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거시경제 상황이 아주 다이내믹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9월 5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약 1.75%가 떨어지면서 7만 9,599달러 선까지 밀려났고, 이더리움 역시 2.45% 하락하며 2,455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비트코인 8만 달러 선이 깨지다 보니 많은 투자자분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하락세의 가장 큰 원인을 찾아보면, 예상보다 강력하게 나온 미국의 고용 지표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죠.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6만 2,000건으로 집계되며 시장의 기대를 크게 뛰어넘자, 연준이 다가오는 9월 16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려서 물가를 잡으려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퍼진 것입니다. 실제로 코인게이프 예측 시장 데이터를 살펴보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의견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딱 반반으로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모든 시선은 오는 9월 11일에 발표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즉 CPI 리포트로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8월 CPI 상승률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3.4%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만약 이 수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면, 연준이 금리를 올릴 명분이 줄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금리 인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유럽 대륙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훨씬 확실합니다. 유럽중앙은행인 ECB는 오는 9월 10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무려 100%로 시장에 반영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중앙은행들이 긴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면 보통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인 암호화폐에서 자금을 빼서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는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런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우려 속에서도 정작 기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사들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소밸류의 최근 데이터를 보면, 고용 지표 호조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와중에도 9월 4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ETF로 1억 7,400만 달러, 이더리움 ETF로 2,600만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되었습니다. 미국의 생필품과 서비스 가격 중 절반 가량이 3%가 넘는 속도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올 만큼 인플레이션 공포가 여전한데도 말이죠. 이에 대해 블랙록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프 로젠버그(Jeff Rosenberg)는 시장이 이미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상은 주식이나 위험 자산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미리 계산에 반영해 두었기 때문에 이러한 ETF 유입세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트와 온체인 데이터로 기술적인 분석을 해보면, 비트코인의 경우 단기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이 이번 가격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됩니다. 크립토퀀트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17일 이후 단기 보유자들이 거래소로 보내서 매도한 비트코인 물량이 무려 46만 7,000개, 달러로는 354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하루 평균 2만 7,500개의 비트코인이 거래소로 이동한 셈이며, 최근 3개월 평균보다 29%나 높은 수치인데요. 주봉 기준으로 가격 변동 폭을 보여주는 볼린저 밴드 하단인 7만 5,335달러선까지는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이렇게 매도 폭탄이 떨어지는 중에도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시장의 매수 대기 수요가 단기 테이커들의 물량을 훌륭하게 받아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도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이더리움은 장기 추세를 결정짓는 핵심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최근 이더리움 가격은 장기 이동평균선인 200주 이평선 2,455달러 선에 바짝 다가서며 저항선을 테스트하고 있는데요. 이미 3주 연속으로 이 저항선을 뚫으려고 시도했지만 아직 그 위에서 봉을 마감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만약 이더리움이 주봉 마감 기준으로 2,455달러 위를 안착해 준다면, 시장 심리가 회복되고 비트코인이 상승할 때 강력한 장기 상승장으로 전환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마련됩니다. 물론 그 위인 2,555달러에도 또 하나의 강력한 저항선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과거 패턴을 돌이켜보면 이더리움은 2,555달러를 확실하게 돌파했을 때는 폭발적인 상승을 기록했지만, 돌파에 실패했을 때는 매번 2,215달러 지지선까지 밀려나는 모습을 반복해 왔습니다. 다행히 상대강도지수인 RSI가 58을 나타내고 있어 상승 에너지가 여전히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조만간 2,555달러 저항선을 뚫어내는 시도가 나올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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