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시행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생겼다.
예상과 달리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보유로 전환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시장에서는 이걸 버티기 모드라고 부르는데, 다주택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최근 또 하나의 변수가 더해졌다. 정부가 불과 몇 달 만에 중과세율을 다시 낮추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오늘은 이런 흐름이 왜 생겼는지, 그리고 새로 나온 완화 방안까지 더해지면 시장과 실수요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리해본다.
양도세 중과 재시행
먼저 양도세 중과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때 기본 세율에 추가 세금을 더 부과하는 제도다.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추가로 부과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3주택자 이상 최고 세율이 82.5%까지 올라간다.
쉽게 말하면 다주택자가 집을 팔아 1억의 양도차익이 생기면 그중 8천만원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은 이 중과 제도가 한시적으로 배제되어 다주택자들이 기본 세율로만 세금을 냈다.
그런데 2026년 5월 10일부터 이 배제 조치가 종료되면서 다시 중과 세율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의도는 명확했다. 다주택자가 5월 9일 이전에 매도하도록 압박해서 시장에 매물을 풀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시장 반응은 정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다.
왜 다주택자들이 매도하지 않고 버티는가
정부 예상과 달리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보유로 전환한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세금 부담이 너무 크다. 양도차익이 1억이면 8천만원 이상이 세금이다. 차익의 대부분이 세금으로 나가는 구조에서는 매도해도 손에 쥐는 게 별로 없다. 차라리 보유하면서 시기를 기다리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둘째, 매도 후 투자할 곳이 없다. 다른 부동산을 사려고 해도 양도세 부담을 회수할 만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고 다른 자산 시장도 매력적이지 않다. 결국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다.
셋째, 임대 수익 안정성이다. 임대를 통해 월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양도세 부담을 안고 매도할 이유가 없다. 특히 월세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지금 시점에는 임대 수익이 더 좋아진 상황이다.
매물 잠김 현상의 심각성
다주택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급매물의 실종이다. 양도세 중과 재시행 직전까지는 5월 9일 이전에 매도해서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일정 부분 나왔다. 그런데 이런 급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급매물이 사라진 자리에 호가가 다시 올라간 매물들만 남았다. 시장 매수자 입장에서는 살 만한 매물이 줄어들고 그나마 있는 매물도 호가가 높은 상황이 됐다.
이게 단기적으로 강남권 등 일부 핵심 지역의 아파트값을 일시적으로 상승시켰다. 매물이 줄어들면 호가가 그대로 거래가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3개월 만에 다시 나온 완화 방안
여기서 예상 밖의 흐름이 하나 더 생겼다. 중과를 재시행한 지 석 달 만인 8월,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2027년 한 해 동안 중과세율을 다시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개편안대로라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5%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10%포인트만 가산되는데, 이는 현행 대비 각각 15%포인트, 20%포인트 축소된 수준이다. 심지어 2026년에 양도한 물건이라도 2027년 1월 1일 이후에 예정·확정신고를 하면 이 완화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했다.
정부 계획대로면 이후 2028년과 2029년에 걸쳐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를 새로 두는 방식(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다시 조정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다만 이 개편안은 아직 국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정부 발표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시행 여부와 세부 내용은 최종 확정 전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에게 또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오해와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직접 해명에 나섰는데, 그만큼 정책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매물 잠김을 우려해 나온 고육책이라는 시각과, 반년도 안 돼 방향을 다시 튼 만큼 정책 일관성이 흔들렸다는 비판이 함께 나온다.
이게 매물 잠김을 풀어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 완화 소식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두 가지로 갈릴 수 있다.
한쪽에서는 세율이 낮아지는 만큼 다주택자들이 좀 더 여유를 갖고 매도에 나설 유인이 생긴다고 본다. 반대로, 지금 당장 팔지 않고 몇 달만 버티면 내년부터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매도를 더 미루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즉 완화 발표 자체가 단기적으로는 버티기 모드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물 잠김이 임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
사실 매물 잠김의 영향은 매매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임차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임대로 전환하며 보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수도 어렵고 임차도 어려운 상황이 된다. 어디로 가도 부담이 늘어나는 시장 흐름이다.
실수요자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이런 시장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정리해본다.
첫째, 급매물 찾기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다주택자 매물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1주택자 갈아타기나 개인 사정에 따른 급매는 여전히 나온다. 부동산 사장님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급매물이 나오면 빠르게 연락받을 수 있도록 해두는 게 좋다.
둘째, 시야를 넓혀서 매물이 풍부한 지역을 봐야 한다. 핵심 지역은 매물 잠김이 심하지만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매물이 많이 나와 있다. 부천, 광명, 김포, 검단, 청라 같은 지역은 같은 예산으로 좋은 평형을 확보할 수 있고 매물 선택지도 풍부하다.
셋째, 분양권이나 청약 시장을 활용해야 한다. 기존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분양권이나 청약은 새로운 진입 경로가 된다. 2027년에서 2028년 입주 예정인 분양권은 공급 절벽 시기에 입주하게 되어 입주 후 시세 흐름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청약은 당첨 자체가 어렵지만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마치며
양도세 중과 재시행 이후 다주택자 버티기 모드와 매물 잠김이 가져온 변화, 그리고 3개월 만에 다시 나온 완화 방안까지 정리해봤다.
매도를 유도하려던 정책이 오히려 매도를 막는 결과를 만들었고, 여기에 세율 완화 방안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완화 자체는 아직 국회를 거치지 않은 정부안 단계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시장에서는 본인 상황에 맞는 전략을 명확하게 세우고 빠르게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한 가지 시나리오만 보지 말고 매수, 분양권, 청약, 임차 갱신 등 여러 선택지를 동시에 검토하면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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