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이제 화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질문에 답하던 AI가 자동차를 움직이고, 로봇을 제어하고, 드론을 날리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입니다.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도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드론 자율비행 플랫폼 기업 유비파이에 투자하고, 자사가 보유한 AI·클라우드·디지털트윈 기술을 드론과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국방부가 드론 2만 대 이상 확보와 AI 군집드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피지컬 AI 전략이 향후 국방·공공 분야와 어떤 접점을 만들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왜 지금 드론에 투자했을까요?
그리고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한국판 팔란티어’ 가능성은 어디까지 현실성이 있을까요?
네이버가 드론에 투자한 이유
AI가 화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네이버의 AI를 떠올리면 검색이나 생성형 AI, 클라우드 같은 서비스를 먼저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AI가 디지털 공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기계와 장비를 직접 인식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역시 이 시장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6월 1일 공식 발표한 유비파이 투자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네이버는 자사가 보유한 AI·클라우드·디지털트윈 기술과 유비파이의 드론 하드웨어 및 운용 기술을 결합해 자율비행 드론 분야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네이버가 AI라는 ‘두뇌’를 가지고 있다면 유비파이는 실제 하늘을 움직이는 ‘몸’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두 기술을 결합하면 드론이 단순히 사람이 조종하는 비행체가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 유비파이
왜 이 회사에 투자했을까?
이번 투자에서 눈여겨볼 기업이 바로 유비파이(UVify)입니다.
유비파이는 드론 군집비행과 자율비행 플랫폼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입니다.
특히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제어하는 군집비행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왔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유비파이는 국내 드론기업 최초로 ‘1,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으며, 드론 분야 핵심 오픈소스 생태계인 PX4를 관장하는 드론코드재단 이사회에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네이버의 기술이 더해집니다.
네이버는 AI뿐 아니라 클라우드와 디지털트윈, 공간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비파이가 드론의 비행과 하드웨어를 담당하고 네이버가 AI와 데이터 분석을 담당한다면 활용 범위가 상당히 넓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을 드론이 촬영하고, 수집한 공간 데이터를 AI가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재난 현장이나 시설물 점검, 스마트시티, 물류는 물론 향후 공공 영역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네이버가 공식적으로 밝힌 협력 방향은 스마트시티와 공공 영역을 포함한 자율비행 드론 분야 확대입니다.
따라서 이를 곧바로 ‘네이버의 군용 드론 사업 진출 확정’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직 이른 단계입니다.
국방부 드론 2만 대 확보
여기서 주목할 만한 이유
네이버의 드론 투자가 관심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우리 군의 변화입니다.
국방부는 지난 6월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드론을 일부 특수부대만 사용하는 장비가 아니라 전군이 활용하는 보편적인 전투수단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근거리 정찰드론과 소형 자폭드론 등 저가·소모성 드론을 2만 대 이상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국산 교육용 상용드론 약 6만 대를 도입하고, AI 기술을 적용한 군집드론 등 차세대 드론 전력도 확보할 계획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AI 군집드론’입니다.
군집드론은 여러 대의 드론을 각각 사람이 조종하는 방식과 다릅니다.
다수의 드론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하나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국방부가 AI 군집드론을 차세대 전력으로 명시하면서 민간의 AI와 드론 기술이 국방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시장도 커질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실제로 유비파이는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에서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드론 분야 본선 진출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피지컬 AI가 중요한 이유
미래 전장은 데이터 경쟁이 될 수 있다
최근 전쟁에서 드론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은 우리 국방부도 공식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서 드론과 대드론 기술이 전장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중요한 것이 AI입니다.
드론이 많아질수록 사람이 모든 기체를 하나씩 조종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드론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른 기체와 협업할 수 있어야 대규모 운용이 가능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AI와 클라우드, 공간 데이터 처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집니다.
바로 네이버가 오랫동안 투자해온 분야이기도 합니다.
네이버가 드론을 직접 만드는 전통적인 방산업체와 다른 지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드웨어 자체보다는 AI와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현실의 장비와 연결하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네이버가 한국판 팔란티어가 될까?
팔란티어는 미국 정부와 국방 분야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성장시켜온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안두릴 역시 AI와 자율 시스템을 국방 분야에 적용하면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AI·클라우드 기술을 보유한 네이버가 장기적으로 비슷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지 관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네이버를 ‘한국판 팔란티어’라고 단정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네이버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비파이에 대한 투자와 피지컬 AI 기반 자율비행 드론 분야 확대입니다.
반면 국방부가 추진하는 드론 2만 대 이상 확보와 AI 군집드론 전력화는 정부의 별도 정책입니다.
즉 네이버가 해당 국방 사업의 공급자로 선정됐거나 군용 AI 드론 계약을 확보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네이버의 이번 투자를 단순히 ‘드론 회사 지분 투자’로만 보기에는 방향성이 분명합니다.
AI를 인터넷 서비스에서 현실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피지컬 AI 전략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비파이의 군집비행과 자율비행 기술이 결합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넓어졌습니다.
공교롭게도 국방부 역시 드론 2만 대 이상 확보와 AI 군집드론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간 AI 기술과 국방 분야의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네이버 또는 유비파이가 향후 국방 사업을 직접 수주하는지, 군집드론 기술이 실제 군 전력화 사업에 채택되는지, 그리고 네이버의 AI·클라우드 기술이 국방 시스템까지 확대되는지가 핵심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 놓고 보면 네이버가 ‘한국판 팔란티어가 됐다’고 말하기보다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퍼즐 하나가 맞춰졌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검색과 플랫폼에서 출발한 네이버의 AI가 이제 현실 공간을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무대가 스마트시티와 공공 분야를 넘어 국방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만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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