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가 사라졌으니 이제 먹는 낙태약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신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2021년 낙태죄 조항이 효력을 잃은 이후에도 국내에서는 미프진(미페프리스톤 성분 의약품)이 단 한 번도 합법적으로 유통된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은 법과 제도의 공백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미프진 도입 방향으로 검토를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빠르면 내년 초 의료기관에서 처방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미프진 합법화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약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비용과 관련주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미프진 합법화, 왜 7년이나 걸렸을까?


미프진 논의의 출발점은 2019년입니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해당 조항은 2021년부터 효력을 잃으면서 임신중지와 관련된 기존 형사 처벌 규정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임신중지를 어떤 기준으로 허용할지, 어떤 절차를 따를지 정하는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법적 기준은 비어 있는 상태가 이어졌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임신 몇 주까지 약물 사용을 허용할 것인지 기준이 마련되어야 허가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약품은 여러 차례 미프지미소정 품목허가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적 기준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심사는 계속 지연됐습니다.


그러던 중 변화가 생긴 것은 2026년입니다.


법제처가 모자보건법 개정 이전에도 수입 품목허가 자체는 가능하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다시 논의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미프진 도입 과정 정리


2019년 4월

헌법재판소, 형법상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2021년 1월

낙태죄 조항 효력 상실, 법적 기준 공백 발생


2021년 7월

현대약품 1차 품목허가 신청


2023년 3월

현대약품 2차 신청, 법적 기준 문제로 심사 지연


2024년 12월

현대약품 3차 품목허가 신청


2026년 7월

정부 차원에서 미프진 도입 검토 방향 제시


2026년 8월

법제처, 법 개정 전에도 수입 품목허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 제시


2026년 9월

관계부처, 사용 기준 마련 논의 진행


결국 핵심은 약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약을 어떤 기준으로 사용할 것인지 정하는 제도 마련이었습니다.






미프진은 어떻게 작용할까?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을 주요 성분으로 하는 경구용 임신중지 의약품입니다.


1988년 프랑스에서 처음 허용된 이후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초기 임신중지 관련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작용 원리는 호르몬 조절입니다.


임신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 프로게스테론인데, 미페프리스톤은 이 호르몬의 작용을 차단합니다.


이후 미소프로스톨이라는 성분이 자궁 수축을 유도해 임신 조직 배출을 돕습니다.


쉽게 말하면,


  • 미페프리스톤 → 임신 유지 환경 차단
  • 미소프로스톨 → 자궁 수축 유도


이런 과정으로 약효가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현대약품이 허가를 신청한 미프지미소정은 이 두 성분을 함께 포함한 복합제입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미프진은 전문의약품이라는 것입니다.


의사의 진료와 처방 없이 개인이 임의로 구매하거나 복용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으며,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은 안전성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낙태 비용, 현재는 얼마나 들까?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입니다.


병원과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60만~7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임신·출산 관련 의료비는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합법적으로 허가된 약이 없었던 기간 동안 불법 유통 시장이 형성됐다는 점입니다.


식약처가 2021년부터 5년간 적발한 임신중지 의약품 온라인 불법 판매 및 광고 사례는 3,189건에 달합니다.


일부 온라인 판매자는 확인되지 않은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기도 했고, 가짜 의약품 위험도 제기됐습니다.


해외에서는 국가별 의료 환경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지만, 미국처럼 의료비 부담이 큰 국가에서는 약 8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미프진이 공식 허가될 경우 실제 가격은 건강보험 적용 여부, 의료기관 비용 구조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입니다.







미프진 관련주, 시장에서는 어떤 종목을 주목했을까?


미프진 도입 소식이 나오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받았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기업은 현대약품입니다.


현대약품은 영국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미프지미소정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기업입니다.


따라서 미프진 국내 도입 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관련주로 거론됐습니다.


또한 대화제약과 명문제약도 시장에서 함께 언급됐습니다.


대화제약은 현대약품 지분 보유 관계가 부각됐고, 명문제약은 피임 관련 의약품 보유 이력 때문에 관련 테마로 묶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특정 테마로 분류된다고 해서 실제 매출이나 실적 증가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향후 허가 여부, 판매 방식, 시장 규모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미프진 합법화 논의는 오랜 시간 이어진 법적 공백을 넘어 실제 허가 검토 단계까지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임신 초기 기간 내 사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 도입 과정에서는 별도의 사용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초기에는 의료기관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허용된다”는 사실보다,


누가 처방할 수 있는지,

어떤 기준으로 사용할 것인지,

어떻게 안전성을 관리할 것인지입니다.


미프진 도입 논의는 의료 접근성뿐 아니라 사회적·제도적 기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