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를 살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중국 위안화부터 봐야 한다고 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외환시장을 보면 이 순서가 꽤 합리적입니다.
중국 위안화는 9월 21일 달러당 6.6950위안까지 강해지며 2023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시기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에서 크게 움직였고, 9월 23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는 1,358.4원이었습니다.
중국 CNY 환율도 원화 기준 200원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위안화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중국 여행이나 중국 투자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국은행은 원화가 주요 통화 가운데 위안화와 비교적 높은 동조성을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위안화가 움직일 때 원화도 비슷한 방향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합니다.
위안화가 강해졌다고 해서 원화가 똑같은 비율로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위안화 하나만 보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미국 금리, 달러 강세와 약세, 외국인 자금,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영향을 줍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6950위안까지 강해진 가운데 원화와 원·달러 환율, 미국주식 환전까지 어떤 경로로 연결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안화 6.69가 의미하는 것
환율은 처음 보면 숫자가 작아졌는데 통화가 강해졌다고 하니 헷갈릴 수 있습니다.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에서 6.7위안으로 내려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1달러를 사기 위해 7위안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6.7위안만 있으면 됩니다.
즉, 달러 하나를 사는 데 필요한 위안화가 줄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강해진 것입니다.
9월 21일 역내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6950위안까지 내려가며 2023년 1월 16일 이후 강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역외 위안화 역시 비슷한 수준인 6.6946위안 부근까지 움직였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한 기준환율도 6.7487위안으로 내려가며 2023년 2월 이후 강한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위안화 강세를 단순히 중국 경제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국의 무역흑자, 기업들의 달러 매도, 인민은행의 환율 정책, 미·중 관계 개선 기대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눈여겨본 부분은 중국 당국이 이전보다 위안화 강세를 크게 막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인민은행이 빠른 위안화 강세를 어느 정도 억제해왔다면 이번에는 그 강도가 다소 낮아졌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결국 이번 6.69라는 숫자는 단순한 경제 성장 이야기보다 정책과 무역, 시장 기대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원화는 왜 위안화 영향을 받을까?
한국에서 위안화 환율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과의 경제 연결이 크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고, 두 나라의 경기 상황과 수출 흐름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외환시장에서도 원화와 위안화가 비교적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주요 통화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원화는 위안화와 상대적으로 높은 동조성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한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관계뿐 아니라 아시아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도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위안화와 원화가 항상 같은 폭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위안화가 1% 강해졌다고 해서 원화도 정확히 1%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행 분석에서는 원화가 약해지는 구간에서 위안화 움직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원화가 강해지는 구간에서는 두 통화 사이의 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원화가 불안할 때는 중국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원화가 강해질 때는 한국 내부 요인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위안화만 보고 원화 방향을 그대로 예측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올해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보면 이 점이 더 잘 보입니다.
6월 말 원·달러 환율은 1,549.4원 수준이었지만 7월 17일에는 1,478.5원까지 내려왔고, 9월 9일에는 1,336.1원까지 하락했습니다.
9월 23일에는 장중 1,34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358.4원으로 올라왔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200원 이상 움직인 셈입니다.
그 과정에서 원화를 움직인 이유도 계속 달라졌습니다.
수출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면 달러 공급이 늘면서 원화 강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해 자금을 들여오는 것도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 금리가 오르고 달러 자체가 강해지면 원화에는 부담이 됩니다.
해외주식 투자 증가로 국내에서 달러 수요가 커지는 것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위안화는 원화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모든 변수를 압도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따라서 위안화 환율이 6.7위안 아래로 내려갔다는 이유만으로 원·달러 환율이 반드시 1,300원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주식 환전 전에 위안화를 보는 이유
미국주식 투자자라면 이 부분이 가장 실용적일 수 있습니다.
달러 환전을 기다리고 있는데 위안화가 계속 강해지고 다른 아시아 통화들도 함께 강해진다면 원화에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원·달러 환율은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같은 1,000달러를 환전하더라도 필요한 원화가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60원이라면 1,000달러를 사는 데 단순 계산으로 136만 원이 필요합니다.
