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중요한 주도주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아스트라 출시 이후 다시 반도체 쪽으로 분위기가 살아나는 모습도 나오고 있고요.


하지만 수익률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잠시 쉬어가는 동안 조선, 방산, 원전처럼 더 강하게 치고 올라온 업종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도주만 계속 바라보다 보면 시장에서 새롭게 움직이는 돈을 놓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익숙한 종목이 아니라, 지금 거래대금이 어디로 몰리고 있고 어느 업종이 고점을 높여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최근 원전 관련주의 강한 움직임도 이런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전 관련주, 왜 다시 오르고 있을까?


이번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재료는 미국 대형 원전 건설 가능성입니다.


한미 양국은 대미 투자 후속 사업 가운데 하나로 미국에 대형 원전을 최대 8기까지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미국 측이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약 1,200억 달러를 원전 건설에 투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내용입니다.


만약 이 논의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원전 기업에는 상당히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원전은 단순히 한 회사가 혼자 만드는 사업이 아닙니다.


설계부터 주기기 제작, 시공, 운영과 정비까지 여러 기업이 함께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따라서 실제 발주가 시작된다면 국내 원전 밸류체인 전반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아직 확정된 사업은 아닙니다.


시장에서는 9월 중순 예정된 양해각서 서명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웨스팅하우스 이슈까지 겹쳤습니다


원전주가 강해진 데에는 또 하나의 재료가 있습니다.


바로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 가능성입니다.


지난 8월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에 참여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관련주가 빠르게 반응했습니다.


정부는 이후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기대감을 쉽게 내려놓지 않는 모습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기존 원전 대장주로 자주 언급되던 두산에너빌리티나 현대건설보다 한전기술의 상승 탄력이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시장에서는 웨스팅하우스 관련 기대와 미국 원전 설계 수요 확대 가능성을 한전기술에 먼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두산에너빌리티보다 한전기술이 먼저 달렸습니다


한전기술은 9월 4일 10만7,600원에서 9월 8일 장중 14만5,800원까지 올랐습니다.


불과 2거래일 동안 약 35% 가까이 상승한 셈입니다.


거래대금 역시 빠르게 늘면서 시장의 관심이 한전기술에 집중됐습니다.


그동안 원전 관련주에서 대장주 역할을 해온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이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 핵심 주기기를 만드는 기업이고,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AP1000 원전의 EPC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원전 설계를 담당하는 한전기술이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유를 조금 더 쉽게 보면 한전기술의 지배구조와 역할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전기술은 한국전력이 지분 51%를 보유한 자회사이고,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한국전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한전기술과 한수원은 같은 한국전력 계열 안에 있는 회사들입니다.


물론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와 한전기술이 직접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국전력이 미국 원전 사업과 더 깊게 연결된다면, 원전 설계를 담당하는 한전기술이 향후 설계 물량 확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내 원전 설계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지금 추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자리


문제는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점입니다.


이틀 만에 30% 넘게 오른 종목을 아무 조정 없이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부담이 큽니다.


지금 한전기술은 실제 계약보다 기대감이 먼저 주가에 반영된 구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규 진입을 고민한다면 바로 추격하기보다는 일정한 조정을 기다리는 접근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20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충분히 조정이 나온 뒤 거래량과 지지 여부를 확인하면서 분할 접근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한전기술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원전 산업은 밸류체인이 넓기 때문에 실제 사업이 구체화된다면 다른 관련주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원전 관련주마다 보는 포인트는 다릅니다


한전기술은 원전 종합설계를 담당하는 기업입니다.


향후 AP1000이나 APR1400 관련 설계 참여가 얼마나 확대되는지가 중요한 변수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같은 원전 주기기를 제작합니다.


따라서 실제 원전 프로젝트가 확정될 경우 공급계약 규모가 얼마나 나오는지가 핵심입니다.


현대건설은 원전 EPC 사업에 강점을 가진 기업입니다.


웨스팅하우스와 진행하는 미국 원전 사업이 실제 발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대우건설은 원전 시공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향후 팀코리아 형태의 해외 원전 사업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전산업은 발전소 운전과 정비가 주요 사업입니다.


해외 원전 건설이 늘어날 경우 단순 시공 이후 운영과 정비 사업까지 연결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결국 같은 원전 관련주라고 해도 수혜를 받는 지점은 모두 다릅니다.






반도체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의 주도주라고 해서 다른 업종을 외면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주도주가 잠시 쉬어갈 때 어느 업종에서 거래대금이 늘고 있고, 어떤 종목이 고점을 계속 높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원전주의 움직임은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에서 다른 산업으로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한전기술이 이번에는 가장 빠르게 움직였지만, 실제 미국 원전 사업이 구체화된다면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밸류체인 전반으로 관심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익숙한 종목만 계속 바라보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움직임 뒤에 실제 수주와 실적이 따라올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원전 관련주 상승은 단순한 테마 움직임을 넘어 국내 증시의 관심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주목해볼 만한 흐름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