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코스피가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지수가 오르자 그동안 버티던 개인 투자자들이 오히려 빠르게 시장을 떠났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해가 되는 선택입니다.
최근 두 달 동안 시장은 꽤 답답했습니다. 주가는 쉽게 오르지 않았고, 계좌를 볼 때마다 “그냥 정리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구간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장 힘든 시간을 버틴 뒤 반등이 시작되는 초입에서 물량을 정리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코스피 흐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골드만삭스 “코스피 목표치 12,000 유지”
골드만삭스는 2026년 9월 7일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과 같은 12,000으로 유지했습니다.
그 근거의 중심에는 역시 반도체가 있습니다.
조금 익숙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핵심은 여전히 메모리 공급 부족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D램과 HBM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 부족 상황은 2027년까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규모 전망도 크게 높였습니다.
기존 8,0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던 자본지출을 1조2,000억 달러까지 상향한 것인데요.
결국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그 중심에 있는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본 것입니다.
골드만삭스가 예상한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은 2026년 약 360%, 2027년 약 35%입니다.
현재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PER 기준 약 5.3배 수준입니다.
만약 예상 이익에 PER 7.5배만 적용해도 코스피 12,000이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참고로 7.5배라는 수준도 과거 평균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결국 실적만 놓고 보면 현재 한국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번 상승은 반도체만의 힘이 아니었다
보통 시장에 자금이 부족하면 특정 업종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가 오르면 자동차나 은행주는 쉬고, 대형주가 조정을 받으면 테마주가 움직이는 식입니다.
한정된 자금이 가장 강한 종목만 따라가는 장세가 나타나는 것이죠.
그런데 9월 7일 시장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뿐 아니라 원전, 전력기기, 은행,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 다양한 업종이 함께 상승했습니다.
단순히 반도체 기대감 하나로 지수가 끌려 올라간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부분은 꽤 중요한 변화입니다.
상승 종목이 특정 업종에만 집중되지 않고 여러 분야로 퍼진다면, 일부 대형주가 잠시 쉬더라도 다른 업종이 지수를 받쳐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루 상승만으로 추세 전환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이어졌던 쏠림 장세에서 조금씩 업종 확산 장세로 넘어가는 신호가 나타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차트도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코스피 차트 흐름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8월 중순 이후 코스피는 변동성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하락할 때마다 아래꼬리를 만들며 다시 올라오는 흐름도 반복됐습니다.
그리고 9월 7일, 드디어 중요한 돌파 움직임이 나왔습니다.
보통 이런 수렴 이후 방향성이 나오는 구간에서는 한동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글로벌 경기나 금리 같은 큰 변수는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종목 모두 변동성이 줄어든 뒤 다시 움직임이 커지는 모습, 이른바 수렴 이후 발산 형태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거래대금입니다.
9월 7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약 21조 원으로 최근 1~2개월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강한 돌파가 나오려면 보통 거래대금 증가가 함께 따라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매도할 사람들은 어느 정도 매도를 마쳤고, 위쪽에서 쏟아지는 매물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적은 거래대금으로도 지수가 크게 올라갔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다음 거래일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거래대금입니다.
상승하면서 거래대금까지 함께 증가하고 이전 고점을 넘어선다면 상승 흐름은 더욱 신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래량 증가 없이 다시 기존 박스권 안으로 밀린다면 이번 상승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도 열어둬야 합니다.
아직 코스피가 장기 상승 추세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최근 몇 달 동안 보여줬던 답답한 흐름에서 벗어나, 시장이 다시 위쪽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결국 앞으로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실적 개선이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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