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서 마음이 복잡했던 분들이 많으셨을 겁니다.
9월 1일 26만1,0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2일 25만500원까지 내려왔고, 3일에는 25만원으로 마감했습니다.
다행히 마지막 거래일인 4일에는 2.2% 반등하며 25만5,500원으로 올라왔는데요.
그래도 주 초 26만원대 가격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주가가 이렇게 흔들리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깁니다.
오르면 “더 사둘 걸 그랬나” 싶고, 다시 내려가면 “다음 반등 때 팔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최근 주가 움직임과는 별개로 삼성전자 사업 안쪽에서는 꽤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HBM 시장 점유율입니다.
이번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삼성전자 주가가 싸졌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실제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지가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HBM 점유율 21%에서 33%, 무슨 일이 있었을까?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매출 기준 점유율은 2026년 1분기 21%에서 2분기 33%로 상승했습니다.
한 분기 만에 12%포인트 높아진 것입니다.
반대로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58%에서 50%로 낮아졌습니다.
두 회사의 격차를 계산해보면 변화가 더 잘 보입니다.
1분기에는 SK하이닉스 58%, 삼성전자 21%였으니 차이는 37%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2분기에는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로 격차가 17%포인트까지 줄었습니다.
한 분기 사이 무려 20%포인트 좁혀진 것입니다.
HBM은 고대역폭메모리라는 뜻입니다.
여러 개의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만든 고성능 메모리인데요.
AI 가속기처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반도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AI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함께 중요해지는 핵심 메모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HBM 매출 점유율이 21%에서 33%로 올라왔다는 것은 AI용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가져가는 매출의 몫이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이번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입니다.
점유율이 12%포인트 상승했다고 해서 판매 수량이나 영업이익이 정확히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품 가격이나 판매 제품의 구성에 따라서도 매출 점유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21%에서 33%로 올라온 변화 자체는 분명 눈여겨볼 만합니다.
SK하이닉스가 여전히 1위라는 것도 잊으면 안 됩니다
삼성전자 점유율이 크게 올라왔다고 해서 시장 판도가 완전히 뒤집힌 것은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5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여전히 HBM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33%로 2위이고, 마이크론은 18%로 3위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숫자를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넘어섰다”고 해석하면 틀립니다.
정확하게는 삼성전자가 빠르게 따라붙으면서 두 회사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흐름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지는지가 중요합니다.
한 번 점유율이 오른 것보다 3분기와 4분기에도 같은 방향이 유지되는지가 삼성전자 HBM 경쟁력 회복을 판단하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무라는 왜 삼성전자 목표주가 67만원을 유지했을까?
이런 가운데 9월 4일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67만원을 유지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번에 목표주가를 67만원으로 새롭게 올린 것이 아니라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9월 4일 삼성전자 종가가 25만5,500원이었으니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단순히 상승여력을 계산하면,
(670,000원 ÷ 255,500원 - 1) × 100 ≒ 162.2%
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를 그대로 기대수익률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목표주가는 증권사가 여러 가정을 넣어 계산한 전망치이지 미래에 반드시 도달하는 가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노무라는 왜 이렇게 높은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핵심은 메모리 수급입니다.
노무라는 AI 투자 확대 때문에 메모리 수요가 매우 강한 반면 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공급 부족으로 글로벌 대형 고객들이 몇 년 단위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향후 실적을 예측하기 쉬워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입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이 크게 오르면 생산업체들이 물량을 늘리고, 결국 공급과잉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다시 급락하는 사이클이 반복됐습니다.
그런데 AI 인프라 투자가 크게 늘면서 고객들이 몇 년 뒤 사용할 메모리 물량까지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느 정도 물량을 팔 수 있을지 예측하기 쉬워지고, 실적 변동성도 과거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노무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도 67만원이라는 숫자만 보면 위험합니다
현재 주가가 25만원대인데 목표주가가 67만원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목표주가를 볼 때는 숫자보다 그 숫자를 만든 전제를 확인해야 합니다.
노무라의 전망이 현실이 되려면 AI 투자 확대가 이어져야 하고, 메모리 공급 부족도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합니다.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여야 합니다.
결국 67만원이라는 가격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실제 실적이 그 가격을 설명할 만큼 올라오는지입니다.
증권사 목표주가는 언제든 실적 전망과 시장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가 25만원, 목표가 67만원이니 두 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목표주가의 근거가 실제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는지를 계속 살펴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다음 핵심은 HBM4입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 가운데 하나는 HBM4입니다.
현재 HBM 시장의 매출 대부분은 HBM3E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가 HBM4 출하를 본격화하면서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더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HBM4 출하는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확인된 33%라는 점유율이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HBM4에서도 삼성전자가 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느냐입니다.
출하량만 늘어나는 것으로도 부족합니다.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HBM은 일반 메모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인 만큼 판매가 제대로 확대된다면 삼성전자 전체 메모리 사업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HBM4 점유율은 올라가는데 경쟁 심화나 가격 문제로 수익성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는다면 투자자가 기대했던 효과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단순히 “HBM 출하량이 늘었다”보다 매출과 이익이 함께 증가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화 강세도 삼성전자에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만 보면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변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환율입니다.
노무라는 최근 원화 강세가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단기 실적에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해외에서 달러로 받는 매출 비중이 큽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100달러를 벌더라도 환율이 1달러당 1,500원이라면 15만원이지만, 환율이 1,350원으로 내려가면 원화 환산액은 13만5,000원이 됩니다.
달러 기준으로 똑같은 매출을 올려도 원화가 강해지면 원화로 표시되는 실적에는 부담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환율 하나만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판매량 확대가 환율 영향을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노무라도 원화 강세를 단기적인 위험요인으로 보면서도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실적을 볼 때는 HBM 점유율뿐 아니라 메모리 가격과 환율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33%가 이익으로 연결되는가입니다
이번 HBM 점유율 자료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분명 33%입니다.
1분기 21%에서 2분기 33%.
한 분기 만에 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SK하이닉스와의 격차도 37%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크게 줄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 경쟁에서 다시 따라붙고 있다는 신호로 볼 만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서 점유율 상승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점유율이 결국 매출과 영업이익, 현금흐름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입니다.
앞으로 HBM4 출하가 본격화된 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추가로 높아지고, 동시에 반도체 사업 이익까지 개선된다면 삼성전자 회복론에는 힘이 더 실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점유율만 올라가고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지금의 높은 기대를 다시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삼성전자 주가를 볼 때 단순히 “25만원이 싸냐”, “67만원까지 갈 수 있느냐”만 보는 것은 부족합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 HBM 점유율 상승이 실제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가.
- HBM4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가.
- 그리고 환율 같은 외부 변수를 이겨낼 만큼 실적이 강해지는가.
결국 삼성전자 주가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것은 목표주가 숫자 자체가 아닙니다.
그 가격을 설명할 수 있는 실적이 실제로 하나씩 쌓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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