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라고 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엔비디아입니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조용히 관심을 키우고 있는 시장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맞춤형 반도체,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시장입니다.


AI 서비스가 커질수록 모든 작업을 엔비디아 GPU에 의존하는 것보다, 기업이 직접 필요한 기능에 맞춘 전용 칩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브로드컴과 ASIC 관련 장기 협력을 이어가고 있고, 아마존은 마벨과 함께 차세대 AWS Trainium 칩 개발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구글 역시 브로드컴과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마벨과의 맞춤형 칩 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빅테크들이 비싼 엔비디아 AI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최적화된 칩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브로드컴과 마벨 테크놀로지입니다.


과연 ASIC 시장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요?









브로드컴, ASIC 시장의 기존 강자


브로드컴은 이미 오래전부터 맞춤형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기업입니다.


AI 시대가 오기 전부터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특수 목적 반도체를 설계해왔고, 이런 경험이 현재 빅테크들의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실적에서도 AI 반도체 성장세가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브로드컴의 2026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295억9,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 매출은 16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21%, 전 분기 대비 54% 급증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AI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커진 셈입니다.


성장의 중심에는 빅테크 고객사가 있습니다.


브로드컴은 메타와 1기가와트(GW)를 넘어서는 규모의 다년·다세대 AI 인프라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또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와도 2,000억 원대 턴키 계약을 체결하며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AI 반도체를 만든다는 점이 아닙니다.


ASIC이라는 시장 자체에서 오랜 경험과 고객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AI 시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기존 강자의 위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브로드컴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마벨 테크놀로지, 빠르게 따라오는 추격자


마벨은 브로드컴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성장 속도는 상당히 빠릅니다.


최근 실적 역시 강한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마벨의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27억3,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21억7,150만 달러로 46% 성장했고, 전체 매출의 약 79%를 차지했습니다.


조정 EPS도 0.94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였던 0.92달러를 넘어섰습니다.


회사는 미래 전망도 높였습니다.


2027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기존 115억 달러에서 120억 달러로 상향했고, 2028회계연도 전망 역시 165억 달러에서 180억 달러로 높였습니다.


하지만 좋은 실적에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이유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글과 협력 중인 맞춤형 AI 칩 사업이 본격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이 2029회계연도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현재 시장은 단순한 성장보다 “얼마나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느냐”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마벨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마벨은 엔비디아와 협력하면서 ASIC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빅테크와의 신규 수주 가능성도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주가 승자는 마벨


현재까지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마벨이 앞서고 있습니다.


올해 마벨 주가는 연초 대비 155% 이상 상승했습니다.


반면 브로드컴은 약 6.95% 상승에 그쳤습니다.


상승률만 보면 마벨이 훨씬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브로드컴의 포워드 PER은 약 20배 수준인 반면, 마벨은 약 60배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즉 시장은 마벨의 미래 성장성을 훨씬 높은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브로드컴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브로드컴은 높은 자유현금흐름 마진을 가지고 있고, VMware 인수를 통해 소프트웨어 사업이라는 안정적인 기반도 확보했습니다.


반면 마벨은 아직 매출 규모에서는 브로드컴보다 작지만, 성장률 측면에서는 더 높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두 기업의 성격은 다릅니다.


브로드컴은 검증된 고객 기반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가진 ASIC 시장의 강자입니다.


마벨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AI 맞춤형 칩 시장 성장과 함께 더 빠른 성장을 기대받는 기업입니다.








 ASIC 시장,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


앞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변화는 단순히 GPU 경쟁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자신들의 서비스에 최적화된 전용 칩 수요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가 AI 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면, 브로드컴과 마벨은 AI 시대의 맞춤형 반도체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특히 마벨은 10월 16일 예정된 투자자의 날에서 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이 내용이 ASIC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명확합니다.


브로드컴이 기존 강자의 위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마벨이 빠른 성장으로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입니다.


두 기업 모두 AI 반도체라는 큰 흐름 안에 있는 만큼, 앞으로 ASIC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된다면 두 기업 모두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