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살 때 대출을 받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특히 몇 년 전 저금리 시기에는 “지금 아니면 집을 못 산다”는 생각으로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문제는 금리가 올라갔을 때입니다.


처음에는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원리금 상환액도 금리가 오르면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까지 올리면서 이른바 ‘영끌족’이라고 불리는 고대출 가구의 부담도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이 아닙니다.


대출 잔액 증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연체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준금리 3% 시대에 주담대 부담이 얼마나 커졌는지, 그리고 영끌족이 마주한 현실적인 한계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준금리 3% 시대 대출 부담은 얼마나 커졌을까?


한국은행은 2026년 8월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특히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렸다는 점에서 시장의 부담감은 더 커졌습니다.


물론 기준금리 0.25%포인트 상승만 보면 큰 변화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출 규모가 수억 원 단위로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까지 함께 보유하고 있다면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은 훨씬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서도 이런 부담이 확인됩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46%를 넘어가면 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쉽게 말하면 소득의 상당 부분을 대출 상환에 사용하면 생활비와 소비 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부채가 있는 가구 중 약 11.1%가 이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어디까지 올라갈까?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그대로 0.25%포인트씩 따라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주담대 금리는 코픽스 금리, 금융채 금리, 은행별 가산금리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 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8월 말 기준 주요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고, 시장에서는 향후 8% 수준까지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대출 금리가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6억 원을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렸다고 가정하면,


금리가 4%일 경우 월 상환액은 약 286만 원입니다.


하지만 금리가 4.5%로 올라가면 월 상환액은 약 304만 원으로 증가합니다.


차이는 월 18만 원 정도입니다.


겉으로 보면 큰 금액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1년으로 계산하면 약 216만 원의 추가 부담입니다.


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차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끌족의 진짜 위험은 무엇일까?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곳은 대출 규모가 큰 가구입니다.


한국은행이 고차입 주택 취득 가구를 분석한 결과,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연체 확률이 0.81%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연체가 개인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가구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고차입 가구에서 가족 중 한 명이 연체했을 경우, 1년 안에 다른 가족 구성원까지 연체에 빠질 확률은 8.8%였습니다.


이는 일반 주택 보유 가구의 4.6%보다 약 1.9배 높은 수준입니다.


결국 영끌의 핵심 위험은 단순히 집값이 오르느냐 내리느냐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금리가 올라갔을 때 생활비를 줄이면서 얼마나 오래 대출 상환을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대출을 크게 받았더라도 예상보다 긴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 가계 부담은 계속 커질 수 있습니다.








주담대 연체 120% 증가


실제 숫자로 보면 현재 상황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2년 말 약 644조3천억 원에서 2026년 6월 말 약 779조2천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로 보면 약 21%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체된 주택담보대출 채권은 훨씬 빠르게 늘었습니다.


2022년 말 약 1조 원 수준이었던 연체 주담대는 2026년 6월 말 약 2조2천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무려 120% 증가한 것입니다.


대출은 약 21% 늘었는데 연체 규모는 120% 증가한 셈입니다.


장기 연체 상황도 비슷합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주택담보대출 채권 역시 2022년 말 약 5천억 원 수준에서 올해 6월 말 약 1조4천억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부동산 시장을 볼 때 집값뿐 아니라 연체율 역시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고 연체가 계속 늘어난다면 대출 비중이 높은 가구부터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끌은 무조건 잘못된 선택일까?


물론 모든 영끌을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실거주 목적의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활용한 가구도 많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대출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상환 능력입니다.


당시에는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대출도 금리가 크게 변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같은 고금리 환경에서는 “앞으로 집값이 얼마나 오를까”를 계산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금리가 한두 차례 더 올라가더라도 현재 소득으로 대출 상환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입니다.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대수익만이 아닙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