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거래일, 시장의 공포를 보여주는 VIX지수가 16.34까지 뛰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이틀 뒤인 9월 3일에는 다시 14.32까지 내려왔습니다.
52주 저점인 13.38과 비교하면 차이가 1포인트도 되지 않습니다.
숫자만 보면 미국 증시는 꽤 평온해 보이죠.
하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한국시간 9월 4일 밤에는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되고, 다음 주에는 생산자물가지수 PPI와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까지 이어집니다.
즉 VIX는 낮은데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주요 일정은 촘촘하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VIX를 단순히
“낮으니까 안전하다”
라고 해석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VIX지수 14.32가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어떤 변수들을 함께 봐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VIX 14.32, 52주 저점 바로 위입니다
최근 흐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9월 1일 VIX는 16.34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9.52% 올랐습니다.
이후 9월 2일에는 15.20, 9월 3일에는 14.32까지 다시 내려왔습니다.
하루 단위 움직임은 상당히 컸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다시 낮은 구간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8월 흐름도 비슷했습니다.
Cboe 집계 기준 8월 VIX는 15.99에서 시작해 14.92로 마감했고, 한 달 동안의 범위도 14.25~16.5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기간 S&P500은 2.6% 상승해 7,686으로 마감했습니다.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단기적인 변동성 우려가 낮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주가가 잘 오르고 시장 분위기가 안정적이면 투자자들이 급락에 대비하기 위해 옵션 보험을 비싸게 살 이유도 줄어듭니다.
따라서 VIX가 낮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기억해야 합니다.
9월 1일 VIX가 하루 만에 9% 넘게 움직였습니다.
낮은 수준에서도 새로운 뉴스가 나오면 변동성 가격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시장이 평온해 보인다고 해서 충격에 둔감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VIX가 14에서 16으로 오르면 지수 자체로는 2포인트 상승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변화율로 보면
(16 - 14) ÷ 14 × 100
= 약 14.3%
입니다.
그래서 VIX는 절대적인 숫자와 함께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합니다.
VIX는 공포가 아니라 앞으로의 변동 폭을 보여줍니다
VIX는 흔히 ‘공포지수’라고 불립니다.
그래서 VIX가 오르면 주식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정확히는 조금 다릅니다.
VIX는 S&P500 옵션 가격을 활용해 앞으로 약 30일 동안 시장이 어느 정도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연율로 표시한 지수입니다.
핵심은 ‘방향’이 아니라 ‘변동 폭’입니다.
VIX가 20이라고 해서 S&P500이 20% 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승할 수도 있고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시장이 앞으로 움직이는 폭이 커질 가능성에 더 높은 가격을 매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대략적인 감각으로 바꿔볼 수도 있습니다.
연율 VIX를 거래일 기준 일간 변동성으로 단순 환산하려면 약 16의 제곱근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습니다.
VIX가 20이라면
20% ÷ √252
= 약 1.26%
정도입니다.
현재 VIX 14.32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4.32% ÷ √252
= 약 0.90%
수준입니다.
물론 실제로 매일 정확히 0.90%씩 움직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연율로 표시된 변동성 수치를 하루 단위로 쉽게 이해하기 위한 단순 환산입니다.
그래서 VIX는 주가 목표를 맞히는 지표라기보다 위험을 얼마나 감당할 것인지 판단하는 지표에 가깝습니다.
VIX가 갑자기 높아진다면 같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포지션 규모나 레버리지 수준을 다시 점검할 이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낮은 VIX가 곧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 VIX가 낮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바로 안전 신호로 바꾸면 해석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Cboe는 8월 말 미국 주요 주가지수의 1개월 내재변동성이 최근 1년 저점 부근까지 내려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더 긴 만기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S&P500의 1년 내재변동성과 1개월 내재변동성의 차이는 과거 분포 기준 96번째 백분위 수준까지 확대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시장은 가까운 한 달은 비교적 조용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조금 더 긴 기간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VIX 14라는 숫자는 지금 옵션 시장이 단기 충격 가능성을 비교적 낮게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충격이 없다는 보증서는 아닙니다.
새로운 경제지표나 연준 발언이 나오면 옵션 가격은 바로 다시 움직입니다.
9월 1일 VIX가 급등한 뒤 이틀 만에 다시 내려온 모습이 바로 이런 특징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VIX가 낮을 때는
“지금 시장이 안전한가?”
보다
“아직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일정이 무엇인가?”
를 묻는 편이 더 유용합니다.
9월에는 시장을 흔들 일정이 몰려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앞으로 이어지는 미국 경제지표입니다.
먼저 미국 8월 고용보고서가 예정돼 있습니다.
앞서 나온 ADP 민간고용은 8월 3만8,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1월 이후 가장 느린 증가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지표는 조금 다릅니다.
8월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 PMI는 55.4를 기록하며 확장세를 이어갔습니다.
