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원유 상품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의외로 ‘인버스’였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오히려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800억원 넘게 몰린 건데요.
저 역시 WTI가 1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원유 인버스 2X를 조금씩 담기 시작했습니다.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왜 반대 방향에 투자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WTI 국제유가 흐름부터 원유 인버스 상품의 구조, 그리고 제가 인버스를 선택한 이유까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WTI 유가 100달러 돌파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왔을까?
WTI 유가는 9월 10일 하루에만 6.69% 급등하며 배럴당 102.48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103.06달러까지 올라 5월 중순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상승세도 8거래일 연속 이어졌습니다.
이번 급등의 시작은 지정학적 리스크였습니다.
9월 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의 대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커졌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에서 매우 중요한 구간입니다.
이곳이 막히거나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면 국제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홍해를 둘러싼 불안과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문제까지 겹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은 더 강해졌습니다.
9월 18일 오전 기준 WTI는 배럴당 101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원문 기준 9월 16일 주요 국제유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
배럴당 102.43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배럴당 105.83달러
중동산 두바이유
배럴당 128.00달러
원유 인버스 상품
유가가 떨어지면 어떻게 수익이 날까?
원유 인버스 상품은 WTI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인 1배 인버스라면 WTI 선물지수가 하루 1% 하락할 때 상품은 약 1%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가 투자한 인버스 2X는 움직임이 더 큽니다.
기초지수가 하루 1% 내려가면 약 2% 상승하고, 반대로 기초지수가 1% 오르면 약 2% 하락하는 구조입니다.
중요한 점은 ‘하루 수익률’을 기준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며칠 또는 몇 달 동안 유가가 단순히 10% 떨어졌다고 해서 인버스 2X가 정확히 20%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수익률이 다시 계산되기 때문에 유가가 크게 오르내리는 구간에서는 복리 효과로 실제 성과가 예상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는 ETF뿐 아니라 증권사가 발행하는 ETN 형태의 원유 인버스 상품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주식처럼 증권계좌에서 사고팔 수 있지만 ETF와 ETN은 상품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9월 1일부터 10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를 490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2X WTI원유선물 ETN B에도 318억원이 들어왔습니다.
두 상품에 들어온 개인 순매수 금액을 합치면
490억원 + 318억원 = 808억원입니다.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데 개인 투자자 800억원 이상이 오히려 하락 방향에 베팅한 셈입니다.
내가 원유 인버스를 담은 이유
왜 유가 하락에 베팅했을까?
저는 WTI가 100달러를 넘어선 뒤부터 원유 인버스 2X를 조금씩 분할매수했습니다.
현재 원문 작성 시점 기준으로 약 3.75% 수익 구간입니다.
제가 국제유가 관련 상품 가운데 굳이 인버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상승분 상당 부분이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나왔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전쟁이나 군사적 충돌 때문에 붙은 위험 프리미엄은 상황이 완화될 경우 빠르게 빠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원문에 언급된 사례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됐을 때 WTI가 하루 만에 두 자릿수 하락하는 등 급격한 조정이 나타난 적도 있습니다.
즉 지금의 유가가 단순히 원유 수요 증가만으로 만들어진 가격이 아니라는 점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재보다 유가가 낮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투자 판단일 뿐입니다.
원유 가격은 수요와 공급뿐 아니라 미국과 이란 관계, OPEC+ 정책, 중국 경기, 달러 가치 등 수많은 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장기 유가 전망
100달러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제가 인버스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장기 유가 전망입니다.
원문에 따르면 HSBC는 9월 8일 보고서에서 장기적인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원문에 제시된 전망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6년
배럴당 평균 90달러
2027년
배럴당 평균 85달러
2028년 이후
배럴당 평균 75달러
현재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와 비교하면 장기 전망은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물론 투자은행의 전망이 그대로 맞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유가는 지정학적 사건 하나만 발생해도 전망이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 가격에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지표는 됩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등 국제정세 변화도 앞으로 유가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입니다.
저는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 추가 상승보다는 향후 조정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둔 것입니다.
원유 인버스의 가장 큰 위험
방향을 틀리면 손실도 빠르다
다만 인버스 2X는 결코 편하게 들고 갈 수 있는 상품은 아닙니다.
유가가 예상과 반대로 상승하면 손실도 두 배 가까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초지수가 하루 5% 상승한다면 인버스 2X 상품은 이론적으로 하루 약 10% 하락을 목표로 움직입니다.
유가가 연속해서 급등한다면 손실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커질 수 있습니다.
과거 유가 급등 국면에서도 원유 레버리지 상품이 크게 오른 반면 인버스 상품은 하루 만에 30% 이상 밀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더 커지거나 호르무즈 해협 공급 차질이 현실화된다면 비슷한 상황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이 롤오버입니다.
원유 상품은 실제 원유를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선물계약을 활용합니다.
선물에는 만기가 있기 때문에 만기가 다가오면 다음 월물로 계약을 갈아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월물 간 가격 차이와 각종 비용 때문에 실제 유가 움직임과 상품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인버스 2X는 여기에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구조까지 더해집니다.
그래서 장기간 보유할수록 단순히 “유가가 얼마나 떨어졌느냐”만으로 최종 수익률을 예상하기 어려워집니다.
저 역시 이런 이유 때문에 원유 인버스는 전체 자산 가운데 일부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유 인버스 투자
결국 중요한 건 비중이다
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이번 달 원유 인버스 상품에는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800억원 넘게 들어왔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지금의 유가 수준을 부담스럽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가가 반드시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변수가 워낙 큰 자산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다시 확대되거나 주요 원유 수송로에 문제가 생긴다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향을 맞히는 것보다 틀렸을 때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먼저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한 번에 큰돈을 넣기보다는 유가 수준을 보면서 분할매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원유 인버스는 잘 활용하면 유가 하락에 대응하거나 일부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배 인버스는 일반 ETF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고 장기 보유 시 예상과 다른 수익률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알고 접근해야 합니다.
결국 핵심은 유가 전망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 아니라, 예상이 틀려도 감당할 수 있는 비중 안에서 활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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