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8%만 해도 꽤 높은 편이다.
그런데 21%라는 숫자를 보면 솔직히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고배당주를 찾아보니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1위가 8.69%였다.
그런데 ETF 쪽으로 넘어가니 최근 12개월 분배금 기준으로 무려 21.32%라는 숫자가 보였다.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배당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크지?”
그런데 하나씩 뜯어보니 단순히 “누가 돈을 더 많이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고배당주, 고배당 ETF, 커버드콜 ETF는 애초에 현금이 나오는 구조부터 다르다.
결국 중요한 건 배당률이 몇 %냐가 아니다.
그 돈이 어디에서 나왔고, 분배금까지 포함했을 때 실제로 내 투자금이 얼마나 늘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배당 시즌 돌아왔다, 고배당주는 8%대까지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1위는 지역난방공사로 8.69%였다.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에서 배당금을 추정한 종목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9월 17일 종가 7만5천원에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 6,520원을 적용한 수치다.
계산은 간단하다.
6,520원 ÷ 75,000원 × 100 = 약 8.69%
지난해 DPS 6,157원보다 배당금 자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권을 보면 7~8%대 종목도 적지 않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종목은 총 29개로 예상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증권주다.
NH투자증권의 올해 예상 DPS는 2,031원, 삼성증권은 6,867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731원, 2,867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예상 배당수익률을 종목별로 보면 지역난방공사가 8.69%로 가장 높았고, AJ네트웍스가 8.33%로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은 7.99%, 삼성증권은 7.98%, 웹젠은 7.96%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다음으로 SOOP이 7.27%, 제일기획이 7.23%, 키움증권이 7.15%, 한국금융지주가 6.84%로 집계됐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8.69%는 확정수익률이 아니다.
예상 배당금을 특정 시점의 주가로 나눈 값이기 때문이다.
실제 배당금이 달라질 수도 있고, 내가 매수하는 가격이 달라지면 배당수익률 역시 달라진다.
그래서 숫자만 볼 게 아니라 “왜 배당수익률이 높은가”를 함께 봐야 한다.
실적이 좋아져 배당금이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주가가 크게 떨어져 계산상 배당수익률만 높아진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고배당 ETF는 6~10%대, 그런데 21%짜리도 있다?
개별 종목 하나를 고르는 게 부담스럽다면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 게 고배당 ETF다.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개별주보다 접근하기 편하다고 느끼는 투자자도 많다.
유진투자증권이 9월 11일 종가 기준으로 상장 1년 이상,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 ETF를 분석한 결과 배당·인컴형 ETF에서도 높은 분배율이 확인됐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최근 12개월 합산 분배금이 396원으로 9.80%였다.
TIME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는 7.14%, KoAct 배당성장액티브는 6.24%로 집계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앞서 본 고배당주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커버드콜 ETF로 넘어가면 숫자가 확 달라진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의 최근 12개월 합산 분배금은 주당 4,385원이었다.
유진투자증권이 집계한 분배금 기준 수익률은 21.32%.
앞에서 본 8%대와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다.
TIGER 미국테크TOP10타겟커버드콜은 10.77%, TIGER 미국S&P500타겟데일리커버드콜은 10.57%,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도 9.61%였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21%라는 숫자가 가능한 걸까?
여기서부터는 단순 비교를 하면 안 된다.
앞서 본 고배당주의 8%대는 올해 예상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반면 ETF의 21.32%는 최근 12개월 동안 실제 지급된 분배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산출 기준부터 다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차이는 따로 있다.
고배당주·고배당 ETF·커버드콜 ETF, 사실 같은 ‘배당’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배당주의 8%와 커버드콜 ETF의 21%를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된다.
둘은 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배당주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등을 바탕으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기업의 이익이 계속 늘어나고 배당도 함께 증가한다면 장기적으로 투자자가 받는 배당금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고배당 ETF는 이런 배당 성향이 높은 여러 기업 등에 나눠 투자하는 구조다.
개별 종목 하나에 투자하는 것보다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투자자는 ETF가 지급하는 분배금 형태로 현금을 받는다.
구조적으로 보면 일반 고배당주와 비교적 비슷하다.
반면 커버드콜 ETF는 구조가 조금 다르다.
주식 등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한다.
쉽게 말하면 일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그 대가로 옵션 프리미엄이라는 돈을 받는 것이다.
즉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뿐 아니라 옵션을 활용해 추가 현금흐름을 만든다.
그리고 이 돈이 ETF 분배금의 재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일반 고배당주나 고배당 ETF보다 10~20%대처럼 높은 분배율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세 상품의 차이를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고배당주는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금이 가장 중요한 현금흐름이다. 그래서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는지, 주당배당금인 DPS가 늘어나는지, 현재 주가가 어느 수준인지 함께 봐야 한다.
고배당 ETF는 여러 기업에서 들어오는 배당 등을 모아 투자자에게 분배한다. 따라서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 분배금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는지, 분배금까지 포함한 총수익률이 어떤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이나 ETF에서 발생하는 배당에 옵션 프리미엄을 더해 현금흐름을 만든다. 따라서 단순히 분배율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옵션 전략을 사용하는지, ETF 가격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최종 총수익률은 얼마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그렇다고 커버드콜 ETF의 분배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상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매달 일정한 현금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높은 분배금 자체가 장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높은 분배금에는 그만한 구조적 이유가 있다.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기초자산 가격이 크게 오를 때 그 상승분을 전부 가져가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옵션 프리미엄을 받았더라도 ETF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지면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다시 총수익률을 봐야 한다.
배당 21%보다 중요한 건 결국 내 돈이 얼마나 늘었나
그렇다면 21%보다 8%가 더 낫다는 뜻일까?
그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분배율 숫자 자체가 아니라 분배금을 받고 난 뒤 내 투자금이 실제로 얼마나 늘었느냐이다.
즉 총수익률을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분배금으로 15%를 받았더라도 ETF 가격이 20% 떨어졌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과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분배율은 5%에 불과하더라도 자산 가격이 15% 올랐다면 전체 수익은 더 높을 수 있다.
최근 데이터에서도 이런 차이가 나타났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9월 11일 기준 국내 커버드콜 ETF 가운데 연분배율 상위 19개 상품 중 14개, 약 73.7%는 최근 1년 총수익률이 연분배율보다 낮았다.
계산하면,
14개 ÷ 19개 × 100 = 약 73.7%
이 가운데 4개는 분배금을 포함한 총수익률도 마이너스였다.
즉 높은 분배율이 곧 높은 투자수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모든 커버드콜 ETF의 성과가 나빴다는 의미도 아니다.
어떤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지, 옵션을 얼마나 매도하는지, 시장이 상승장인지 횡보장인지에 따라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고배당 상품을 볼 때는 상품마다 확인해야 할 포인트가 조금 다르다.
고배당주라면 기업 이익과 DPS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
고배당 ETF라면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 현재 분배금이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커버드콜 ETF라면 높은 분배율만 보는 것이 아니라 ETF 가격 변화와 옵션 전략, 분배금을 모두 합친 총수익률을 반드시 같이 봐야 한다.
배당 8%도 높은데 21%라니 솔깃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 투자에서 중요한 건 가장 큰 숫자를 찾는 것이 아니다.
21%라는 숫자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부터 봐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것만 확인하면 된다.
분배금까지 모두 받은 뒤 결국 내 돈은 얼마나 늘었는가.
고배당 투자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숫자는 배당률이 아니라 총수익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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