환율이 1,330원까지 내려간다면 133만 원이면 됩니다.
차이는 3만 원입니다.
환전 규모가 커질수록 차이도 커집니다.
다만 실제 환전할 때 가장 중요한 숫자는 결국 원·달러 환율입니다.
위안화는 앞으로 원화가 어떻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보조지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환전 전에는 먼저 위안화가 계속 강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다음 달러 자체의 강세와 약세를 봅니다.
이후 원화와 다른 아시아 통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한 뒤 마지막으로 증권사에서 실제 적용되는 환전 환율을 보는 순서가 좋습니다.
환율의 정확한 바닥을 맞히려고 지나치게 기다리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달러가 20원 더 내려가기를 기다렸는데 사고 싶었던 미국주식이 그 사이 10% 오른다면 환전에서 아낀 금액보다 투자 기회를 놓친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 금액을 한 번에 모두 환전하기보다 여러 번 나눠 환전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환율도 중요하지만 결국 투자 전체에서 하나의 변수일 뿐입니다.
중국 여행 환전은 원·위안 환율을 봐야 한다
중국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보는 숫자가 조금 달라집니다.
한국 여행객에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위안/달러 환율보다 원/위안 환율입니다.
9월 21일 위안/달러 환율 6.6950위안과 9월 23일 원·달러 환율 1,358.4원을 이용해 단순 계산해보겠습니다.
1,358.4원을 6.6950으로 나누면 약 203원이 나옵니다.
즉, 단순 교차환율 기준으로 1위안당 약 203원 수준입니다.
다만 이 계산은 서로 다른 날짜의 대표 환율을 사용한 단순 계산입니다.
실제 은행에서 환전할 때는 환전 수수료와 우대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금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안화가 달러 대비 강해졌다고 해서 한국 여행객에게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위안화가 강해져도 원화가 더 빠르게 강해진다면 원화 기준 위안화 가격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화는 그대로인데 위안화만 강해지면 중국 여행에 필요한 환전 비용은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 1위안이 200원이라면 1,000위안을 바꾸는 데 20만 원이 필요합니다.
1위안이 210원으로 올라가면 같은 1,000위안을 사는 데 21만 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카드 해외결제 수수료나 현금 환전 수수료까지 붙으면 실제 여행비는 더 달라집니다.
그래서 중국 환율 뉴스를 볼 때는 위안/달러 환율을 참고하되 실제 여행 환전에서는 원/위안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앞으로는 6.7이라는 숫자만 보면 안 된다
위안화가 6.7위안 아래에서 계속 움직일지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왜 그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지입니다.
먼저 미·중 관계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위안화 강세에 미·중 정상회담과 무역 관계 개선 기대가 영향을 줬다면 이벤트가 끝난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가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환율도 중요합니다.
인민은행이 계속 강한 위안화 수준을 허용하는지, 아니면 다시 위안화 강세를 억제하려는 신호를 보내는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 금리입니다.
미국 금리가 다시 크게 올라가면서 달러가 강해지면 위안화가 강하더라도 원화가 계속 강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한국 내부의 달러 수급입니다.
수출기업이 달러를 계속 원화로 바꾸고 있는지,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는지, 반대로 해외주식 투자 등으로 달러가 빠져나가는지를 봐야 합니다.
이런 실제 달러 수급이 원·달러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국제유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나라입니다.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 원유를 사기 위해 필요한 달러 수요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원화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위안화 강세가 원화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 위안화가 3년 반 만에 강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뉴스는 분명 주목할 만합니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위안화가 얼마나 강해졌는지가 아니라 그 강세가 실제로 원화에도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에야 미국주식 환전 시점이나 중국 여행 환전 비용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환율을 볼 때 달러만 보는 것보다 위안화와 미국 금리, 국내 달러 수급까지 함께 보면 시장의 흐름이 훨씬 잘 보입니다.
달러를 사기 전에 중국 돈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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