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텔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상당히 차가웠습니다.


미세공정 경쟁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계속 적자가 이어졌습니다.


한때는 “인텔이 예전 경쟁력을 완전히 잃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죠.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인텔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140% 넘게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CPU 가격 인상 가능성,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에 대한 기대까지 한꺼번에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테라팹 프로젝트와의 연결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 인텔로 향하고 있는데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위기의 반도체 기업으로 불렸던 인텔은 어떻게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걸까요?


그리고 이미 크게 오른 인텔 주식은 앞으로도 더 상승할 수 있을까요?






인텔 주가 올해 140% 급등



24달러에서 100달러까지


현재 인텔 주가는 102.94달러 수준입니다.


52주 최저가는 24.05달러, 최고가는 142.34달러였습니다.


시가총액도 약 5,440억달러까지 올라왔습니다.


특히 9월 8일에는 하루 만에 9.1% 상승하며 104.4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6월 22일에는 주가가 140.94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최근 1년 기준 상승률이 한때 약 400%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현재 주가가 계속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52주 최고가인 142.34달러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약 27.7% 낮은 수준입니다.


많이 오른 것은 맞지만 고점에서는 상당한 조정도 받은 셈이죠.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무엇을 기대하면서 다시 인텔 주식을 사고 있는 걸까요?







CPU 가격을 올릴 수 있다?


최근 인텔 주가에 힘을 실어준 재료 중 하나는 CPU 가격 인상 가능성입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10월 PC용 CPU 가격을 약 10%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 가격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텔이 다시 가격 결정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AI 시대라고 하면 엔비디아의 GPU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GPU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CPU 역시 서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RBC는 x86 서버 CPU 출하량이 앞으로 15~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에이전틱 AI처럼 AI가 직접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서버에서 처리해야 할 연산량도 함께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CPU 수요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인텔을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는 기존 CPU 사업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인텔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파운드리 사업에서 새로운 외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대를 키운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테라팹입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테라팹 인텔에는 어떤 의미일까?


테라팹은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입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비롯한 머스크의 여러 사업에서 필요한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텔은 지난 4월 이 프로젝트에 차세대 1.4나노급 14A 공정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첫 제품은 2028년 중반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테라팹의 잠재적인 규모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스랜드는 테라팹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첨단 로직 웨이퍼 생산 규모가 연간 2,240만장까지 커질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비교 대상으로 제시된 TSMC의 현재 첨단공정 생산능력 약 800만장보다 거의 3배 많은 수준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테라팹에서 생산되는 2,240만장을 모두 인텔이 만든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으로 테라팹 프로젝트 일부에 인텔의 14A 공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된다면 인텔 파운드리가 의미 있는 외부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결국 테라팹과 14A는 현재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재료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인텔 파운드리는 지금 어느 정도까지 회복했을까요?







파운드리는 아직 적자 기대와 현실 사이의 거리


실적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2분기 인텔 파운드리 매출은 58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21억달러에 달했습니다.


매출 규모는 상당하지만 아직 사업 자체가 돈을 벌어주는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외부 고객 매출입니다.


2분기 파운드리 외부 고객 매출은 약 2억9,300만달러에 그쳤습니다.


결국 인텔 파운드리가 제대로 부활했다고 평가받으려면 내부 물량을 생산하는 것에서 벗어나 외부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테라팹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명한 기업과 협력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실제 대형 외부 고객 물량을 인텔이 가져올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죠.


인텔은 High NA EUV를 활용해 웨이퍼를 100만장 이상 처리한 만큼 앞으로 18A와 14A의 경쟁력을 실제 양산 과정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이미 숫자가 달라지고 있다


파운드리는 아직 미래 기대가 큰 사업이지만 AI 데이터센터 쪽에서는 실제 실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인텔의 2분기 전체 매출은 161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은 6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습니다.


CPU 가격 인상과 테라팹, 14A 같은 이야기는 아직 기대가 포함돼 있습니다.


반면 데이터센터와 AI 관련 수요 증가는 실제 매출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인텔 주가가 단순히 미래 이야기만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다만 문제는 주가 역시 이미 상당히 많이 올랐다는 점입니다.


실적이 좋아지는 것과 주식 가격이 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현재 100달러를 넘어선 인텔 주가는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을까요?








인텔 주식 더 오를까?


120달러 전망과 92달러 전망


현재 인텔 주가는 102.94달러 수준입니다.


증권사들의 전망은 꽤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노스랜드는 인텔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높이고 목표주가를 12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현재 주가 102.94달러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16.6% 높은 가격입니다.


계산하면 120달러 ÷ 102.94달러 - 1로 약 16.6%입니다.


노스랜드가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CPU 가격 결정력과 AI 서버 수요, 테라팹을 포함한 파운드리 성장 가능성입니다.


반대로 신중한 전망도 있습니다.


미즈호는 목표주가를 기존 109달러에서 92달러로 낮추고 중립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현재 가격보다 약 10.6% 낮은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 이미 주가가 140% 이상 상승한 만큼 인텔의 부활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보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150달러 수준까지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히 커집니다.


올해 예상 EPS 1.14달러를 기준으로 주가가 150달러라면 PER은 약 131.6배가 됩니다.


계산하면 150달러 ÷ 1.14달러로 약 132배입니다.


반면 2027년 EPS 전망치가 기존 1.51달러에서 2.04달러로 올라온 점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결국 지금부터 인텔 주가가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미래에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익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를 보여줘야 하는 구간으로 들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제지인중에 인텔 주식을 4년 넘게 보유하면서 긴 하락 구간을 직접 경험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인텔 주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을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최근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가가 크게 올랐다는 사실과 인텔이 완전히 돈을 잘 버는 기업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인텔에는 여러 기대가 동시에 반영돼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CPU 가격 인상 가능성, 테라팹 프로젝트, 그리고 14A 파운드리 공정까지 투자자들이 기대할 만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반면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여전히 큰 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외부 고객 매출도 아직 크지 않습니다.




결국 지금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CPU 가격 인상이 실제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데이터센터와 AI 매출의 높은 성장률이 계속 유지되는지, 18A와 14A가 실제 대형 외부 고객을 확보하는지, 그리고 파운드리 적자가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올해 인텔 주가가 140% 넘게 올랐다는 사실은 이미 지나간 숫자입니다.


앞으로 주가를 결정할 핵심은 결국 기대가 실제 실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바뀌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