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움직임을 보면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하루에도 지수가 크게 출렁이다 보니 잠깐 일에 집중하고 돌아오면 계좌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 때도 있는데요.
그런데 코스피가 6,700선까지 올라왔다고 해서 모든 종목 투자자가 웃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9월 17일 코스피는 6,715.41에 마감했지만 종목별 분위기는 상당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 주주라면 요즘 분위기가 더욱 답답할 수 있습니다.
한때 60만원, 70만원은 물론 80만원 이상의 목표주가까지 등장했던 현대차가 최근 40만원 아래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9월 17일 현대차 종가는 36만3,000원이었습니다.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약 20% 가까이 내려온 수준입니다.
“분명 증권사에서는 50만원 넘게 간다고 했는데?”
이런 생각이 들 만합니다.
그렇다면 현대차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현대차 목표주가
50만원은커녕 90만원 전망도 있었다
올해 증권가에서 현대차를 바라보는 기대감은 상당히 컸습니다.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피지컬 AI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들이 제시한 현대차 목표주가는 57만원에서 최대 90만원까지 벌어졌습니다.
KB증권은 올해 초 현대차 목표주가를 80만원으로 제시했고, 이후에도 로보틱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이유로 80만원을 유지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자율주행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피지컬 AI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80만원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의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9월 들어 현대차는 40만원 아래로 내려왔고, 9월 17일에는 36만3,000원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사이의 간격이 상당히 벌어진 셈입니다.
그런데 현대차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회사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26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 목표와 로봇, 자율주행, SDV, 전기차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주주환원도 강화했습니다.
현대차는 임직원 보상용 일부 물량을 제외한 보유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발표 전일 종가 기준 약 8,000억원 규모입니다.
현대차가 공개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보면 총주주환원율 35% 이상, 연간 최소 주당배당금 1만원,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지속하는 방향입니다.
여기에 올해 임금협상도 마무리됐습니다.
현대차 노사는 9월 1일 임금협상안을 최종 가결했고, 2일 조인식까지 마쳤습니다.
즉 자사주 소각도 나오고, 중장기 성장계획도 발표됐고, 파업도 일단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시원하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현대차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
이제는 기대보다 실적을 보여줘야 할 때
현대차에 대한 기대는 이미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로봇이 있고, 자율주행이 있고, 피지컬 AI가 있고, SDV가 있다는 이야기는 시장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그 기대가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9조2,153억원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전년보다 20.8% 줄었습니다.
영업이익률 역시 5.8%에 그쳤습니다.
1분기도 비슷했습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8% 감소했습니다.
결국 시장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은 좋은데 지금 당장 자동차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은 얼마나 좋아지고 있느냐”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8월 판매도 좋지 않았다
최근 발표된 8월 판매량도 부담이 됐습니다.
현대차의 8월 글로벌 판매는 약 28만8천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월 판매량이 30만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2년 1월 이후 약 4년 7개월 만입니다.
국내 판매는 전년보다 41.1% 감소했고 해외 판매 역시 8.5% 줄었습니다.
여기에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일부 신차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 등이 영향을 줬습니다.
노조 파업의 영향도 작지 않았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파업으로 약 5만5천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증권가에서도 연초 판매 계획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자동차 수출도 8월에는 크게 줄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도 자동차 업종에는 부담스러운 숫자가 나왔습니다.
8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68.7% 증가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무려 209% 늘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는 정반대였습니다.
8월 자동차 수출액은 약 39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9.8%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 수출도 약 10% 줄었습니다.
특히 중동 지역 자동차 수출은 8월 1일부터 25일까지 기준으로 전년보다 54% 감소했습니다.
물론 이 숫자를 모두 현대차 문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산업 전체의 통계이기 때문입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지정학적 불안, 지역별 수요 변화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줬습니다.
하지만 현대차의 핵심 사업이 결국 자동차 판매라는 점에서 자동차 수출과 판매 둔화가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미래 먹거리는 좋은데 당장 돈은 자동차에서 번다
현대차의 미래 전략만 보면 상당히 화려합니다.
로봇과 자율주행, SDV,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까지 성장동력이 다양합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100종 이상의 신차 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고,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사업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이 지금 당장 자동차 사업을 대체할 정도의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현대차의 투자 여력을 만들어주는 기반은 여전히 본업인 자동차입니다.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로봇이 얼마나 멋진가?”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가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로봇과 자율주행이 언제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연결될 것인지,
그리고 그때까지 자동차 사업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현대차 30만원대, 정말 위험한 신호일까?
최근 차트를 보면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현대차는 9월 초 40만원선을 이탈했고, 9월 17일 기준 36만3,000원까지 내려왔습니다.
단기와 중장기 이동평균선 역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9월 17일 기준 50일 이동평균선은 약 37만4,000원, 100일선은 약 38만2,000원, 200일선은 약 39만8,000원 수준으로 주가는 이들 아래에 있습니다.
다만 “60주선을 깨면 무조건 장기 하락한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이동평균선은 과거 가격을 평균낸 기술적 지표일 뿐 앞으로의 주가를 확정해주는 신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차트 하나보다 실적과 판매량, 수출, 수익성이 다시 좋아지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할까?
현대차 주가가 다시 힘을 받으려면 단순한 ‘호재 발표’보다 숫자로 확인되는 변화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먼저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되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업이 끝난 만큼 생산 정상화 이후 9월과 10월 판매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수익성입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모두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습니다.
결국 매출이 아니라 영업이익률이 다시 개선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로봇과 자율주행입니다.
이제 시장에서 현대차의 로봇 이야기는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자율주행, 피지컬 AI가 실제 사업성과와 기업가치로 연결되는 과정이 보여야 기대감이 다시 강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주주환원입니다.
자사주 소각과 분기배당 같은 정책이 실제로 꾸준히 이어지는지도 장기적으로 볼 부분입니다.
정리해본다면.....
현대차 주가는 올해 한때 로봇과 피지컬 AI 기대를 타고 크게 올랐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9월 17일 기준 주가는 36만3,000원으로 40만원 아래에 내려와 있습니다.
회사도 대응은 하고 있습니다.
약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고, 2030년 성장 전략을 내놨으며, 파업도 일단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지금 보고 있는 것은 호재의 개수가 아닌 것 같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8% 감소했고, 8월 현대차 글로벌 판매는 14.2% 줄었습니다.
여기에 8월 국내 자동차 수출도 전년보다 29.8% 감소했습니다.
결국 지금 현대차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장밋빛 전망보다 실제 숫자의 반등일 수 있습니다.
로봇과 자율주행이 미래의 현대차를 설명한다면, 당장은 자동차 판매와 이익이 그 미래를 만들어갈 돈을 벌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현대차 주가를 볼 때는 “목표주가가 얼마인가?”보다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는지, 영업이익률이 좋아지고 있는지, 그리고 미래 사업이 실제 돈을 벌기 시작하는지를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증권사 목표주가 80만원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어쩌면 다음 달 판매량과 다음 분기 영업이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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