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HBM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HBM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등장하는 기술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TSV(Through-Silicon Via)입니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위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구조인데요.


이렇게 칩을 수직으로 쌓으려면 층과 층 사이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TSV입니다.


쉽게 말하면 실리콘 칩 안에 아주 작은 구멍을 수직으로 뚫고 전기 신호가 지나갈 수 있도록 연결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TSV는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고, HBM 시장이 커지면서 어떤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을까요?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TSV 뜻부터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TSV는 Through-Silicon Via, 우리말로는 실리콘 관통 전극이라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실리콘을 관통하는 전기 연결 통로입니다.


기존 반도체 패키징에서는 칩 가장자리에서 와이어를 연결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됐습니다.


문제는 칩과 칩 사이를 연결하는 배선이 길어질수록 신호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신호 지연과 전력 소모가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TSV는 칩 자체를 위아래로 관통하는 연결 통로를 만들어줍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일반적인 방식이 건물 밖으로 나가 계단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이라면,


TSV는 건물 층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직접 설치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칩 사이의 연결 거리를 짧게 만들면서 많은 신호를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기술이 HBM의 핵심 구조와 연결됩니다.


HBM은 여러 개의 DRAM 다이를 수직으로 쌓고 TSV를 이용해 각각의 층을 연결합니다.


즉,


HBM의 고대역폭을 구현하는 데 TSV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HBM이 높아질수록 TSV도 더 어려워집니다


HBM은 세대가 올라갈수록 적층되는 메모리 다이의 수와 요구되는 성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TSV 공정 역시 점점 까다로워집니다.


특히 중요한 문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① 미세한 구멍을 정확하게 만드는 기술


TSV는 실리콘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구멍이 작아지고 깊어질수록 균일하게 식각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후 내부를 금속으로 채우는 과정에서도 빈 공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② 세정과 오염 관리


TSV를 만들고 칩을 연결하는 과정에서는 미세한 파티클이나 잔여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오염물질이 남으면 전기적 불량이나 접합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층 단수가 높아질수록 정밀 세정 기술의 중요성도 커집니다.


③ 칩이 휘는 문제


칩을 여러 층 쌓으면 열과 재료 간 팽창 차이 때문에 패키지가 휘는 워피지(Warpage)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HBM의 적층 단수가 계속 높아질수록 이런 문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느냐가 수율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결국 HBM 경쟁은 단순히 메모리 칩을 잘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 얇고 정밀하게 만들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쌓느냐까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TSV 관련주는 어떤 기업이 있을까?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 가운데 TSV 및 첨단 패키징 밸류체인과 연결되는 기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HBM 관련주”와 “TSV 직접 수혜주”는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실제 어떤 장비를 공급하는지, 고객사가 누구인지, 매출에서 해당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① 한미반도체 — TC 본더


HBM 관련 장비주를 이야기할 때 빠지기 어려운 기업입니다.


한미반도체는 HBM 적층 공정에 사용되는 TC 본더(Thermal Compression Bonder) 장비를 공급합니다.


쉽게 말하면 여러 개의 반도체 다이를 정확한 위치에 맞춰 쌓고 압착해 연결하는 장비입니다.


HBM 적층이 고단화될수록 본딩 정밀도와 생산성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관련 장비 수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한미반도체를 TSV 자체를 만드는 기업으로 이해하기보다는 HBM 적층·본딩 장비 기업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② 제우스 — 세정 장비


TSV와 첨단 패키징 공정에서는 세정 역시 중요합니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파티클과 오염물질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우스는 반도체 세정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HBM 및 첨단 패키징 투자 확대와 함께 관련 장비 수요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되고 패키징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세정 공정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③ 이오테크닉스 — 레이저 장비


이오테크닉스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레이저 장비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입니다.


레이저 마킹부터 커팅, 어닐링 등 다양한 장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첨단 패키징이 복잡해질수록 반도체를 정밀하게 가공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밸류체인에서 살펴볼 만한 기업입니다.


다만 역시 TSV 하나만으로 실적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투자에서는 레이저 장비별 매출 비중과 신규 수주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④ 피에스케이홀딩스 — 패키징 공정 장비


피에스케이홀딩스 역시 첨단 패키징 관련 장비를 보유한 기업입니다.


반도체 패키징 과정에서는 미세한 잔여물을 제거하고 표면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공정이 필요합니다.


HBM과 같은 고집적 패키징이 확대될수록 이러한 후공정 장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특정 장비가 실제 어느 고객사와 어떤 공정에 공급되는지는 시점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공시와 수주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TSV 관련주, 무조건 HBM 수혜라고 보면 안 됩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HBM이 성장한다 → TSV가 중요하다 → TSV 관련주가 오른다”


이렇게 단순하게 연결하면 위험합니다.


반도체 장비주는 실제 수주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고객사의 투자 계획이 변경되면 장비 발주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테마만 볼 것이 아니라 다음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 실제 수주가 있는가?


가장 먼저 봐야 합니다.


TSV 또는 첨단 패키징과 관련된 장비를 실제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두 번째, 고객사가 얼마나 다양한가?


특정 고객사 한 곳에 매출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면 고객사의 투자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글로벌 메모리·파운드리·OSAT 업체로 공급망이 확대된다면 사업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HBM4 이후에도 필요한 장비인가?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HBM이 HBM3E에서 HBM4, 그 이후 세대로 넘어가면서 패키징 구조와 공정 조건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장비가 단순히 한 세대의 HBM 생산에만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차세대 패키징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TSV의 진짜 투자 포인트는 ‘HBM의 고단화’입니다


HBM의 성능을 높이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메모리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칩을 어떻게 연결하고 쌓을 것인지도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TSV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정리하면 구조는 간단합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



GPU·AI 가속기 수요 증가



HBM 수요 증가



HBM 고단화·고집적화



첨단 패키징 중요성 확대



TSV·본딩·세정·가공 장비 수요 확대 가능성


이런 연결고리로 보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이것이 곧바로 특정 기업의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가는 결국 수주 → 매출 → 이익 → 밸류에이션으로 이어지는 실제 숫자를 따라가게 됩니다.







마무리


TSV는 이름만 보면 상당히 어려운 기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반도체 칩을 위로 쌓기 위해 실리콘을 관통하는 초고속 연결 통로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HBM이 더 높아지고 더 복잡해질수록 이런 수직 연결 기술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TSV를 이해하면 HBM 관련 장비주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집니다.


다만 투자할 때는 단순히 “TSV 관련주”라는 이름만 보고 접근하기보다 실제 공급 장비, 고객사, 수주잔고, 매출 비중, 차세대 HBM 대응 여부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반도체 장비주에서 가장 강력한 재료는 테마가 아니라 실제 수주와 실적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