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외국인 수급을 정리하면서 꽤 놀라운 숫자를 하나 봤습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형 반도체주를 강하게 팔면서 매도 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이번 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다시 외국인 순매도 1위와 2위에 올랐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매도 규모가 지난주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순매수 쪽에서는 예상 밖의 종목이 1위에 올라왔습니다.


바로 우리금융지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9월 1주차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순위를 살펴보고, 이번 주 외국인 자금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9월 1주차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우리금융지주


이번 주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우리금융지주였습니다.


순매수 금액은 무려 3,982억원입니다.


2위 한미반도체가 883억원이었으니 차이가 상당합니다.


단순 계산하면,


3,982억원 ÷ 883억원 ≒ 4.5배


입니다.


1위 종목에 외국인 매수가 유독 강하게 몰린 한 주였던 셈입니다.


그 뒤를 한미반도체 883억원, SK스퀘어 844억원, 대한항공 794억원, 주성엔지니어링 793억원이 이었습니다.


로보티즈는 736억원, SK이노베이션은 653억원, 원익IPS는 635억원, 한국금융지주는 582억원, 대덕전자는 57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금융지주 수급을 보면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같은 금융주인데도 다른 대형 금융지주들은 정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신한지주는 1,060억원 순매도였고, KB금융은 981억원, 하나금융지주는 86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만 강한 순매수가 나타난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주가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이 약 4천억원 가까이 사들였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9월 3일 34,650원이었던 주가는 9월 4일 33,7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주가는 떨어졌는데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크게 잡혔습니다.


이런 경우 단순한 장중 매수만으로 설명하기보다 대량매매나 지분 이동 같은 요인이 포함됐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조건 “외국인이 강하게 매수했으니 호재”라고 단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도체 대장주는 팔고 장비·부품주는 샀습니다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이번 주 순매수 상위 종목들의 성격은 비교적 뚜렷합니다.


특히 반도체 장비와 부품주가 많이 보입니다.


한미반도체가 883억원으로 순매수 2위에 올랐고, 주성엔지니어링은 79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원익IPS도 635억원, 대덕전자는 578억원, 테스는 39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같은 기간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규모로 팔았다는 점입니다.


대장주는 줄이고 그 아래에 있는 반도체 장비·부품주는 사들인 셈입니다.


개별 종목 하나의 이슈라기보다 반도체 업종 안에서도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SK 계열 종목도 여러 개 이름을 올렸습니다.


SK스퀘어가 844억원, SK이노베이션이 653억원, SK가 41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 순매수 상위만 보면 외국인이 시장 전체를 공격적으로 매수했다기보다 일부 업종과 종목을 골라 담는 모습에 더 가깝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2주 연속 순매도 1·2위


순매도 쪽은 지난주와 거의 비슷했습니다.


1위는 SK하이닉스였습니다.


외국인은 이번 주 SK하이닉스를 1조909억원 순매도했습니다.


2위 삼성전자도 5,18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두 종목 모두 2주 연속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입니다.


다만 매도 강도는 확실히 줄었습니다.


지난주 SK하이닉스 순매도 금액은 4조5,198억원이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1조909억원으로 줄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지난주의 약 24% 수준입니다.


삼성전자도 지난주 2조5,257억원에서 이번 주 5,181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약 20% 수준까지 줄어든 것입니다.


외국인이 반도체 대장주를 계속 팔고 있다는 사실은 같지만, 매도 압력 자체는 지난주보다 상당히 약해졌습니다.






전체 순매도 규모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납니다.


이번 주 집계 대상 종목 전체의 외국인 순매도 합계는 약 2조5,108억원이었습니다.


지난주 7조8,289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습니다.


계산하면,


2조5,108억원 ÷ 7조8,289억원 ≒ 32%


정도입니다.


지난주보다 매도 규모가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셈입니다.







9월 2일 급락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습니다


주중 흐름을 살펴보면 왜 순매도 규모가 이렇게 나타났는지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9월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99% 급락한 6,562.72로 마감했습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금리가 함께 상승한 날이었습니다.


이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9,093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한 주 전체 외국인 매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날 몰린 셈입니다.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9월 4일이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계속 움직인다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데 찬성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다소 완화됐습니다.


그날 코스피는 1.64% 오른 6,687.21로 마감했습니다.


외국인도 5,03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습니다.


