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미국 증시 일정을 보다가 눈에 띄는 날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9월 18일입니다.


주식 투자를 조금 해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네 마녀의 날’, 영어로는 Quadruple Witching Day라고 부르는 날인데요.


이날이 다가오면 항상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거래량이 갑자기 늘어난다.”


“장 막판에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네 마녀의 날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오늘은 네 마녀의 날 뜻부터 이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선물과 옵션의 차이까지 최대한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네 마녀의 날이란?


여러 파생상품 만기가 한꺼번에 몰리는 날


네 마녀의 날은 주식시장과 연결된 여러 파생상품의 만기가 동시에 몰리는 날을 말합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매년 3월, 6월, 9월, 12월의 분기 만기일을 이렇게 부르며, 보통 셋째 주 금요일에 찾아옵니다.


2026년 9월에는 바로 9월 18일 금요일이 해당합니다.


전통적으로 네 마녀의 날을 설명할 때는 주가지수 선물, 주가지수 옵션, 개별주식 옵션, 개별주식 선물이라는 네 종류의 파생상품을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개별주식 선물을 거래하던 유일한 거래소인 OneChicago가 2020년 문을 닫으면서 현재 미국 거래소에는 개별주식 선물이 상장돼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시장에서 말하는 ‘네 마녀의 날’은 예전 네 상품을 문자 그대로 의미하기보다는 주가지수 선물과 지수 옵션, 개별주식 옵션 등 대규모 파생상품 만기가 한꺼번에 겹치는 분기 만기일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시장에서는 주가지수 선물 옵션까지 포함해 네 가지 상품군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엄청난 규모의 포지션이 한꺼번에 만기를 맞는다는 점입니다.






왜 이날만 되면 주가가 흔들릴까?


파생상품에는 만기일이 있습니다.


만기가 다가오면 투자자는 기존 계약을 끝내거나, 반대 거래로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다음 만기의 계약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이걸 흔히 ‘롤오버’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네 마녀의 날에는 이런 일이 한꺼번에 몰린다는 것입니다.


기관투자자와 헤지펀드, 마켓메이커 등이 기존 포지션을 정리하고 새로운 포지션을 만들면서 주식과 선물, 옵션 시장에서 대규모 주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Cboe도 분기 옵션 만기일에는 개별주식과 ETF, 주가지수 선물·옵션 등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특정 종목이나 지수가 짧은 시간에 출렁이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네 마녀의 날이라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폭락하거나 급등하는 것은 아닙니다.


방향이 정해져 있는 이벤트가 아니라 평소보다 많은 포지션 정리와 주문이 몰릴 수 있는 ‘시장 구조적인 이벤트’에 가깝습니다.


즉 중요한 것은 상승이냐 하락이냐가 아니라 거래량과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선물이 뭐길래 만기가 중요할까?


선물(Futures)은 쉽게 말해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하기로 약속하는 계약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어떤 주가지수가 400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투자자가 3개월 뒤 만기가 되는 지수 선물을 420에 매수했다고 생각해볼게요.


이후 지수가 예상대로 크게 상승한다면 선물 매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고, 반대로 시장이 크게 하락한다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선물이 단순히 “살지 말지 선택할 수 있는 예약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CFTC의 정의처럼 선물계약은 계약 당사자에게 의무가 발생하는 계약이며, 만기 전에 반대 거래로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계약에 따라 현금결제 또는 실물인도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선물 포지션은 만기가 오기 전에 반대매매로 정리됩니다.


그리고 선물 거래에서는 계약금액 전체를 처음부터 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증거금을 맡기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큰 규모의 포지션을 잡을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 손실 역시 빠르게 커질 수 있습니다.







옵션은 선물과 무엇이 다를까?


옵션(Option)은 선물과 비슷해 보이지만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의무’가 아니라 ‘권리’를 사고판다는 점입니다.


