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에서 가상자산에 가장 친화적인 인물로 꼽히는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이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파격적인 발언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루미스 의원은 9월 15일 미국 의회의사당 현장에서 진행된 블룸버그 크립토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는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의 모든 상업은행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매수하고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루미스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은행들에게 비트코인을 강제로 사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살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바젤 금융감독위원회의 규제 때문에 은행이 가상자산을 보유할 때 일종의 징벌적인 위험 가중치(1,250%)가 적용되어 사실상 은행의 코인 보유가 금지되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클래리티 법안의 제401조가 통과되면, 시중 은행들이 고객의 자산을 대신 맡아주는 단순 수탁 서비스는 물론, 은행 자산으로 직접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시중은행의 정식 허용 업무로 명시됩니다. 루미스 의원은 이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금융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이 엄청나게 폭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엄청난 법안이 실제로 현실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높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법안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한 토의 종결 표결에서 60표가 필요한데 공화당 53석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전히 윤리 조항이 미흡하다며 자체적인 반대안을 보낸 상황이라 표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기존 금융권의 반발도 매우 거셉니다. 대형 은행 로비 단체들과 뉴욕의 주요 법률가들은 법안의 제10404조 조항을 문제 삼으며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는데요. 이 조항이 시행되면 시중은행의 지역 예금이 대거 스테이블코인 상품으로 유출되어 이른바 '뱅크런'과 유사한 예금 이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뉴욕주의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 검찰총장을 비롯한 17개 주의 검찰총장들 역시 이 법안이 주 정부의 금융 사기 적발 권한을 약화시킨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회장 역시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항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이번에 법안 통과가 좌절되면 가상자산 시장은 완전히 끝나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폴 애트킨스(Paul Atkins) 위원장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위원장은 클래리티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되더라도 '프로젝트 크립토'나 자체적인 규정 개정을 통해 시장 구조 정비와 규제 명확성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인베이스의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역시 의회 절차와 상관없이 규제의 명확성은 결국 확보될 것이라고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의 시장 충격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Bernstein)의 분석가들은 이번 표결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4분기 반등이 오기 전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이 86%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법안 통과 실패라는 악재까지 더해진다면 시장의 변동성은 극에 달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여러분께서는 과연 20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예금 자금이 비트코인 시장으로 들어오는 문이 열릴지, 오늘 진행될 상원의 60표 표결 결과에 집중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