한 주 내내 매도하던 외국인이 마지막 거래일에 다시 매수로 방향을 바꾼 것입니다.


이 흐름이 이번 주 전체 순매도 규모를 지난주보다 크게 줄이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순매도 3위부터는 업종 변화가 더 눈에 띕니다


이번 주 순매도 3위는 알테오젠이었습니다.


외국인은 알테오젠을 1,763억원 순매도했습니다.


그 뒤를 삼성SDI 1,728억원, 두산에너빌리티 1,568억원, 효성중공업 1,119억원이 이었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알테오젠입니다.


알테오젠은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외국인 순매수 9위였습니다.


당시 순매수 금액은 612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주 만에 순매도 3위로 뒤집혔습니다.


지난주 샀던 물량 일부를 빠르게 정리한 모습입니다.


전력기기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효성중공업은 1,11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HD현대일렉트릭은 633억원, LS ELECTRIC은 56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LS ELECTRIC은 지난주 외국인 순매수 3위였습니다.


당시 외국인이 1,173억원어치를 샀는데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매수와 매도가 빠르게 뒤집힌 것입니다.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금융주도 대부분 팔았습니다


금융주도 이번 주 흐름이 재미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3,982억원 순매수로 전체 1위였지만 다른 금융주는 대부분 반대 방향이었습니다.


신한지주는 1,060억원 순매도였고, KB금융은 981억원, 하나금융지주는 86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보험주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D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역시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 우리금융지주의 대규모 순매수를 단순히 “외국인이 금융주를 다시 사고 있다”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우리금융지주만 다른 금융주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순위, 그대로 따라가면 위험한 이유


이번 주와 지난주 순위를 나란히 놓고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주에 샀던 종목을 이번 주에는 다시 파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종목이 LS ELECTRIC입니다.


지난주 순매수 3위였는데 이번 주에는 순매도 상위권으로 이동했습니다.


알테오젠도 지난주 순매수 종목에서 이번 주 순매도 3위로 바뀌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전기도 비슷했습니다.


3주 전 외국인 순매도 1위였다가 이후 순매수 1위로 뒤집힌 적이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보면 최근 외국인 수급 상위권에는 장기적으로 한 업종을 계속 사들이는 자금뿐 아니라 짧은 기간 안에 사고파는 자금도 상당히 섞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순매수 순위를 볼 때 주의해야 합니다.


“외국인이 많이 샀으니 이 종목이 좋다.”


이렇게 바로 연결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순매수 순위는 어디까지나 특정 기간의 수급 결과입니다.


그 자금이 장기 투자 목적인지, 단기 트레이딩인지, 대량매매나 지분 이동이 포함된 것인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도 반도체 장비주는 조금 더 지켜볼 만합니다


이번 주 외국인 수급에서 굳이 하나의 흐름을 찾는다면 반도체 장비·부품 쪽이 눈에 들어옵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계속 팔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한미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 대덕전자, 테스 같은 종목은 순매수했습니다.


한 종목만 올라온 것이 아니라 여러 반도체 장비·부품주가 동시에 상위권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개별 종목 이슈보다는 반도체 안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대형주에서 소부장 쪽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한 주 수급만으로 추세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 주에도 비슷한 종목들이 순매수 상위권을 유지하는지 확인해야 의미가 커집니다.









다음 주 외국인 수급에서 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이번 주 외국인 수급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외국인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팔았지만 지난주보다 매도 규모를 크게 줄였습니다.


대신 우리금융지주에 매우 큰 순매수가 들어왔고, 반도체 장비·부품주도 여러 종목이 순매수 상위에 올랐습니다.


반면 지난주 외국인이 강하게 샀던 일부 종목들은 일주일 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외국인이 특정 업종에 장기적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는 장세로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다음 주에는 크게 두 가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첫 번째는 9월 연준 회의를 앞두고 시장의 금리 기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입니다.
  • 두 번째는 9월 4일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자금이 다음 주에도 이어지는지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도 규모가 추가로 줄어드는지, 그리고 이번 주 눈에 띄었던 반도체 장비·부품주 순매수가 계속되는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외국인 순매수 순위는 종목 추천표가 아닙니다.


하지만 외국인 돈이 어디에서 빠지고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계속 비교하다 보면 시장이 관심을 두는 방향을 읽는 데 꽤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