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기준 국제 금값은 온스당 4,428달러입니다.
작년 이맘때 3,549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3% 넘게 오른 셈인데요.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생깁니다.
“금값이 23% 올랐다면 1년 동안 매달 금 ETF를 산 사람도 23% 정도 벌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금에 투자했더라도 한 번에 투자했는지, 매달 나눠서 투자했는지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매달 30만원씩 12개월 동안 금 ETF를 샀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계산해보겠습니다.
매달 30만원씩 12번 샀다면?
조건은 최대한 단순하게 잡았습니다.
2025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매달 첫 거래일에 30만원씩 투자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총 투자금은
30만원 × 12개월
= 360만원입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하고 국제 금 가격만 따라가는 환헤지형 금 ETF에 투자했다고 가정했습니다.
매수 시점별 금 가격을 보면 작년 9월에는 온스당 3,549달러였습니다.
- 10월에는 3,867달러,
- 11월에는 4,000달러,
- 12월에는 4,239달러까지 올라갔습니다.
2026년 1월에는 4,314달러였고,
2월에는 4,622달러,
3월에는 무려 5,294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이후 4월에는 4,783달러,
- 5월 4,629달러,
- 6월 4,475달러,
- 7월 4,068달러,
8월에는 4,033달러 수준에서 매수하게 됩니다.
결국 12번 가운데 일부는 현재 가격보다 높은 구간에서 산 셈입니다.
특히 3월 고점 부근에서 투자한 30만원은 현재 기준으로 약 17% 손실 구간에 있습니다.
360만원 투자했는데 실제 수익률은?
그렇다면 1년 동안 총 36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얼마가 돼 있을까요?
원문 계산 기준 평균 매입단가는 온스당 약 4,277달러입니다.
현재 가격을 약 4,377달러로 놓고 계산하면 평가금액은 약 368만원입니다.
투자금 360만원에서 약 8만4,000원의 수익이 발생한 셈입니다.
수익률은 약
8만4,000원 ÷ 360만원 × 100
= 약 2.33%
입니다.
국제 금 가격 자체는 1년 동안 23% 넘게 올랐는데 적립식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은 2%대에 그친 것입니다.
같은 360만원을 한 번에 넣었다면?
이번에는 작년 9월에 360만원을 한 번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당시 금 가격은 온스당 3,549달러였습니다.
이 가격에서 한 번에 투자했다면 원문 계산 기준 현재 평가금액은 약 443만원이 됩니다.
수익률은 약 23.3%입니다.
적립식 투자 평가금액 약 368만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약 75만원 정도 발생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상승장에서는 적립식이 불리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금값이 계속 오르는 동안 매달 똑같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9월 금값이 3,549달러였을 때는 30만원만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금값이 계속 오르는 동안에도 매달 똑같이 30만원씩 넣었습니다.
결국 3월 금값이 5,294달러까지 올랐을 때도 똑같이 30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싼 가격에서 산 돈은 전체 투자금의 일부에 불과한데 비싼 가격에서 산 물량은 계속 추가된 것입니다.
그래서 평균 매입단가가 점점 높아지게 됩니다.
이것은 적립식 투자가 실패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래 적립식 투자에는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승장에서는 초기에 한 번에 투자한 사람이 더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적립식 투자는 별로일까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약 올해 3월 금값이 5,294달러까지 올라왔을 때 360만원을 한 번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 약 17% 손실입니다.
금액으로 보면 60만원이 넘는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30만원씩 나눠서 산 투자자는 높은 가격에서도 샀지만 낮은 가격에서도 계속 매수했습니다.
그 결과 고점에 한 번에 투자했을 때보다 손실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적립식 투자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적립식은 최고의 수익률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잘못된 시점에 한꺼번에 투자하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에 더 가깝습니다.
적립식 투자의 핵심은 ‘최고’보다 ‘최악’을 피하는 것
금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계속 오르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원문에서는 1월 말 하루 만에 11% 급락한 구간도 있었고,
3월에는 한 달 동안 약 13% 하락,
6월에도 한 달 약 11% 하락하는 큰 변동성이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간을 정확하게 피해서 사고파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적립식 투자는 이런 타이밍 판단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대신 매수 시점을 분산합니다.
고점에서도 사고,
저점에서도 사고,
중간 가격에서도 계속 삽니다.
결국 매수단가가 평균화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적립식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에 투자했을 때보다 얼마나 많이 벌었나?”
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가장 비싼 가격에 모든 돈을 넣는 실수를 피했는가?”
를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실제 금 ETF 적립식 투자는 어떨까?
저 역시 금 현물 ETF를 조금씩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평균 매입단가는 13,854원이고 현재가는 13,005원 수준입니다.
평가손익은 -6만3,929원,
수익률은 약 -6.15%입니다.
앞에서 계산한 환헤지형 금 ETF 적립식 수익률 +2.33%보다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환율입니다.
제가 투자한 상품은 환헤지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 금 가격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변화까지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6월 1,560원대에서 최근 1,360원대로 내려왔다면 원화 기준 해외자산 가격에는 그만큼 하락 압력이 생깁니다.
쉽게 말하면 금 가격이 올라도 달러 가치가 원화 대비 떨어지면 국내 투자자가 체감하는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금 ETF는 금값만 보면 안 됩니다
국내에서 금 ETF를 투자할 때는 상품 구조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헤지형 상품이라면 국제 금 가격 변화가 수익률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노출형 상품이라면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을 동시에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금값이 10% 상승했는데 달러 가치가 원화 대비 크게 떨어진다면 실제 ETF 수익률은 10%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값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원화 투자자의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금 ETF라도 상품 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적립식으로 계속 모으려고 합니다
앞서 계산해본 것처럼 상승장에서는 적립식 투자보다 처음부터 한 번에 투자하는 방식이 더 높은 수익률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금 가격이 언제 가장 낮을지 정확하게 맞힐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오늘이 저점인지,
- 다음 달이 저점인지,
혹은 지금보다 20% 더 떨어질지는 누구도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금을 단기 수익을 노리는 자산보다는 포트폴리오 안에서 일정 비중을 유지하는 안전자산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익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 주식이나 다른 위험자산이 크게 흔들릴 때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줄이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런 목적이라면 한 번에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보다 조금씩 꾸준히 모으는 방식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립식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이번 계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것입니다.
금값은 1년 동안 23% 넘게 올랐지만 매달 투자한 사람의 수익률은 원문 계산 기준 약 2.33%였습니다.
상승장이 이어졌기 때문에 초기에 한 번에 투자한 사람이 훨씬 유리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만 보고 적립식이 나쁜 전략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가장 높은 가격에 모든 돈을 넣었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거치식 투자는 수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는 대신 진입 시점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반대로 적립식 투자는 최고 수익률을 포기하는 대신 매수 시점의 위험을 분산합니다.
저는 이 차이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적립식 투자는 가장 많이 벌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가장 잘못된 순간에 모든 돈을 넣는 실수를 피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금뿐 아니라 장기 적립식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단순히 올해 수익률만 비교하기보다 내가 어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립식을 선택했는지부터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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