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지금까지 사실상 달러가 주도해왔습니다.
USDC와 USDT처럼 달러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와 가상자산 시장의 중심을 차지해왔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최근 이 시장에 원화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비댁스(BDACS)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이 서클(Circle)의 새로운 블록체인 ‘아크(Arc)’ 메인넷에 합류했습니다.
서클은 USDC를 발행하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기업입니다.
특히 이번 Arc 메인넷 출범과 함께 24시간 온체인 외환거래를 지원하는 ‘StableFX’도 확대하고 있어 KRW1의 활용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RW1이 아크에 들어간 것이 왜 중요할까요?
단순히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 하나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연결되는 시작점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비댁스 KRW1, 서클 아크 메인넷 합류
원화가 글로벌 블록체인 위로 올라갔다
비댁스는 9월 17일 KRW1이 서클의 아크 메인넷에 합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비댁스 발표 기준으로는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가운데 아크에 참여한 사례입니다.
KRW1은 원화 가치에 1대1로 연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비댁스에 따르면 시중은행 계좌에 예치된 원화를 100% 담보로 하는 구조이며, 처음에는 아발란체(Avalanche)에서 발행된 뒤 현재 여러 블록체인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확장 대상에 아크가 추가된 것입니다.
아크는 서클이 9월 16일 정식 출시한 레이어1 블록체인입니다.
일반적인 블록체인보다 금융기관과 기업의 결제, 외환거래, 자산 토큰화 같은 금융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쉽게 말해 KRW1이 국내에서만 움직이는 원화 디지털자산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온체인 금융망과 연결될 수 있는 통로 하나를 확보한 셈입니다.
서클 아크는 무엇일까?
금융에 초점을 맞춘 블록체인
아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서클이 만든 새로운 코인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크 자체가 결제와 외환, 대출, 거래, 자산 발행 같은 금융 활동을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하기 위해 설계된 네트워크이기 때문입니다.
서클에 따르면 아크는 USDC로 네트워크 수수료를 낼 수 있고, 빠른 거래 확정과 기관용 금융 인프라를 주요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출범 당시부터 참여 기업도 상당합니다.
블랙록, DTCC, 마스터카드, 비자, 스탠다드차타드, 머니그램 등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결제 기업들이 검증자 또는 생태계 참여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즉 KRW1 입장에서는 단순히 새로운 블록체인 하나가 추가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참여하는 온체인 금융 생태계에 접점을 만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핵심은 StableFX
원화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할까?
이번 발표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서클의 ‘StableFX’입니다.
StableFX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외환거래를 온체인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기관용 시스템입니다.
기존 외환거래에서는 은행과 여러 중개기관을 거쳐야 하고, 국가와 시간대에 따라 결제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StableFX는 견적부터 거래 확정, 결제까지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사용합니다.
서클은 24시간 거래와 온체인 결제를 주요 특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서클이 공개한 StableFX 지원 또는 온보딩 대상 현지통화 스테이블코인 목록에 KRW1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방향은 상당히 분명합니다.
향후 KRW1의 StableFX 연계가 본격화되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USDC 같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사이의 온체인 환전 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누구나 KRW1과 USDC를 24시간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StableFX는 기관 중심의 서비스이며 참여 기관은 Circle의 KYB·AML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왜 24시간 외환거래가 중요할까?
기존 금융의 시간 제약을 줄일 수 있다
전통적인 국제 송금과 외환거래에는 여러 단계가 필요합니다.
은행 영업시간이나 국가별 결제 시스템의 운영시간도 고려해야 하고, 여러 금융기관을 거치면서 비용과 시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외환거래가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서로 다른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디지털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직접 교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Circle은 StableFX가 지원되는 통화쌍에 대해 24시간 거래와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온체인 결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향후 KRW1과 USDC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해외 결제가 필요한 기업이나 글로벌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원화 접근 수단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무역대금이나 해외 송금처럼 원화와 달러 사이의 전환이 필요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KRW1 활용처도 넓어지고 있다
단순한 ‘코인 발행’이 아니다
비댁스는 최근 KRW1의 활용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습니다.
아발란체에서 출발한 KRW1은 아크를 포함한 멀티체인 구조로 확장되고 있으며, 비댁스는 9월 LayerZero의 OFT 표준을 적용해 체인 간 이동성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결제 분야에서도 움직임이 있습니다.
비댁스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 기업 Rain과 협력해 KRW1을 Visa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업 간 무역결제와 정산 인프라 구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 전략을 정리하면 비교적 명확합니다.
KRW1을 발행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블록체인과 결제망, 기업용 결제 시스템에 연결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아크 합류 역시 이 전략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관 금융에서도 활용될까?
결제부터 RWA까지 가능성은 있다
아크 생태계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분야는 실물자산 토큰화, 이른바 RWA입니다.
아크 메인넷에는 블랙록의 BUIDL을 비롯해 토큰화 금융상품과 대출·거래 프로토콜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Aave와 Morpho 같은 온체인 대출 서비스도 초기 생태계에 포함됐습니다.
이런 금융 인프라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연결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원화 표시 결제나 거래,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아직 ‘가능성’과 ‘현재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구분해야 합니다.
KRW1이 아크에 연동됐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대출이나 RWA 상품에서 담보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활용 여부는 각 금융 서비스와 프로토콜의 지원, 유동성 확보, 국내외 규제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장 큰 변수는 규제
기술보다 제도가 먼저일 수도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규제입니다.
기술적으로 코인을 만들고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과 실제 금융서비스로 대규모 상용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관련 추가 규율을 둘러싼 제도 논의가 이어져 왔습니다.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관리, 이용자 보호, 자금세탁방지 등의 기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사업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역시 올해 초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 구체적인 제도 내용이 당시에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설명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KRW1의 글로벌 확장이 실제 대규모 상용 서비스로 이어지려면 기술뿐 아니라 국내 금융·외환 관련 규제와의 정합성도 중요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중요한 이유
지금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중심은 달러입니다.
결제와 송금, 가상자산 거래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어느 정도 활용처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런 점에서 KRW1의 아크 합류는 의미가 있습니다.
KRW1이 갑자기 USDC와 같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이 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원화 기반 디지털자산이 글로벌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와 연결될 수 있는 기반 하나가 추가됐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특히 Circle이 공식적으로 KRW1을 StableFX의 활성화 또는 온보딩 대상 현지통화 스테이블코인 목록에 포함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정리해보면
비댁스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이 서클의 아크 메인넷에 합류했습니다.
KRW1은 기존 아발란체 중심에서 아크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했고, 글로벌 온체인 금융 인프라와 연결될 수 있는 접점도 넓어졌습니다.
여기에 서클의 StableFX까지 연결되고 있습니다.
StableFX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24시간 온체인 외환거래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Circle은 KRW1을 현재 지원 또는 온보딩 중인 현지통화 스테이블코인 가운데 하나로 공개했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모든 개인과 기업이 KRW1을 이용해 자유롭게 24시간 원화·달러 환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관 참여 조건과 유동성, 국내외 규제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KRW1과 USDC 사이에 실제 얼마나 많은 거래와 유동성이 만들어지는지, 기업의 결제와 송금에서 실제 사용 사례가 얼마나 나오는지, 그리고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가 어떤 형태로 확정되는지입니다.
지금까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쟁이 ‘누가 먼저 만드느냐’였다면, 앞으로의 경쟁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누가 더 많은 글로벌 금융망과 연결되고, 실제 결제와 환전에서 사용되느냐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KRW1과 아크의 연결을 주목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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