 어땠을까?
배당금 받을 때마다 세금이 신경 쓰이는 이유
배당투자를 하면 분배금이 들어올 때 세금이 함께 따라온다.
특히 해외주식이나 해외 ETF에서 발생하는 배당·분배금은 지급 과정에서 원천징수가 발생한다.
국내 투자자의 경우 다른 이자·배당소득까지 합산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배당금이 많아질수록 세금 문제를 무시하기 어려워지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더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복리다.
배당금 100만원을 온전히 다시 투자할 수 있다면 100만원 전체가 다음 수익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세금을 제외한 금액만 재투자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굴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
이게 한두 번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매달, 매분기, 그리고 수년 동안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높은 배당률만 쫓기보다는 기업이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는 방법 전체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찾아본 DIVB ETF
DIVB의 정식 명칭은 iShares U.S. Dividend and Buyback ETF다.
이름만 봐도 투자전략이 어느 정도 보인다.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과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하는 미국 기업들을 함께 담는 ETF다.
일반적인 고배당 ETF와 가장 큰 차이는 배당률만 높은 기업을 찾지 않는다는 점이다.
DIVB의 배당수익률은 고배당 ETF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대신 주주환원 정책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함께 중요하게 본다.
여기서 자사주 매입이 왜 중요할까?
회사가 시장에 나와 있는 자기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면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든다.
기업가치가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주식 한 주가 차지하는 몫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가치가 1조원이고 주식이 1억주라면 단순 계산상 한 주당 기업가치는 1만원이다.
그런데 자사주를 소각해 주식 수가 9천만주로 줄어든다면,
1조원 ÷ 9천만주
구조가 되기 때문에 한 주가 차지하는 기업가치는 이전보다 커진다.
물론 실제 주가는 실적과 시장 상황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움직이지만, 자사주 소각이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세금 시점도 다르다
여기서 DIVB를 볼 때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배당은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순간 과세가 발생한다.
반면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서 투자자 계좌로 돈이 바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투자자는 평가이익 형태로 보유하게 된다.
즉 배당처럼 지급될 때마다 바로 세금이 빠져나가는 구조와는 다르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꼭 구분해야 한다.
한국 거주자가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를 매도해 얻은 이익에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가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은 세금이 없다”고 이해하면 안 된다.
배당소득세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와 매매차익에 대해 별도로 과세되는 구조가 다르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DIVB가 담고 있는 투자 아이디어
DIVB는 배당만 많이 주는 회사를 고르는 ETF가 아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어떻게 돌려주고 있는지를 함께 본다.
대표적인 방법이 두 가지다.
하나는 배당이다.
기업이 현금을 직접 주주에게 지급한다.
다른 하나는 자사주 매입이다.
회사가 자신의 주식을 사들여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결국 두 방법 모두 주주환원이라는 목적은 비슷하지만 투자자가 체감하는 방식은 다르다.
배당은 지금 당장 현금이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자사주 매입은 당장 현금이 들어오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DIVB는 이 두 가지를 함께 노리는 전략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5년 뒤 어떻게 됐을까?
여기서 가장 궁금한 부분이다.
DIVB가 과거 연평균 약 14.94%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가정해보자.
1억원을 투자하고 같은 수익률이 5년 동안 반복됐다고 단순 계산하면 결과는 약 2억원에 가까워진다.
계산 구조는 이렇다.
1억원 × (1 + 14.94%)⁵
복리는 매년 발생한 수익이 다시 투자원금에 더해지고, 그 금액이 다음 해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낸다.
첫해에는 1억원이 약 1억1,494만원이 된다.
그다음 해부터는 원래 투자금 1억원이 아니라 1억1,494만원 전체가 다시 수익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5년 동안 반복되면 투자금은 약 2억원 수준에 가까워진다.
다만 여기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있다.
과거 연평균 수익률이 앞으로도 그대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 5년 뒤 결과는 주가 흐름, 배당금, 환율, 세금, 투자 시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이 계산은 미래 예상수익이라기보다 복리의 효과를 이해하기 위한 단순 예시로 보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고배당 ETF보다 DIVB가 무조건 좋은 걸까?
그건 아니다.
투자 목적 자체가 다르다.
매달 또는 매분기 높은 현금흐름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고배당 ETF나 커버드콜 ETF가 더 잘 맞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퇴 이후 생활비처럼 지금 당장 일정한 현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높은 분배금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지금 당장 현금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자산을 장기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배당으로 많은 돈을 지급받는 것보다 기업이 내부에서 성장에 투자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식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DIVB를 흥미롭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배당만 좇는 것이 아니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함께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배당률보다 중요한 건 결국 총수익률이다
배당투자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당률에 눈이 간다.
3%, 5%, 8%.
숫자가 높을수록 더 좋은 투자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장기투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배당을 얼마나 많이 받았느냐만이 아니다.
주가 상승과 배당금을 모두 합친 총수익률을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배당으로 매년 8%를 받았는데 주가가 20% 떨어졌다면 결과가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반대로 배당률은 2%에 불과하지만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전체 자산이 크게 늘어났다면 장기투자 결과는 더 좋을 수 있다.
그래서 DIVB 같은 ETF를 볼 때도 배당수익률 하나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기업의 이익 성장, 주가 상승을 모두 포함해 최종적으로 내 투자금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배당소득세가 아깝다면 생각해볼 또 다른 방법
배당금이 계좌에 들어오는 재미는 분명하다.
특히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는 투자하면서 느끼는 만족감도 크다.
하지만 자산을 장기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면 꼭 높은 배당률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회사가 배당 대신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소각하면서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DIVB는 이런 두 가지 주주환원 방식을 함께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ETF다.
다만 “배당세를 피하는 ETF”라고 단순하게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배당에 대한 과세와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세금 하나만 보고 투자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배당률, 기업의 성장성, 자사주 매입, 총수익률, 보수, 환율 그리고 세금까지 함께 봐야 한다.
배당소득세가 계속 아깝게 느껴진다면 무조건 더 높은 배당률을 찾기보다, DIVB처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함께 활용하는 ETF까지 투자 시야를 넓혀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장기투자에서는 결국 “얼마를 배당받았나”보다 마지막에 내 자산이 얼마나 늘어났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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