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뛰었습니다. 비트코인(Bitcoin)이 8만 달러를 다시 되찾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보고 포지션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4시간 만에 4.49% 늘어서 2조 7,500억 달러까지 올라왔죠. 규제에 대한 기대감, 비트코인 ETF로 들어오는 꾸준한 자금, 그리고 다시 살아난 위험 선호 심리가 함께 작용해서 주요 코인과 알트코인이 전반적으로 올랐다는 게 이번 기사의 핵심입니다.

숫자를 하나씩 보겠습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약 5% 올라서 8만 달러 위로 올라섰는데요, 이번 주 초반까지만 해도 거시경제 환경과 규제 이슈 때문에 눌려 있던 가격이었습니다. 8만 달러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아주 중요한 선이어서, 이걸 넘어서자 시장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죠. 이더리움(Ethereum)도 5% 올라 2,500달러 위를 지켰고, 바이낸스코인(***)은 4.02% 상승해서 750달러 위에 있습니다. 리플(XRP)은 6.23% 올라 1.35달러 위에서 버티고 있고요.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오른 건 솔라나(Solana)인데요, 무려 10.25%나 뛰면서 110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대형 코인들이 골고루 오른 만큼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퍼졌다고 볼 수 있죠.

심리 지표도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공포·탐욕 지수가 73까지 올라왔는데요,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겁에 질려 있고 100에 가까울수록 다들 욕심을 내고 있다는 뜻이라, 73이면 '탐욕' 구간입니다. 앞선 불확실성 때문에 움츠러 있던 투자자들이 다시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코인 관련 주식도 같이 달렸습니다. 스트래티지(Strategy)가 13%, 코인베이스(Coinbase)가 11.5%, 서클(Circle)이 8%, 비트마인(BitMine)이 7% 올랐죠. 이후 비트코인은 8만 1,000달러 위까지 올라가면서 사흘간 상승폭이 약 8%에 이르렀는데요, 흥미로운 건 이 상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이 나란히 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엔 악재인데, 이번에는 오히려 그걸 뚫고 올라갔다는 얘기죠.

규제 쪽에서도 눈여겨볼 소식이 있었습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시장 규제 틀을 담은 제안서를 백악관에 보내 검토를 요청했는데요, 9월 17일 백악관 산하 정보규제문제실(OIRA)에 접수됐고 제목은 '암호화폐 자산 거래 규정 및 암호화폐 자산 시장 규정'입니다. 이게 나온 타이밍이 절묘합니다. 그로부터 이틀 전에 미국 상원에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다음 단계로 넘기는 표결이 49대 50, 딱 한 표 차이로 부결됐거든요. 마이클 셀릭(Michael Selig) CFTC 위원장은 의회가 입법에 실패하면 규정을 직접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이미 말해 왔고, 실제로 그렇게 움직인 셈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백악관 검토를 받는다고 해서 최종 승인이 난 건 아니라는 점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래도 의회에서 논의가 이어지는 동안 규제 당국이 기존 권한으로 먼저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이고, 거래나 규정 준수, 시장 감독 같은 부분이 명확해지면 업계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좋게 받아들였습니다.

자금 흐름도 볼까요. 9월 17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하루 동안 1억 5,900만 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그런데 이날 돈이 들어온 곳은 블랙록(BlackRock)의 IBIT 하나뿐이었습니다. 반대로 이더리움 ETF는 약 3,924만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유출이 사흘째 이어졌고요. 같은 ETF라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온도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 하루였죠.

여기에 강제 청산이 불을 붙였습니다. 비트코인이 뚫고 올라가자 레버리지를 써서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 투자자들이 서둘러 정리에 나서야 했는데요, 한 시간 동안 청산된 숏 규모가 1억 7,000만 달러에서 2억 3,000만 달러 사이로 추정됩니다. 숏을 청산한다는 건 결국 코인을 다시 사서 갚는다는 뜻이라, 오르는 가격이 추가 매수를 부르고, 그 매수가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연쇄 효과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비트코인이 근처 저항선을 한 번에 뚫어버린 거죠. 최근 24시간 동안 전체 시장에 새로 들어온 돈은 약 1,3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상원의 좌절과 일본은행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정책 우려가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이 가격에 도움이 됐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