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안착을 이끌 핵심 법안으로 주목받던 클래리티 법안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방 검사 출신의 법률 전문가 레나토 마리오티(Renato Mariotti)가 워싱턴 의회 관계자들과 논의를 마친 뒤 클래리티 법안은 끝났다며 미국 의회가 이미 클래리티 법안 이후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의회 안팎에서 분위기를 파악해 본 결과 법안 추진 동력이 이미 크게 상실되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이는 얼마 전 바이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 매트 호건(Matt Hougan)이 해당 법안을 두고 걸어 다니는 시체라고 표현한 것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죠.

상원의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의원 역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강하게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루미스 의원은 이번 의회 임기 내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종합적인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을 다시 논의할 수 있는 진짜 기회는 2030년이나 되어야 올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법안 처리가 미뤄질 경우 수년간 일자리와 투자 유치, 세수 확보라는 막대한 경제적 기회를 잃게 된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문제는 의회가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스케줄이 너무 빽빽하다는 점입니다. 하원이 상원의 토론 종결 표결 일정보다 며칠 먼저 워싱턴을 떠날 예정이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상원에서 수정안을 가결하더라도 하원이 이를 검토하고 최종 통과시킬 시간이 물리적으로 매우 모호합니다.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에서도 올해 안에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될 확률을 불과 10%대에 배팅하고 있어 올해 초 80%를 넘겼던 열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9월 15일에 예정된 상원 표결은 토론 종결을 위한 절차인데, 본 토론으로 넘어가려면 최소 60표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공화당 의석수가 50석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7명 이상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 상황인데요. 규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4분기 반등을 기대하던 암호화폐 시장에 단기적인 매도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