가격지수도 72.6으로 약 4년 만에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즉 고용은 식어가는데 서비스 경기는 강하고 가격 압력도 높은 모습입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해석이 쉽지 않은 조합입니다.
이어 9월 10일에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PPI,
9월 11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 CPI,
9월 15일부터 16일까지는 FOMC 회의가 예정돼 있습니다.
9월 16일에는 연준의 정책 결정과 기자회견까지 이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지표 자체보다 시장 예상치와 실제 결과의 차이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이 이미 나쁜 고용지표를 예상하고 있다면 실제 결과가 예상 범위 안에 들어왔을 때 오히려 VIX가 내려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평범해 보이는 CPI라도 시장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면 변동성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VIX가 낮은 현재 상황에서는 이런 재가격이 더욱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VIX가 낮은데 왜 경제지표를 더 봐야 할까?
VIX는 미래를 미리 알려주는 예언 지표가 아닙니다.
현재 옵션 시장이 앞으로의 위험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따라서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전에는 낮다가도 결과가 예상과 달라지면 바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9월처럼 고용과 물가, 연준 회의가 짧은 기간 안에 몰려 있으면 더욱 그렇습니다.
고용이 약하면 연준의 금리 부담이 낮아질 수 있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물가가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유가까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질 수도 있습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변수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시장은 단순히
“경기가 좋다”
또는
“경기가 나쁘다”
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간입니다.
VIX ETF는 VIX와 완전히 다른 상품입니다
VIX에 관심을 갖다 보면 자연스럽게 VIX ETF도 보게 됩니다.
여기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VIX 자체는 직접 사고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닙니다.
시장에서는 VIX 선물과 옵션, 그리고 VIX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을 통해 변동성에 투자합니다.
문제는 VIX ETF가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현물 VIX를 그대로 따라가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VIX 단기선물 ETF는 만기가 다른 VIX 선물을 편입합니다.
그리고 만기가 가까워지면 기존 선물을 팔고 다음 만기의 선물로 계속 교체합니다.
이를 롤오버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근월물보다 다음 만기의 선물 가격이 높은 콘탱고 상황에서는 더 저렴한 선물을 팔고 더 비싼 선물을 계속 사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VIX 방향을 맞히더라도 ETF 수익률은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VIX가 결국 오를 것 같다.”
라는 전망이 맞더라도 그 시점까지 몇 달 동안 VIX ETF를 보유하면서 롤 비용이 누적된다면 실제 투자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VIX가 오를 것이라는 판단과 VIX ETF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VIX ETF를 장기 보유하면 왜 어려울까?
VIX 선물시장은 평소 콘탱고 구조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반영해 먼 만기의 선물이 더 비싸게 거래되는 구조입니다.
VIX ETF는 선물을 계속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롤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현물 VIX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도 ETF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서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VIX ETF를 볼 때는 현재 VIX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선물곡선의 구조와 투자 기간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장기투자라면
“언젠가 시장에 큰 충격이 올 것이다.”
라는 생각만으로 접근하기에는 상품 구조 자체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VIX를 투자에 활용한다면 네 가지를 같이 보세요
VIX를 실제 투자 판단에 활용할 때는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몇 가지를 묶어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VIX의 절대적인 수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처럼 14 부근이라면 역사적으로 비교적 낮은 구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하루 변화율도 봐야 합니다.
낮은 수준에서 갑자기 10% 이상 뛰었다면 시장이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단기와 장기 변동성의 차이입니다.
현재 VIX가 낮더라도 긴 만기의 변동성이 높다면 시장이 지금보다 미래를 더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 번째는 미국 금리와 유가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성장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유가 상승은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자신의 포지션입니다.
장기 적립식으로 S&P500 ETF를 모으는 투자자와 레버리지 ETF를 크게 보유한 단기 투자자에게 VIX 14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VIX 30이면 무조건 사고”
“VIX 20 아래면 무조건 안전하다”
같은 공식은 현실에서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VIX는 매수 버튼이 아니라 위험 경고판에 가깝습니다
VIX가 낮으면 시장이 안정돼 있다는 해석 자체는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장과 앞으로도 계속 안전한 시장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특히 현재처럼 고용보고서와 PPI, CPI, FOMC가 짧은 기간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VIX 14.32는 시장이 단기 위험을 비교적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 숫자가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 결과까지 미리 보장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VIX는
“지금 사야 할까?”
를 직접 알려주는 지표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 시장은 얼마나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는가?”
“내 포지션이 그 움직임을 감당할 수 있는가?”
를 확인하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지표 하나가 투자 결정을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VIX의 절대 수준과 변화율, 단기와 장기 변동성의 차이,미국 금리와 물가,
그리고 내가 사용하는 레버리지와 투자 비중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VIX 14라는 숫자는 조용해 보입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장 일정까지 조용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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