옵션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가 콜옵션(Call Option),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가 풋옵션(Put Option)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이 현재 7만원인데 한 달 뒤 이 주식을 7만5천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샀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한 달 뒤 주가가 8만원까지 올랐다면 어떨까요?


7만5천원에 살 수 있는 권리의 가치가 생깁니다.


반대로 주가가 6만원으로 떨어졌다면 굳이 7만5천원에 살 필요가 없습니다.


옵션 매수자는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처음 옵션을 살 때 지불했던 ‘옵션 프리미엄’은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옵션 매수자의 최대 손실은 기본적으로 지불한 프리미엄으로 제한됩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옵션 매수자’ 기준입니다.


옵션을 판매한 사람은 매수자가 권리를 행사했을 때 계약을 이행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손익 구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물과 옵션, 이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선물은 미래 가격을 미리 정하고 거래하는 ‘계약’에 가깝습니다.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계약에 따른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마음이 바뀌었다고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옵션은 특정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합니다.


옵션 매수자는 시장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움직이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용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선물은 거래할 때 일정 금액의 증거금을 맡깁니다. 이 증거금은 상품을 사는 비용이라기보다 계약 이행을 보증하기 위한 담보 성격에 가깝습니다.


옵션 매수자는 권리를 얻는 대가로 프리미엄을 지급합니다.


쉽게 정리하면,


선물은 ‘미래 가격을 지금 정해놓는 계약’이고,


옵션은 ‘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선택권을 사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래서 네 마녀의 날에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다시 네 마녀의 날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문제는 이런 선물과 옵션 계약 가운데 엄청난 규모의 물량이 같은 시기에 만기를 맞는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만기가 끝나는 포지션을 정리하거나 다음 만기로 옮기고, 옵션을 판매한 마켓메이커 역시 기존 헤지 포지션을 조정해야 합니다.


특히 옵션시장에서는 마켓메이커들이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델타 헤지’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대규모 옵션이 한꺼번에 만기를 맞으면 기존에 필요했던 헤지 물량도 줄어들거나 새롭게 조정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주식 매수·매도 주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네 마녀의 날에는 평소보다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만기와 관련된 주문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이 갑자기 움직이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네 마녀의 날 자체가 주가 하락 신호는 아닙니다.


대량의 포지션 조정 때문에 단기적으로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 날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9월 18일 투자자가 알아둘 점


2026년 9월 18일은 미국 증시의 분기 파생상품 만기가 집중되는 날입니다.


따라서 평소보다 거래량이 많아지거나 특정 종목과 지수가 장중 또는 장 막판에 크게 움직일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유 종목이 갑자기 움직였다는 이유만으로 네 마녀의 날을 악재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업의 실적이나 가치가 하루 만에 바뀐 것이 아니라 파생상품 만기와 포지션 조정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급이 흔들리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네 마녀의 날이니까 반드시 반등한다”거나 “무조건 폭락한다”는 식으로 방향을 예상하는 것도 근거가 없습니다.


네 마녀의 날은 방향성을 알려주는 지표가 아니라 거래량과 수급이 평소보다 복잡해질 수 있는 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네 마녀의 날이라는 이름은 조금 무섭지만 원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주식시장과 연결된 대규모 선물·옵션 계약의 만기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투자자들이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다음 만기로 옮기는 날입니다.


그 과정에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단기적인 가격 변동도 커질 수 있습니다.


2026년 9월의 분기 만기 집중일은 9월 18일 금요일입니다.


그래서 이날 미국 증시가 평소보다 조금 요란하게 움직이더라도 “갑자기 무슨 큰 악재가 터졌나?”라고 바로 판단하기보다는 파생상품 만기에 따른 수급 변화가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네 마녀의 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를 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왜 평소보다 거래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흔들릴 수 있는지 그 구조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원리를 알고 있다면 9월 18일 증시가 평소보다 출렁이더라도 시장 움직임을 조금 더 차분하게 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